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마지막 행선지는 국제시장이었다.
시장부근에서 내려 깡통시장과 국제시장을 돌아다녔다.
찬양단 멤버들 가운데서도 이제는 내가 어른축에 들어가므로 젊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혼자 다녔다.
생활공예 아트공방이 지하에 있다길래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이런 곳은 딱 내 스타일이다.
그랬다. 여긴 사람들이 적었다. 그러나 그게 한편으로는 상인분들께 괜시리 내가 미안해졌다. 호젓한 것은 좋지만 먹고사는데 지장이 있을 것이니까 말이다.
공방들이 많았다.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손님이 너무 없는것 같아서 가게 구경하기조차 자꾸만 미안해졌다.
어디든 예술가들의 삶은 고단하다.
지하상가 속에는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서점도 있었다.
모두들 빛을 봤으면 좋겠다.
커튼 가게에서 나는 제법 오래 서있었다. 우두커니 놓인 미싱 한대가 가슴 한구석에 가두어두었던 아픈 추억을 끄집어냈기 때문이다.
딸이라는 이유때문에 그렇게 가고싶어했던 중학교에 발조차 들여놓지 못하고 배움의 길을 포기했던 작은 누님의 한맺힌 일생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쩐지 오늘은 마음 아픈 추억만 되새겨지는 날이 되었다.
나는 국제시장으로 올라갔다.
그냥 이리저리 쏘다녔다.
부산에 산다고 들은 초등학교 동기에게 전화를 해보았다.
목소리만 듣고는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내 위치를 파악해두어야했다. 오늘 부산여행의 마지막 집결장소는 용두산 공원이다.
저녁 사먹으라고 돌려받은 일만원조차 아까워서 칼국수를 먹었다.
아까 보았던 재봉틀 때문에 비싼걸 사먹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났다.
칼국수 한그릇으로 허기를 속여두었다.
용두산 공원으로 걸어올랐다.
골목 군데군데 예쁜 카페들이 숨어있었다.
해가 기울고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왔던 옛일들이 생각났다.
참 많이 변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백산 안희제 선생은 경주부자 최준과 특별한 교분관계를 맺었던 독립투사며 우국지사였다.
그리고 또 한 어른.....
7시에 모여 전세버스를 타고 부전역으로 갔다.
부전역에서 기차를 탈 것이다.
부전역도 현대식으로 바뀌어있었다.
부전역이 시발역이니 조금 일찍 플랫폼으로 나갈 수 있었다.
현임 경주예총회장이신 지휘자 선생과 같은 자리에 앉게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금새 흘렀다.
경주역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다 되었다. 그렇게 금쪽같은 하루가 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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