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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무이네-요정의 시냇물(요정의 샘물) 1

by 깜쌤 2018. 7. 6.


이름 하나는 정말 예쁘다.



"쑤오이 띠엔",  현지인들이 그렇게 부른다. 번역하면 "요정의 시냇물"이란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 부근 도로에 자그마한 다리가 있다. 출발점은 거기다. 너무 평범해서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 쉽다.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작은 길을 따라 몇 걸음만 내려가면 붉은 모래바닥을 가진 작은 실개천과 마주치게 된다. 그게 요정의 시냇물이다. 아래 지도를 보자.

 



무이네 부근 위성 지도다. 제일 왼쪽의 빨간 점이 요정의 시냇물이다. 전체길이는 약 1~2킬로미터 남짓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은 실개천 하나가 수많은 관광객들을 그냥 빨아들인다. 두번째 점은 무이네 어촌이다. 서민들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이다.


세번째 점이 옐로우 샌드 듄, 서양식인들처럼 혓바닥 꼬부려 발음하면 옐로우샌듄이다. 노랑모래언덕쯤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어떤 이들은 레드 샌드 듄이라고도 한다. 뤳샌듄! 빨강모래언덕으로 부르는 사람들도 많다. 제일 오른쪽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점이 화이트 샌드 듄(와잇샌듄)이다. 흰모래 언덕인데 거리가 제법 된다.




요정의 샘물 부근을 더 확대해본 위성사진이다. 모래언덕 사이로 띠모양의 녹지대가 나타난다. 바로 거기다. 위에서 보면 지극히 단순하지만 속으로 파고들어가보면 별천지가 나타나는 곳이다.  



여기서는 신발을 벗고 다니는게 편하다.



맨발로 개울 바닥에 서면 열대지방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지극히 고운 산호모래를 밟았을때와 똑같은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실크 스카프! 그 감촉을 알고있는 분들이라면 이해하기가 편할 것이다. 모래를 밟고 선 느낌은 실크스카프로 그대의 발바닥을 살그머니 사알살 간지럽히는 바로 그  감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너무나 보드라워서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게 만드는 극히  미세한 모래들의 움직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지극히 고운 뻘을 밟았을 때의 느낌과도 비슷하다. 나무에서 떨어진 코코넛 열매가 그대로 화석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기들 손을 잡았을때, 아가들 고운 뺨을 쓰다듬었을때 느끼는 보드라움과 맨드라움이 그대로 전해온다.



발바닥을 통해서.....  신발을 신고 다니면 바보다.



표현 그대로 여긴 실개천이다. 실개울의 폭은 좁고 길이도 그리 길지 않다.



악질적인 인간이 병을 깨서 날카로운 유리조각을 흩뿌려버리는 유리병 테러를 일으키지 않는 한 안전하다.



요정의 시냇물에서는 주저없이 걸어보자.



조금만 더 걸어올라가면 모래 색깔이 빨갛게 변한다.



개울가로는 싸구려 쉼터들이 늘어서있다.



물론 고급스러운 휴게소도 있다.



코코넛 열매를 파는데도 있으리라.



골짜기에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무이네의 명물 1호를 그대로 지나칠 사람이 누가 있으랴?



놀랍게도 이 골짜기에서는 노출된 석회암 기둥을 볼 수 있다. 그걸 석순이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 여긴 석회암지대다.



모래에 둘러싸인 석회암지대이기에 이런 모습들이 가능한 것이리라.



나는 천천히 걸어올라갔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



인터넷에 자주 너무나 흔하게 등장하는 유명한 모래 비탈이다. 모두들 여기에 멈춰서서 사진을 촬영한다. 나는 사람들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촬영했다.



개울물 온도도 적당하다.



미지근했다.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궁금했다.



사실 이 골짜기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다.



볼만한 부분은 약 55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정도 길이니 단순하게 다녀오는데는 30분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후딱 다녀와버리면 너무 아쉬운 곳이다.


 

아무리 급해도 적당한 휴게소를 골라 들어가서 커피 한잔 정도는 마셔주어야한다.



그게 요정의 골짜기에 관한 예의인지도 모른다.



이런 골짜기를 가지고 관광객을 불러들인다면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많은 지류 가운데 하나인 모래강 내성천의 아름다움은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하는가?



세계적인 비경으로 내세울만한 내성천 상류에 댐을 막아 수장시켜버리는 놀라운 무지와 그 막무가내격인 용감무쌍함은 어떻게 설명해야하는가 말이다.



나는 요정의 개울을 보며 분통을 터뜨려야만 했다.



마음이 아파왔다.



지극히 귀하고 좋은 것을 주어도 가치를 몰라주는 사람들을 두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말이다.



비타 가든! 분위기가 그럴듯해보인다.


 

들어가려다가 말았다.



영어 안내문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요금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있길래 들어가기를 포기했다.



어쩌면 내가 잘못 해석하는지도 모르지만 찝찝해서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 걸어올라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