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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달랏 - 크레이지 하우스 1

by 깜쌤 2018. 5. 29.


그 집을 서양인들은 크레이지 하우스라고 부른다.



지금 우리가 찾아가는 집을 두고 하는 말이다.



바오다이 황제의 여름별장에서 그리 멀지 않다.



우리는 천천히 걸어갔다. 살필 것들 다 살펴가며.....



1월인데도 사방에 꽃이 많으니 천국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데일리 커피가게는 구글 지도에도 등장한다.



베트남 커피의 명성은 세계적이다. 카페 문화도 그렇고.



최근 들어서는 한국의 카페문화도 만만찮은 평가를 받고 있는 모양이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보니 다온 것이 확실하다.



건물 입구를 보니 크레이지(crazy)라는 단어가 떠오를만도 하다. 반얀나무 뿌리가 생각났다.



크레이지 하우스는 당비엣응아(Đặng Việt Nga)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건축가가 만든 건물이다.



중국인들은 달에 사는 여신을 항아(姮娥)라고 여겼다.



항아(姮娥)의 남편이 신궁으로 알려진 (羿)다.



이 집의 원래 이름은 항응아 빌라다.



항응아가 바로 항아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달의 요정' 혹은 '달의 여신'이 산다는 집이라는 말이다.



원래 이집은 건축가 당비엣응아가 갤러리나 호텔로 쓰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그녀가 처음 생각한 컨셉은 커다란 나무였던 모양이다.



커다란 나무를 바탕으로 하고 버섯이나 다른 식물, 꽃, 그리고 동물들을 형상화하여 첨가시켜 나갔다.



그러니까 결국 그녀는 자연에서 그 모티브를 따왔다는 말이 된다.



복잡하게 얽힌 통로 속으로 들어가서 건물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어딘가 모르게 안토니 가우디의 냄새가 배인듯 하다.



안토니 가우디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가족 교회(Temple Expiatori de la Sagrada Familia 사그라다 파밀리아)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녀가 상상하고 건축을 시작했던 이 건물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는 순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어찌보면 살바도르 달리 냄새도 난다.



이 건축물로 인해 당비엣응아는 일약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제는 달랏을 대표하는 건축명소가 되었다는게 옳은 표현이리라.



나는 이 건물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상상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게 되었다.



건축물의 재료를 보면 약간은 조잡한듯 하지만 예술로 승화시켜 나간 것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건물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리는 법이다.



돈들여서 쓸데없는 짓을 했다는 사람도 있고....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나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고 싶다.



평생을 두고 아이들을 가르친 사람으로서 나는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과 결부시켜보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건축물이 나오지 못한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창의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21세기에 들어서도 암기위주의 성적향상만을 위한 교육을 시키는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아직도 학원교육에 목을 매고 사는 학부모들이 즐비하다는 말은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말과 다름없다.



공부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들이 모조리 사법고시와 행정고시 통과에 인생의 목표를 두고 의사가 되고 교사가 되고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겠다는 풍조가 과연 옳은 일일까?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창의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나가는 사람들이 잘 사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창의성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나는 건축가의 끝없는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집의 복도는 워낙 교묘하게 얽혀있어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염려할 일은 없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곳곳에 교묘하게 몸을 숨기고 있는 방들은 아늑했다. 돌아다니면서 그런 방들을 찾아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도 그런 방에 숨어서 편안히 쉬고 싶었다.



나만의 공간에 숨어들고 싶었다.



어떤 이는 괴기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나는 그렇게 여기지 않았다.



유쾌했다. 손님이 지붕에 올라가 볼 수 있는 집이 어디 그리 흔하던가?


 

곳곳에 가게들이 숨어있었다.



중앙에는 약간은 그로테스크한 기분이 드는 구조물이 솟아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마법의 성이다.



지붕과 지붕으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가 주는 느낌은 압권이다.



나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여기저기로 건너다녔다.



오랜만에 잃어버린 동심의 세계를 회복시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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