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도에 울려퍼지는 클래식음악이 더욱 풍성하게 들렸다. 울림이 좋기 때문이다.
이런 표지판은 내가 사는 도시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 지하보도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는 것은 정말 멋진 아이디어다.
도시의 품격이라는게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마을은 아름다웠다.
저층 아파트들이 낮춤하게 깔려있어서 그런지 시야확보가 편했다.
그뿐이랴? 숲이 있으니 한결 시원하고 청결한 느낌이 든다.
내가 사는 도시의 마을엔 나무보기가 쉽지 않다.
나무가 적으면 삭막함을 느낀다.
구 경주시청 앞, 그러니까 대릉원 뒷길 큰 도로변에 웅장하게 잘자라고 있던 플라타너스 나무를 베어버린 것은 두고두고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다시 병원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돌아나왔다.
'아름다운 교회' 앞을 지나 탄천으로 내려가고 싶었다.
성도들과 교역자들의 마음씨가 아름다운 교회가 진짜 아름다운 교회이리라. 이 교회는 충분히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사람이면 사람다워야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젖먹이 아이가 깊은 우물을 향해 기어가는 것을 보았다면 달려가서 데리고나와야 정상이다.
맹자는 그런 마음을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고 했다.
고전에나 나올 법한 복잡한 언어를 들먹이기 이전에 '사람이 사람다운 행동을 하면' 인간이 바로 된 것이다.
성직자나 구도자 혹은 수도자가 성추행을 하고 공금을 횡령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고 공분의 대상이 된다.
보통사람도 그런 짓을 안되기 때문이다.
시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나는 탄천가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런 작은 표지판 하나가 하천을 살리는 지름길이 되기도한다. 불법행위를 보긴 보았는데 어디에다 신고를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수두록하기 때문이다.
왜 내가 사는 도시에서는 이런데 착안을 못하는지 모르겠다.
사람과 동식물이 공존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일본의 마을 도랑에는 잉어떼들이 우글거리는데가 제법 많았다.
일본 시모노세키 부근의 츠와노에서 찍은 사진이다.
나는 이런 장면들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잉어나 붕어를 보면 잡아먹을 생각부터 하는 사람들이 우굴우굴하다면 비정상 아닐까?
그동안 분당에 대한 좋은 소문은 참 많이 들어왔다.
누가 우스개소리로 말하기를 천당 밑에 분당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상유천당 하유소항(上有天堂 下有蘇杭)이라는 표현을 가지고 있단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소주와 항주를 다녀왔다.
과연 그럴만도 했다. 정말 아름다운 도시였으니까.
중국인들이 자랑스러워할만도 했다.
그러나 나는 중국인들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바로 그곳의 대기와 수질오염상태를 보고 절망했었다.
항주가 있는 절강성 여행을 다녀와서는 거의 한달간 기침을 해댔다. 그곳의 대기는 매캐함 그 자체였다.
우리라고 예외랴?
미세먼지 때문에 온 백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엉뚱한 대책을 남발하는 당국을 보면 안타까움뿐이다.
더 나아가서 중국에 대해 말한마디 못하는 정부당국을 보면 기가차서 말이 안나온다. 자세히 따지고보면 그게 어디 중국만의 책임이랴?
자동차 배기가스와 공장매연, 화력발전소 매연같은 것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기를 기피하는가?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해 그렇게 거품을 물며 매도하던 과거의 언론매체들은 요즘 왜 입을 다무는가?
모두들 집에 자동차 두어대 정도는 다 가지고 있으니 이젠 말을 못하는가?
그렇다면 내로남불이 아니고 뭔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야기가 이리저리 왔다갔다했다. 그러니 내 필명(?)이 '어리버리'다. 표준말은 어리바리하다는 것이지만 일부러 사투리 발음으로 그렇게 쓴다는 사실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벤치 하나에도 관리번호를 매겨두는 성남시 당국의 성심어린 처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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