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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잔설 3 - 월성

by 깜쌤 2018. 3. 16.


비단벌레차가 소리도 없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비단벌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곤충입니다. 색깔이 워낙 아름다워 고대에는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알려진 곤충이죠.



신라인들은 비단벌레의 날개를 가지고 여러가지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첨성대앞에서 방향을 튼 비단벌레 전동차는 계림 앞을 지나 교촌으로 갈 것입니다.



나는 비단벌레차가 가는 길을 따라 가보았습니다.



그대로 직진을 계속하면 월성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월성은 다른 말로 반월성이라고도 합니다. 반월성 앞을 흐르는 개울이 남천입니다.



경주를 둘러싼 봉우리마다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소금강산, 옥녀봉, 선도산, 벽도산, 망산(=망성산), 남산, 낭산 하는 식으로 말이죠.



나는 첨성대를 뒤로 남겨두고 가봅니다.



작은 동산만한 크기를 자랑하는 고분이 그려내는 부드러운 곡선과 경주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들이 만들어내는 곡선의 조화는 환상적입니다.



그 곡선에서 우리나라의 전통미를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도 그런 견해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나는 월성위로 올라가보았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반월성은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언덕이라고 합니다.



언덕 위는 아주 평평해서 수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신라시대에는 대궐이 있었던 터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월성이 유럽에 존재했다면 서양인들은 틀림없이 돌로 된 두텁고 높은 성벽으로 둘러쳤을 것입니다. 신라인들은 토성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부는 돌로 축성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월성에 오르면 경주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는 눈밭을 걸어 교촌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겨보았습니다.



약간 움푹하게 파여진 이런 곳에는 성문이 존재했을지도 모릅니다.



최부자집과 향교같은 건물들이 모여있는 교촌마을이 발밑에 펼쳐집니다.



발굴을 하느라고 파헤쳐놓은 곳에는 파란색 비닐 천막으로 덮어두었습니다.




복원공사를 거의 끝낸 월정교가 나무가지 사이로 다가왔습니다.



경주외곽을 북쪽에서 둘러싼 구미산이 병풍처럼 펼쳐집니다. 동학의 성지로 알려진 용담정은 구미산 자락에 숨어있습니다.



경주향교 기와집 지붕에는 눈이 남아있습니다.



 날이 개면서 파란 하늘이 조금씩 드러났습니다.



햇살이 나면 잔설도 빠른 속도로 사라져갈 것입니다.



조금 남아있던 이 눈이 사라지면 설경은 추억속으로 흘러가 뇌리에만 조금 걸쳐진 상태로 남아있게될 것입니다.



나무가지 사이로 남산이 슬며시 다가옵니다. 



 나는 월성에서 내려갔습니다.



첨성대가 외로이 서있습니다. 그렇게 천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나는 교촌으로 옮겨갑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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