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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만남, 그리고.... 1

by 깜쌤 2018. 4. 11.


봄이 비에 젖었습니다.



한번씩은 내마음도 젖어듭니다.



일부러 젖어보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나이에 센티멘탈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나는 로맨티스트일지도 모릅니다.



오랫만에 옛친구들이 모였습니다.



50여년 전부터 알게 된 사이라고 해야겠지요.



궁핍했던 시골에서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알게 되었으니까요.



달랑 두개반으로 이루어진 학년이었으니 한번은 같은 반이 되었다가

다음 학년에서는 다른 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학급당 인원이 60명이었으니까

시골학교치고는 제법 많았습니다.



살아오면서 어쩌다 한번씩 얼굴은 보고 살았습니다만......



졸업후 얼굴 한번 마주치지 못한 친구들이

 절반 이상이 훌쩍 넘어갑니다. 



지하철이나 기차에서 어쩌다가 우연히 맞은편 좌석에 앉게될

경우가 생기더라도 서로 알아볼 길조차 없습니다.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에...


아무리 친했던 친구라도 너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만나면

말이 안통하게 된다는 것을 살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나마 몇몇은 얼굴이나마 한번씩 보고 띄엄띄엄

만나보았다는 것입니다.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이제 동심만으로 살아나가기엔 세상이

너무 탁해졌습니다.



더러는 지나치게 영악해지고....



더러는 많이 완악해졌습니다.



내마음에도 때가 많이 끼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더 깨끗해지고 싶습니다.



남은 인생은 맑고 정결한 마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정리해가는 중입니다.



오해도 풀어가고....



남이 나에게 한 잘못은 남김없이 다 용서해주고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특별히 내가 남의 마음에 준 깊은 상처들은....



고개숙여 거듭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내 인생의 전반부는 오점 투성이였습니다.



특히 누구에게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게 제 불찰이었습니다.



다 제 잘못이었습니다.



이젠 너무 멀리 와버려서 어쩔 수 없기에.....



깊은 회한과 부끄러움뿐입니다.



지금 알게된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말입니다.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은 비워집니다만.....



남에게 준 슬픔과 고통을 생각하면 내 자신이

너무 못나보이기만 합니다. 



 행복하게 잘 살아나가기를 진심으로 빌어봅니다.



특별히 물위에 써서 흘러보낸 이름 있음을 알기에.....



그런 이름이 있음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아련함 속에 머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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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