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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나짱 - 커피 한잔

by 깜쌤 2018. 5. 9.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베트남 여행 8일째 날이 밝았다.



7시 반경에 7층 식당에 올라가서 아침을 먹었다. 팬케이크와 바나나 몇조각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더 먹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지만 그 정도 먹는 것으로 절식했다.



거기에 커피 한잔이면 족하다.



아침부터 목욕물을 뒤집어쓰고 내친 김에 빨래도 해두었다.



9시 30분경에는 해변으로 나갔다. 오늘은 나짱 시내 관광을 해두어야한다.



해안도로쪽으로는 멋진 빌딩들이 즐비한 도시다.


 

인구는 40만 정도가 된다니 작은 도시는 아니다.  



벌써부터 해변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그늘막을 손질하여 세우는 베트남 청년들이 참으로 부지런하게 느껴진다.



벌써부터 선베드가 줄지어 누워있다. 사람들도 따라 눕는다.



우리는 해안의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어제 오후와는 반대방향, 그러니까 중심지에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해변을 걷는 것이다.



멋진 분홍색 탑같은 건물이 나타났다. 어제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올 때 보았던 조형물이다.



구글 지도에서는 인센스 타워(incense tower) 타워라고 번역한 것으로 보아 이름 자체로만 보면 방향탑, 혹은 향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중에 직접 살펴보니 작은 사무실 겸 전시관 혹은 홍보관으로 쓰고 있었다.



우리 팀 멤버들은 신기하게도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 그러니 걷는 것이다.



인센스 타워 부근에 간단히 만든 로마식 열주가 늘어서 있었다. 어찌보면 생뚱맞은 구조물이지만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반길만한 시설일 것이다.  



해변에 꾸며놓은 공원이 제법 깔끔했다.



북쪽으로도 황금빛 모래를 담은 해수욕장이 이어지고 있었다.



해변의 백사장 길이만해도 6킬로미터가 넘는다고 한다.



비치가 단순히 밋밋하게 뻗은 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 아늑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열대의 해변에는 야자수가 늘어서 있어야한다.



야자수 없는 해변은 앙꼬없는 찐빵과 마찬가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쉐라톤 호텔 앞을 지났다.



베트남에는 소규모의 미니호텔들이 많다.



그런 곳을 가보면 의외로 시설이 깔끔하고 좋아서 머물만 한곳도 제법 많았다.



미니 호텔에서는 가족같은 분위기를 맛볼 수 있기도 하다.



나짱 센터에는 여러가지 시설들이 가득하다고 하는데 들어가보진 않았다.



우린 쇼핑할 일도 없고 떠들썩하게 즐길 일도 없다.


  

조용히 걷고 산책하고 차를 홀짝거리는 정도다.



어찌보면 밋밋한 여행이지만 나는 이런 스타일의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젊었던 날에는 놀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그런 것을 밝히기도 했었다.



나는 마흔이 다 되어서 해외여행을 할 수 있었다.

 


피끓어오르는 청춘의 때엔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내 나이 마흔이 거의 가까워졌을때 정부에서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를 취해 주었었다.



중년이 다 되었을 때 비로소 해외에 나갈 수 있었으니 지금의 젊은이들이 구가하는 그런 활기찬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다 놓쳐버렸던 것이다. 


  

그러니 나만의 조용한 여행 스타일에 완전히 물들어버린 셈이다.



대학생 한명을 데리고 동남아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는 여행에서 젊은이만이 가질 수 있는 해방감과 일탈을 꿈꾸었던 모양이다.



그를 데리고 다니면서 마음이 맞지않아 귀국할때까지 마음고생만 잔뜩했었다. 그 이후로는 여행 동반자를 선택할 때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서 고른다.



해변에서 멋진 커피숍을 발견했다.



한잔 마시고 가기로 했다.



여행을 떠나올때 선배 장로 한분이 봉투를 하나 주셨다.



나는 그 봉투를 헐었다. 내 여행경비에 보태쓰거나 혼자 챙겨쓰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에 일행을 위해 베풀기로 했다.



선배 장로님 이름으로 한턱 쏘는 것이다.



살랑거리는 미풍을 맞으며 연유가 잔바닥에 깔린 베트남 커피를 마시는 즐거움은 낭만 그 자체다.


 

남지나해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었다.



꼬맹이들도 파도 구경에 나섰다.



나는 이런 순간들이 좋다.



커피숍 안과 밖엔 푸르름이 가득했다.



커피 향기가 사방에 넘실거리는듯 하다.



느긋함 속에 묻어나는 여유로움이 너무 좋았다. 그날따라 커피조차 맛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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