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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제주도 - 중문에서 성산까지 3

by 깜쌤 2018. 8. 24.


천지연 폭포로 향하는 다리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나는 입장하여 구경하는 것을 포기했다.



오늘 내가 가야할 길이 멀다. 다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았다.



천지연폭포 구역을 벗어나며 살펴보니 항구에는 작은 배들이 접안되어 있었다. 가만히 보면 서귀포 항구의 구조가 절묘함을 느낄 수 있다.


 

새섬이 앞을 막아주고 방파제가 겹으로 둘러싸서 그런지 안쪽으로는 자잘한 파도조차 일지 않았다.



나는 바닷가를 천천히 달려나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주 있으니 속도를 크게 올릴 수가 없다.



올레길가로 잔디를 가꾸어 단정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걸터앉을 돌의자조차 여긴 하트모양이다.


 

나는 부근에 음식점이 있는지를 살폈다. 배가 고파왔기 때문이다.



어디서 점심을 먹고 가야하는데...... 음식점은 있어도 고급 레스토랑뿐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시골분위기가 나는 토속 음식점이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중국풍의 문이 멀리 보이기에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가까이 가보니 서복공원이었다.



만리장성 공사로 악명을 날린 진시황이 불로장수의 영약이라는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이라는 사람에게 남녀를 딸려보내 동쪽으로 보냈다는데 그가 도착한 곳이 제주도라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의식해서 만든 것일까? 돈벌이도 좋지만 중화민족주의로 흐르고 있는 요즘의 중국인들에게 쓸데없는 우월감을 느끼게 해줄지도 모른다.


 

조금 달려나갔더니 원래의 도로와 마주치게 되어있었다.



달리기만 하느라고 정방폭포도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서귀포호텔 부근을 지난다.



섶섬지기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를 그냥 지나치려다가 꽃이 예뻐 잠시 자전거를 세웠다.



카페주인은 꽃을 사랑하는가보다.



카페앞에는 섶섬이라는 작은 무인도가 떠있다.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다. 도로가에 파란 줄 하나 그은 것이 전부이긴 해도 이런 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나같은 자전거여행자들에게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해녀가 사는 집일까?



검은 돌로 벽을 장식했다.



도로가에 칸나가 가득 심겨져 있었다. 칸나! 어린 시절에 내가 참 좋아했던 꽃이기도 하다.



해변 빈터마다 작은 공원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처음부터 우리나라가 이렇게 아름다웠던 것으로 잘못 알까 두렵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나라에 태어나 끔찍할 정도로 비참한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들은 사회가 변화해온 모습을 알 수 있지만 지금 자라오르는 세대들은 그런 일들을 모를 것이다.



어느 정도 가자 자전거도로가 나타났다. 지도를 보니 이 부근에 새로운 자동차 도로가 계획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 유명한 쇠소깍이 3킬로미터 정도 남았단다.



모퉁이를 돌아서자 현지인 노부부가 경영하는 허름한 쉼터가 나타났다.



제주 토속 식혜 쉰다리를 마셔보기로 했다. 걸리 맛과 약간 비슷하다고 했다.


 

한잔에 이천원이다. 주인 아줌마의 말씀대로 약간 시큼털털하다고해야하나? 쉼터 난간에는 다육이들이 올려져 있었다.



나와 비슷한 연배로 느껴지는 아줌마와 헤어져 다시 길을 떠났다.


 

방파제 안에는 보목포구가 살며시 숨어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이런 작은 포구도 만날 수 있는가보다.



잠시 살펴본 뒤 쇠소깍을 향해 출발했다.



쇠소깍도 초등학교 6학년 국어교과서에 등장했었다.



어떻게 생긴 곳인지 궁금했다. 이제 2킬로미터 남았단다.



하효항이 저만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파제로 둘러싸인 항구가 정겹게 느껴진다.



제주도는 어딜 봐도 하나같이 예쁘다.



한번쯤은 와서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작은 골목처럼 생긴 정겨운 길을 달려나갔다.



이런 길을 달릴 때가 제일 행복하다.



멀리서 바라보았던 하효항이 눈앞에 나타났다. 이 부근에 쇠소깍이 숨어있으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