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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영덕의 봄 5

by 깜쌤 2018. 5. 8.


이제 금곡까지 다 걸어왔다.



눈에 익은 경치다.



조금 더 걸어내려가자 내가 기적을 체험했던 교회가 나타났다.



인생에서 기적을 체험해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으리라.



금곡 버스정류장이다.



나는 학교가 있었던 골목으로 걸어들어가보았다.



왼쪽으로 보이는 길은 아치곡과 칠보산 아래의 유금이라는 마을로 올라가는 도로다. 오른쪽 길은 금곡마을 안쪽으로 연결된다. 


 

나는 담장 바깥에서 학교 운동장을 살펴보았다.



이제는 폐교가 된 학교다.



나는 여기에서 2년간을 근무했다.



대문이 잠겨 있길래 뒤로 돌아서 들어가보기로 했다.



마을에는 사람이 살지않는 집들이 제법 있었다.



뒷문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길래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작년 가을에도 한번 가보았는데 그때 찍은 귀한 사진들을 다 날려버렸다. 컴퓨터를 정리하면서 실수로 없애버렸던 것이다. 2016년과 2017년 최근 2년간 찍은 귀한 사진자료들을 엄청 잃어버렸다.



숙직실 모습이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낡아빠진 슬라브 집에 지나지 않지만 나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사연이 얽힌 공간이다. 


 

그리고 수도시설과 화장실.....



본관건물들....  본관 2층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2년간 생활했었다.



학교 운동장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많았다.



폭풍우가 몰려오는 날에는 엄청난 바람때문에 그 큰 소나무들이 이리저리 흔들거렸다.



30여년전의 건물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이 너무 고마웠다.



내가 졸업했던 초등학교는 물속으로 잠겨버렸기에 추억 나부랭이조차 찾을 길이 없어졌다.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기록을 남겨놓기 위해서다.



나같이 삼류인생을 살아온 사람의 기록이 뭐 그리 대수로울까마는 하층민 민초의 삶이 이랬다는 것도 세월이 흐르면 귀중한 자료가 될지도 모른다는 작은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흔히 볼 수 있는 학교건물이지만 앞으로 백년 뒤에도 이런 학교가 존재할 수 있을까?


 

폐교에는 정적만 감돌았다. 학교가 문을 닫은 후 개인에게 넘어가서 그동안 수련시설로 쓰였지만 지금은 잠시 휴식중이라고 한다.



나는 사무실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사진촬영을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관리를 하고 계시는 분은 작년 가을에도 찾아가서 한번 뵈었었다. 



이제는 성인이 된 많은 아이들의 추억이 얽힌 공간이지만......



차츰 온기를 잃어가고 있는것 같아 마음이 아려왔다.



지나버린 세월 속에 담긴 추억을 찾아다니는 나같은 사람이 어쩌면 이상할지 모른다.



공간 하나하나에 찍힌 내 발자국은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퇴직하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선배 선생님이 그리워졌다.


 

엄청 유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사표를 내고 사업을 하기 위해 교직을 떠났던 선배 선생도 보고 싶었다.



피부가 유난히 고왔던 갓 결혼한 미인 여선생도......



실력있고 인자하기 그지 없었던 교감선생님도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젊었던 내가 이만큼 살았으니 말이다.



담장너머 개울엔 은어가 올라왔었다.



이젠 돌아나가야한다.



언제까지나 추억만 더듬고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관리자의 허락을 얻어 2층에도 올라가보았는데 실내가 많이 변해있었다. 



나는 조용히 물러나왔다.



이곳에서 2년간을 근무하고 전근을 신청해서 근무지를 옮겨갔었다.



2년동안 가족과 떨어져 살았기에 집 가까운 곳으로 가고 싶었다.



모든 것이 다 꿈결에 일어난 일같았다.



나는 버스정류소로 향했다.



학교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얼씬거리지 않았다.  



가게에서 버스표를 샀다.



시간 맞추어 시내버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영해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다. 차안에는 노인들만 가득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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