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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달랏-꽃정원 2

by 깜쌤 2018. 6. 26.


난초(蘭草)! 참으로 광범위한 의미를 가진 말이다. 어떤 이는 줄여서 난()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orchid 정도로 말하는 모양이다. orchard와는 다른 말이다. 중학교 2학년 영어시간에 '과수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orchard라는 낱말을 처음 배웠다.



그러나 난초 종류를 지칭하는 영역으로 들어서면 다양한 말들이 사용된다. 심비디움, 덴드로비움, 사이프로페디움 하는 식으로 희한한 낱말들이 마구 등장하는 것이다.



젊었던 날, 나는 난초를 광적으로 사랑했다.



특히 중국 춘란이 주는 맑디 맑은 향기의 매력에 빠진 나는 제법 많은 종류의 명품난을 수집해서 키웠다. 다 지나간 날들 이야기다.


 

노래비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합창단 생활을 수십년동안 해왔으니 악보만 보면 노래를 부를 수 있다. 악보를 보고 흥얼거려보았다. 낯선 노래였다.



그동안 숱하게 열대지방을 돌아다녔다. 태국은 배낭여행으로 다섯번을 돌아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동북부 이산지방의 몇몇 도시를 제외하고는 어지간한 도시는 거의 가본 셈이니 제법 많은 도시들을 돌아다녔다고 할 수 있다.



태국에서 한때는 열대지방의 꽃들이 주는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다.


 

열대지방 여행의 강점은 다양한 과일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온갖 꽃과 과일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열대지방 여행의 최대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오늘은 원없이 꽃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꽃마차! 꿈많은 소녀들이 좋아할 장면이리라.



다소곳하게 서있는 말도 잘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에서 볼 수 있는 아라비아 혈통의 준마들처럼 쭉 빠진 몸매는 아니지만 말이다.



온 사방이 꽃다발이다.



휴게소를 발견했다.



부근을 돌아다니던 ㄱ장로 부자를 만나서 음료수를 마셨다.



사방에 가득한 꽃을 보며 그늘에 앉아 마시는 한잔의 음료수......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또 있으랴?



호수가로 가보았다. 물이 흐렸다. 열대지방 특유의 물색이다.



그런데......   물위에는 산통깨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관리인들이 게으른 것인지 관리당국이 관심이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 정도 환경이라면 유럽인들이나 일본인들은 에덴동산처럼 만들어두었으리라.



지붕까지 꽃으로 장식한 작은 집앞에는 하얀 벤치가 놓여져 있어서 쉬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정이 고개를 쏙 내밀것 같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요정 대신 피부 하얀 백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기분을 다내고 있었다.



나는 요정같았을 그녀들의 어렸을때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깨꽃들이 가득했다. 샐비어다. 한때는 교과서에까지 일본식 발음으로 사루비아라고 소개되었던 꽃이다. 


 

정말 젊었던 날, 독재자로 유명했던 ㄱ시내 모 교장이 사루비아라고 부르는 모습을 자주 보았었다. 


  

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왠지 씁쓸해진다.



언덕 앞에서 남태평양 냄새가 나는 작은 집을 만났다.



속엔 누가 사는 것일까?



언덕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다말고 돌아서서 뒤를 보았다.



언덕위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다.



바다가 하늘로 올라가버린줄 알았다.



조잡스럽게 만든 납닥한 젖소는 여기에서 처음 보았다. 납닥 소!



언덕 위에는 회훼용품 판매소가 자리잡았다.


 

안으로 들어서자 열기가 몸을 감싸왔다.



그래도 좋았다. 이제부터 양란을 원없이 보게 생겼기 때문이다.



한때는 양란 종류의 원어 이름도 줄줄 외웠지만 이젠 대표종조차 생각나지 않는다.



늙어간다는 증거다.



내 서재에는 난초에 관한 책들이 제법 있다.



그많던 월간지들은 이제 다 처분했다.



그래도 고급 지식이 가득한 책 몇권은 남겨두었다.



열대지방에 자라는 수많은 종류의 야생란들을 유럽인들이 채집해서 품종을 개량하여 상품화 시킨 것들을 우리는 서양란이라고 부른다.



서양란도 종류가 워낙 많아서 일일이 다 소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난과 식물이 아닌 꽃들도 눈에 띄는대로 사진부터 찍어두었다.



참으로 많은 종류의 꽃들이 가득했다.



오늘은 원없이 행복했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랴?



나는 그저 황홀해지기 시작했다. 꽃을 볼 때마다.....



마법의 세계에 들어간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 녀석은 안스륨이었던가?



꽃을 보면 나는 절대자의 존재를 알 수 있다고 여긴다.


 

양란의 색깔은 너무나 화려해서 눈이 호강하게 된다.



눈에 익은 녀석도 많았다.



사고 싶은 씨앗도 많이 있었지만 참았다. 더 큰 유혹을 받기 전에 이 공간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었다. 나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밖으로 나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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