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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목포에 도착하다

by 깜쌤 2018. 9. 14.


내가 들어가야할 방을 찾아가보았더니 복도 끝 제일 안쪽에 있는 다인실이었다. 휑하게 너른 방에는 남학생 몇이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고 약간 통통한 중년의 부부는 푸짐하게 음식을 깔아놓고 부지런히 먹고 있었다.


 

나는 그런 모습이 싫어서 갑판으로 올라갔다.



배는 벌써 항구에서 방향을 돌려 외해로 나가고 있었다.



제주도가 뒤로 멀어져갔다.



다른쪽 부두에는 퀸메리라는 이름을 가진 하얀 배가 떠있었다.



알고보니 목포와 제주간을 왕복하는 페리였다. 예전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영국 국적의 세계적인 유람선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너무 궁금해서 기어이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야말았다. 내 기억이 맞다.




1934년 건조된 호화 여객선으로 길이 310m, 무게 8만t으로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퀸 메리 호’라는 이름은 영국 조지 5세 왕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다. 1936년 최초로 항해를 하기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967년, 1001번째 대서양 횡단을 마지막으로 롱 비치에 정박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수송선으로 사용했으며, 영화 <포세이돈 어드벤처>, 마릴린 먼로 주연의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가 촬영되었다. 3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아르데코풍 구조가 남아 있고, 엔진실이 그대로 보전되어 있다. 선내에 6개 레스토랑, 바Bar, 카페가 있어 인근 주민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퀸메리 호를 유명하게 만든 또 하나는 바로 유령설. 곳곳에서 유령이 출몰한다고 하여 유령을 보기 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일등석 수영장이 단골로 출몰하는 장소라고 하는데, 문을 닫은 지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물에 젖은 발자국이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할로윈 데이가 있는 10월 말이면 늦은 밤까지 유령 파티 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일찍 가서 줄을 서야 할 정도다.


출처 : http://travel.justgo.kr/default.aspx?lid=587&hUid=1&eUid=1




나는 그늘이 지는 갑판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등을 선체에 기대본다. 여름 햇살에 달아오른 철판에서 주는 열기가 따뜻하게 전해져왔다.



선실에 내려갈 일은 거의 없다.



나는 의외로 질긴 구석이 있어서 한번 자리를 잡으면 끝까지 버티고 앉아있는 그런 기질이 조금 있기도하다.



책을 보다가 졸다가.... 스마트폰을 켰다가 껐다가....


 

한동안 보이지 않던 섬이 나타나길래 위치 확인을 해보니 거문도는 벌써 지났고 진도 옆을 지나고 있었다. 오래 졸았던 모양이다.



바다가 의외로 잔잔했다.



지난 6월에 자전거를 가지고 일본 간사이 지방을 다녀올 때 현해탄에서 거센 파도를 만나 배멀미를 심하게 했었다.



그런 추억때문에 이번에는 배멀미약을 미리 먹어두었었다.



약을 먹을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바다가 잔잔했다.



목포항이 나타났다. 지도를 가지고 항구모습을 살펴보았다.



목포항 외곽으로 이어지는 도로 중간에는 엄청나게 높은 다리가 걸려있었다. 멀리 보이는 산이 유달산인가보다.



목포 북항에서 고하도로 이어지는 목포대교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바다 위에 걸려있었다.



내가 탄 페리 산타루치노호는 목포대교 밑을 지나갔다.



목포대교를 지났으니 이제 항구가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윽고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온 분들은 제일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하선 준비를 해달라고 했다.



페리보트의 문이 열리고 있다.



자동차들이 나가기 전에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먼저 내보내도록 하는 모양이다. 이는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리라.



그렇게 배에서 빠져나왔다. 마침내 목포에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제주에서 목포까지는 4시간 반정도 걸렸으려나?



목포항 국제여객선터미널이라고 이름붙은 건물 앞을 지났다.



국제여객선터미널이라고 한다면 목포를 출발해서 해외로 나가는 배가 있어야한다. 알고보니 한때 중국 상하이로 가는 배편이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그런 배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포항 부근을 지나서 달렸다. 다음 행선지는 목포기차역이다.



부두 옆을 따라 달렸다. 항구 구경은 다음에 하기로 했다.



목포 기차역 위치를 확인하면 거기를 기준으로 해서 여관을 찾아갈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건물 뒤로 보이는 바위산이 목포를 상징하는 유달산인가보다.



마침내 목포역 앞으로 나왔다.



나는 역건물 안에 들어가서 기차시간표 한장을 구해가지고 나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평생에 목포는 처음으로 온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목포까지 찾아온 기억은 없었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괜히 지역민들에게 미안해졌다.



나는 잘 정비된 자전거도로를 따라 달렸다.


 

오늘 내가 머물러야할 숙소는 신시가지에 있다.



숙소는 제주도에서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모텔에 이틀을 묵기로하고 7만2천원에 예약을 해두었던 것이다.


 

모텔 주인은 참 친절했다. 주차장 한구석에 자전거를 세워두었다.



모텔 바로앞에 식당이 보인다. 멀리갈 것 없이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갔다.



콩나물 해장국을 먹었다. 6천원이다. 주인 아줌마의 말솜씨가 징허게 좋았다.



맛있게 먹었다. 확실히 남도 음식은 맛있다. 모텔에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일찍 쉬었다. 낯선 도시에서 밤늦게 돌아다닐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