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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2

화랑마을에서

by 깜쌤 2018. 6. 21.


경주 동국대학교 캠퍼스가 있는 골짜기와 대학촌이 있는 그 주변 동네를 경주사람들은 석장이라고 부른다.


 

석장마을 옆에는 금장이라는 마을이 있어서 경주에 사는 나도 한번씩은 헷갈릴 때가 있다.



석장마을 안쪽 골짜기에 화랑마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멋진 장소가 조성되어 있다고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다.



올해 3월에 준공식을 했다는 소문을 들은바 있으나 아직 정식개장은 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만든 시설인지 너무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쿠키뉴스에서는 아래 글상자 내용과 같이 보도하고 있었다.



석장동 송화산 자락 아래 28만8749㎡ 부지에 들어선 화랑마을은 화랑 정신과 문화, 가치를 구현한 전시관, 교육관, 생활관, 명상관 등 주요 시설이 한옥 형태로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화랑무예체험장, 자연학습장, 국궁장, 야영장, 도전모험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도 두루 갖추고 있다.


전시, 공연, 3D체험을 할 수 있는 전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4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다.

화랑의 역사와 생활상, 전통무예와 다양한 풍류문화를 입체그래픽, 터치스크린, 전자앨범, 미디어테이블 등 첨단기기를 활용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최대 500명이 수용 가능한 교육관과 300여명이 동시에 숙박할 수 있는 생활관에서는 청소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진로개발, 미래 인재로서 필요한 핵심역량을 배울 수 있다. 화랑마을은 청소년 뿐 아니라 기업체, 일반시민, 가족단위 방문객 등 누구나 화랑의 얼과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학여행의 메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된 체험형 교육과 힐링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출처: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536135



굵게 처리한 부분은 내가 강조한 것임을 밝혀둔다.



시설의 성격이 애매모호한것 같아서 다시 다른 뉴스매체를 검색해보았다. 경주신문에서는 아래와 같이 보도하고 있었다. 보도된 내용의 일부를 발췌했다.



화랑마을은 신라화랑의 정신과 문화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조명하고자 경주시 석장동 송화산 28만8749㎡ 부지에 조성돼 화랑정신과 문화, 가치를 구현한 전시관, 교육관, 생활관, 명상관을 비롯한 화랑무예체험장, 자연학습장 등 각종 부대시설을 두루 갖춘 체험형 관광테마공간으로 7월부터 2~3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친 후 개원할 예정이다.


출처: http://www.gjnews.com/default/index_view_page.php?idx=58642




한마디로 말하면 체험형 관광테마공원이라는 말이다.



보도된 자료에 의하면 이를 조성하는데 918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다고 한다.



총 사업비 918억원(국도비 629억원, 시비 289억원)을 투입, 신라 천년고도 경주만이 가진 화랑 콘텐츠의 차별화된 교육과 체험 콘텐츠를 기반으로 '신화랑'이란 창조적 가치를 구현하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출처 : http://www.kukinews.com/news/article.html?no=536135




이런 시설을 건립하는 것에 대해 시내와 불국사권역에서 숙박업을 하는 분들의 반발도 제법 심했던 모양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지난 3월 30일경에 서둘러 준공식을 했단다.


 

선거도 끝났으니 다 지나간 일이지만 준공식을 당겨서 거행한 것에 대해서는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글의 포스팅도 혹시나 선거에 작은 영향이라도 줄까 싶어 지금까지 미뤄왔었다.


  

앞으로 시설 활용도가 어떻게 나올지, 운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이런 시설이 석장 골짜기에 꼭 필요한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업을 추진한 측에서는 나름대로의 조직화된 논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남산자락에 가면 화랑교육원이라는 교육시설이 있다. 



화랑마을과 화랑교육원과의 차이점은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하나는 교육당국에서 운영하는 시설이고, 하나는 경주시에서 만들었으니 시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는 차이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새로 만든 화랑마을은 학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것이 차이점인지도 모른다.



중복투자라는 말이 떠올랐다.



보문관광단지에는 특급호텔들이 몇개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한때 잘나가던 그런 특급호텔들도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국사앞 숙박단지를 찾는 학생 손님들의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가 꽤 오래전부터의 일인데.....



중앙건물 앞쪽에는 운동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이 공간이 어떤 시설인지는 자명해진다.



준공식까지 치루었다니 이제는 귀추를 주목해볼 일이다.



원활한 운영이 이루어지기를 빌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



아이들 수는 현격하게 감소하는 중이고 수학여행의 흐름은 소규모로 진행되어가는 중이며 성인들의 여행 형태도 갈수록 다양화하는 시대에 이런 대규모 시설을 갖추어두는 것이 과연 현명한 투자일지 의문스럽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이야기한 것 같아서 관계자들이 이 글을 보면 섭섭해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화장실이 어디 있는가싶어 찾아보았다.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현재 화장실을 개방하는 곳이 한군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부지가 넓고 건물이 떨어져있으니 화장실 찾는것부터가 고역이었다.



나는 운동장에 마련된 지휘소(?)에 올라가보기로 했다.



시설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현직에 있으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던 일이 떠올랐다.



한때는 한꺼번에 거의 5백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인솔해보기도 했다.



한반에 6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개 학년에 8개반씩 있었으니 허풍이 아니다.


  

그게 다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이제는 그런 식의 엄청난 규모로 떼를 지어 수학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아니다. 



건물 내부를 볼 수가 없었기에 시설의 호불호와 당부당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정식으로 개장하면 다시 한번 와볼 생각이다.



나는 입구를 향해 내려가기로 했다.



결국 화장실을 찾지 못한 나는 입구의 경비실에 근무하는 분들에게 화장실을 좀 사용할 수 없겠느냐고 점잖게 물어보았다.



실내화장실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 없다고 답변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한술 더 떠 사방이 모두 다 화장실인데 아무 곳이나 적당하게 사용하라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답을 들어야했다. 



국민이 낸 세금을 가지고 건립한 시설에 근무하는 분들이 가진 어처구니 없는 사고방식에 나는 어이가 없어서 할말을 잊어버렸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건물의 활용도와 시설의 미래도 함께 말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