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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일본 자전거 여행-간사이(完)

약사사를 지나서

by 깜쌤 2018. 9. 17.


법륭사 앞에서 출발한 우리들의 최초 목적지는 전철역 니시노쿄였다. 거기까지 가면 부근에 약사사가 있어서 거기서부터 고적지 탐방이 가능할 것 같았다.



어느 역인지는 모르지만 전철역을 지나쳐달렸다. 전철역 앞에 마련된 자전거 주차장의 규모가 굉장하기에 지나가면서 셔텨를 눌렀다.  



구글 위성지도에서 안내하는대로 골목길을 드나드며 달리기도 했다. 하늘에서는 우릴 향해 끊임없이 빗방울을 슬슬 뿌렸다.



시골이라고는 해도 우리나라 농촌보다는 더 세련되고 확실히 더 깔끔하다.



일본식 옛날 집도 한번씩 눈에 들어왔다. 그런 모습을 보고있으니 아련한 추억에 젖어들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만해도 학교 건물 벽면이 모두 나무 판자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오늘날에도 그런 집이 가끔 눈에 띈다.



우리가 가는 길은 주로 긴테츠 전철노선을 따라 이어지는 것 같다. 사실 아스카에서 교토로 연결되는 광대한 아먀토 평원에는 JR철도와 긴테츠 철로가 종횡으로 교차한다.



마침내 목표로 삼았던 니시노쿄역에 도착했다.



약사사가 부근에 있다더니 확실한 것 같다.



니시노쿄 전철역 건물도 단정했다. 화려하거나 크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았다.



우리는 전철역 부근에서 자전거를 세워둘만한 터를 찾아냈다. 트레일러를 달아둔채로 자전거를 세워두기로 했다. 트레일러를 자전거에 그냥 달아두어도 훔쳐갈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살이에서 서로간의 신뢰와 믿음은 정말 소중하다. 저사람이 나를 해코지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면 무기를 지니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미국사회가 아무리 좋다고해도 누구나 총기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사회는 옳은 모습이 아니다.



약사사의 위치를 확인해두었다. 절구경을 하기 전에 우리가 반드시 먼저 해두어야할 일이 있었다.



법륭사 앞을 출발한 시각이 오전 11시경이었다. 벌써 점심식사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음식점을 찾아내야만했다. 그런데 주변의 분위기상으로 식당가를 찾기가 불가능할 것 같았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약사사 앞으로 가보기로 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큰 절앞은 관광지화되어서 음식점들이 늘어서있지만 일본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사실 말이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큰길에 나가보면 뭐가 있어도 있을 것만 같았다. 아래 지도를 보자. 클릭하면 크게 클 것이다.




초록색점 : 전방후원릉

빨간색점 : 중요 절들과 유적들

노랑색점 : 나라시 중심부의 유적들과 관광명소들


오늘 우리는 빨간색 점들을 거친 뒤 노랑색 점들이 가득한 나라시내까지 가야만 한다. 노란색으로 찍어놓은 점들 가운데  나라 흥복사가 있다. 우리들은 그 부근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두었으니 해지기전에는 반드시 거기까지 가야만 했다. 약사사의 위치를 확인해두면 이 글 내용을 이해하기가 편하리라.



약사사 인근의 철길 건널목 바로 옆에서 작은 음식점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다다미 위에 마련해둔 탁자를 보고 다다미방으로 올라가 앉았다.



우동을 주문했다. 650엔 정도다.



우동도 종류가 있어서 어떤 것에는 매실 초절임한 것이 올라오기도 했다.



ㅂ형님은 밥을 드셨다. 일종의 솥밥이다. 한국에서 자주 보는 돌솥밥 비슷한 분위기지만 분명 돌솥은 아니다.



맥주도 파는 모양이었다. 음식점 뒤는 작은 텃밭이었다.



약사사 앞에 자리잡은 음식점이니 다시가면 찾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약사사는 덴무(天武)왕이 왕후의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서기 680년에 세운 절이다. 처음에는 아스카에 있었지만 나라로 수도를 옮기면서 절도 옮겨왔다고 한다.



