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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나짱 - 비치에서 1

by 깜쌤 2018. 5. 4.


날이 샜다. 침대칸 테이블 위의 싸구려 플라스틱 장미는 밤새 넘어지지않고 잘 버텨냈다. 



 기차는 고개를 오르고 있었다.



2018년 1월 15일 월요일 아침이다.



베트남여행 7일째 아침인 것이다.



차창밖으로는 절경이 펼쳐졌다. 짐작건데 붕로만 부근인것 같다. 연이어 펼쳐지는 절벽위를 기차는 잘도 달려나갔다.



그러다가 돌연 들판이 나타났다.




위에 올려둔 지도를 보자. 클릭하면 크게 뜰 것이다. 우리는 지금 다낭에서 나짱으로 가는 중이다.  



어떤 곳은 벼가 누렇게 익기도 했다.



베트남 인구가 거의 1억이라지만 이런 환경이라면 굶어죽을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오전 8시 반경이 되어서 나짱 역에 도착했다.



나짱을 영어로는 Na Trang정도로 표기한다. 예전에는 영어식 표기를 그대로 읽어 나트랑 혹은 나뜨랑으로 읽었지만 나짱으로 발음하는 것이 현지인 발음에 더 가까운 모양이다.



나짱에는 월남전 당시 한국군 야전사령부와 십자성 부대가 주둔했었다고 한다.



내가 살던 마을에서는 친구형이 청룡부대로 파견되었다가 살아돌아왔다.



기차에서 내린 우리들은 역구내 시설을 확인해두었다.



다낭과는 달리 여긴 확실히 기후가 더 따뜻함을 느낀다. 남쪽으로 많이 내려왔기 때문이리라.



빅사이즈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기차역에서 여행자들이 모여드는 여행자거리까지는 4만동 정도면 충분하다. 

 


쿠옹롱 호텔에서 방을 구했다. 2성급호텔이다. 아침 식사포함해서 50만동짜리 방을 3개나 구했다.



일행들은 캡틴역할을 하는 나를 보고 방을 혼자 따로 쓰란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호강하는듯 하다.



호텔을 구했으니 밖으로 나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베트남 여행의 최고 인기 메뉴는 누가 뭐래도 쌀국수다.



식당 부근 커피가게에서 커피도 한잔 마셔주었다. 방에 돌아와서는 기차에서 주운 과일을 처리했다. 혹시 못먹는 것인가 싶어서 아래층에 내려가 카운터를 지키는 직원에게 확인해보았다. 먹어도 이상없단다.



귤과 오렌지 중간 맛이다. 2성급 호텔치고는 깨끗하다.



배낭여행자가 너무 호화롭게 여행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젊었던 날에는 싸구려 호텔에서 잠만 자고 나오는 식으로 여행했었다. 방에서 푹 쉬었다. 어제 밤새도록 기차에서 시달렸으니 쉬는게 최고다.



오후 2시가 되어서 외출을 했다. 우리가 묵고있는 호텔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거리에 있다. 한 블록만 더 나가면 곧바로 해변이니 편리하기 그지없다.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호텔에 묵으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훨씬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점심으로는 반미를 사먹는다. 맛있다. 하기사 내입에 맛없는게 어디 있으랴?


 

배낭여행을 하려면 잠자리(하늘나는 잠자리가 아니다)가지고 투정부리지 말아야하고, 음식가지고 까탈스럽게 굴지않아야하며, 영어도 기본 회화 정도는 구사해야한다.



해변으로 나갔더니 멋진 백사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백사장과 도로 사이에는 환상적인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 멋진 해변을 백인들이 모두 점령해버렸다. 동양인들은 거의 보기 어려웠다



여긴 러시아인들 천지다.



러시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지상낙원이겠다. 유럽인들보다 북극곰 러시아인들이 훨씬 더 많이 보인다.


 

러시아 남자들은 하나같이 비만인것 같다.



그들에 비해서 체격이 딸리는 우리들은 감히 벗을 생각을 못했다.



하기사 이 나이에 어디가서 함부로 훌렁훌렁 벗을 수 있으랴?



모래는 황금색이었다. 나짱 비치는 백사장 길이만해도 6킬로미터나 된다는 베트남 최고의 해변가운데 하나다.



나짱비치 건너편 섬에는 빈펄랜드라는 멋진 리조트가 있다.



일부 호화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거기에서 묵기도 하는 모양이지만 섬에 갇히는 순간부터 베트남인들의 나이트라이프를 구경하지 못하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우린 여행자 거리에 둥지를 틀었으므로 시설이야 고급호텔만큼 좋지 않아도 그만큼 활동하기에 편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나짱 해변만을 걸어보기로 했다.



급한게 없으니 느긋하게 시간만 보내면 된다.



바람이 불어왔다. 시원하다.



ㄱ장로 부자는 호텔방에서 쉬는 모양이다. 


 

한참을 걸었더니 피곤했던 모양이다. 형님과 동료는 쉼터에서 쉬겠단다.



두분이 자리에 눕는 것을 보고 나는 혼자 슬슬 걸어내려갔다.



 

이젠 혼자 걷는다.



해변에서 화장실 위치도 파악해두었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빈펄랜드가 마주 보이는 곳으로 내려가자 관광객 발걸음도 거의 뜸해졌다.


 

나는 천천히 걸었다. 해변 벤치에 앉아 책을 보는 사나이가 내심 부러워졌다.



이게 무슨 나무지?



뒤를 돌아보았더니 나짱 해변을 둘러싼 멋진 빌딩들이 이국적인 멋을 잔뜩 풍겨주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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