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랏 기차역을 가려는 이유는 한가지다.
기차를 타보려는 것이다.
외부에서 달랏으로 이어지는 철길이 없다면서 기차역에 간다는 것이 모순된 말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골목길로 들어섰다가 길이 막혀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돌아나가야했다.
길을 잘 모를 땐 큰길로 나가서 다시 시작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다.
우리는 호수가로 나있는 큰길로 나갔다.
쑤언흐엉호 맞은 편의 이 작은 호수는 썩어가고 있었다.
갈림길이 나왔다.
우리는 당연히 오른쪽 길을 택했다. 왼쪽길은 호수가로 이어진다.
언덕위에 멋진 숙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미리 알았더라면 이런 곳에 머물 수도 있었겠다.
훈민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을 태우고 다녔을 소형버스가 한글을 그대로 안은채 굴러다니고 있었다.
큰 도로를 따라가면 되니까 역을 찾기는 쉽다.
날씨가 덥다는 느낌을 받았다.
길가 건물은 하나같이 세련되었다.
동네이발소를 흘끗 들여다보았다. 이발용 의자 하나와 거울.....
아무데나 대고 함부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댈 수는 없어서 사진찍기가 조심스럽다.
전봇대밑에 누가 꽃을 가져다 놓았다. 어쩌면 양법을 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렸을 땐 양법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사투리 발음으로는 양밥이라고도 한다.
한 15분 정도 걸었을까? 달랏 기차역이 나타났다. 그때가 1시 50분경이었다. 기차역 입구에서 과일 몇개를 가져다놓고 장사를 하는 아줌마의 눈빛이 사람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달랏 기차역이다. 수십년 세월을 투자해서 달랏으로 이어지는 기찻길을 완공했지만 이내 전쟁으로 못쓰게 되어버렸다. 기차역 입장권을 사야한다. 입장권이 2만5천동이었다.
결국 지금은 가장 가까운 인근역까지만 관광열차를 운행하게 되었단다.
Ga는 기차역을 의미한다.
대합실에서 표를 샀다. 인근역까지 가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인근 기차역 이름은 짜이맛이다. 짠맛은 아니고....
오후 2시 15분 열차가 있다.
12만 6천동을 주고 소프트 시트 표를 샀다.
제일 값싼 하드 시트 표가 당연히 제일 먼저 매진되었기에 소프트 시트 표를 구할 수밖에 없었다.
플랫폼에 나가서 기차 출발을 기다렸다.
짜이맛에서 오는 기차가 도착하고 얼마뒤에 우리가 탄 기차가 출발했다. 출발 5분 전에는 기차에 빨리 올라타라고 성화였다.
우리가 탄 기차간은 소프트 시트다. 기차 내부는 허름해보여도 고급 축에 들어간다.
기차 속도는 엄청 느렸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덜컹거린다. 거리와 품질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다.
기차통학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뛰어타고 뛰어 내릴 수 있을 정도다.
비닐 하우스들이 언덕에 즐비했다. 철길 가에는 진한 보라색을 지닌 메꽃 비슷한 꽃들이 가득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돌아가는 기차는 50분 뒤에 출발한단다.
승강장 폭이 좁아도 너무 좁다. 무슨 장난감 같다.
기관차를 떼서 다시 연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가 맞은편 선로로 돌아오고 있었다.
선로도 폭이 좁다. 그렇다, 이건 협궤다.
기차역 처마가 3개였다. 달랏 역도 그랬었다.
장남감같은 기관차가 그새 돌아왔다.
달랑 몇량뿐인 객차와 천천히 연결시킨다. 재미있다.
일부 승객들도 그게 신기한지 구경하기에 바쁘다. 사진찍기에는 더 바쁘고.....
대부분의 승객들은 절 구경에 나선다. 우리는 시내구경을 한 뒤 차를 한잔 마시고 돌아오기로 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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