그게 서기 710년의 일이다. 우리나라 역사로 치자면 문무왕이 당나라 세력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나름대로의 삼국통일을 완수한 것이 서기 676년의 일이니 그런 흐름과 비교해보면 시대적인 배경을 이해하기가 편할 것이다.  


 

당시의 약사사는 금당을 중심으로하여 동탑과 서탑, 그외에도 숱한 건물들이 들어선 엄청난 규모의 대찰이었다고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약사사도 몇 차례의 전란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기도 했다는데 여러 건물들이 불타 없어졌단다. 그런 와중에 나마 남아있는 것은 동탑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수리중이라고 했다. 가림막으로 가려놓은 것을 담밖에서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들어갈 일도 없다. 우리들은 입구 위치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약사사 입구 맞은편에 현장삼장대가람이라는 절이 보인다. 일본 학생들이 들어가기에 따라 들어가보았다.



현장삼장이라면 손오공이나 저팔계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중국 4대기서중의 하나인 서유기에 등장하는 인물인데 그의 이름을 딴 절이 이 부근에 있다니 궁금증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도로를 건너갔다.



입구를 들어서자 산뜻하게 정리해둔 너른 정원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절터 옆에는 민가가 단정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저쪽은 우리가 자전거를 세워둔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출구일 것이다.



이 벚나무는 꽃 색깔이 유별날지도 모른다. 이름이 그런 뜻을 내포하고 있지 않은가?



서양인들에게는 골프장을 끼고 있는 집이 최고의 명당이라고 하던데 일본사람들에겐 이런 집도 그렇지 않을까?



나는 여학생들이 가는대로 앞을 보고 걸었다.



일본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진열관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건물 처마밑에 달린 현판에는 현장삼장원이라고 쓰여있었다.


 

이곳에서는 실크로드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고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중국서부를 돌아다니던 기억이 하나하나 되살아났다. 실크로드의 매력에 푹 빠져있던 나는 중국내 실크로드상의 도시들을 수없이 답사했었다.




우루무치, 투얼판(투르판), 호탄, 카슈가르(=카스)까지 가보았었다. 심지어는 타슈쿠얼칸(타슈쿠르칸)까지 다녀오지 않았던가? 방금 말한 도시들은 바로 위 지도에서 초록색 점으로 표시해두었다. 점으로 표시해둔 지역이나 도시들은 한번씩 다 가본 곳들이다.



실크로드를 찍어왔다는 사진을 보기 위해 거금을 들일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돌아나왔다. 앞서 걸어가는 할머니가 미래의 내모습이리라.



나무가지가 만들어내는 천연 터널을 걸었다.



주차장에 세워둔 자전거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출발이다. 우리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천천히 달려나갔다.



전동차가 지나갔다.



시골느낌이 물씬 풍겨난다.



일본의 시골은 우리 풍경과 너무 흡사하다. 중국만해도 우리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도로가에서 전방후원분 하나를 발견하고 들어가보았다. 수인왕의 무덤이었다.



나라지역에는 앞은 네모지고 뒤는 둥근 독특한 양식을 지닌 전방후원분이라는 고분들이 즐비하다.



그런 고분들은 거의가 일왕가와 관련이 있다.



능의 관리주체를 보면 거의가 궁내부다. 일왕 집안의 비밀은 일왕 자신들이 더 잘 알것이다. 아니 궁내부가 더 잘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숨기는 비밀도 그만큼 많다는 것은 상식이다.



감히 단언하건데 근재 이전의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날조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정원이 특히 아름다운 집을 보고는 자전거를 멈춰세운 뒤 다시 되돌아가서 살펴보았다.



비단잉어들이 노닐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나갔다.



눈앞에 커다란 전철역이 등장했다.



대화 서대사역이다.




우리는 혼례용 의상을 빌려주는 가게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위치를 재확인했다. 



그런뒤 역앞 골목길을 따라 나갔다.


 

전동차가 지나갔다.



서대사가 이 부근 어딘가에 있는 모양이다. 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찰은 동대사가 아니던가? 우리들은 헤이죠쿠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헤이죠쿠 유적지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펼쳐보기로 하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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