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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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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그곳에 가고싶다 - 엄마생각

by 깜쌤 2018. 3. 26.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낯익은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화면속에 무섬마을과 외나무 다리가 등장했습니다.



화면속에 등장하는 사위와 장모가 강건너 모래 속에 묻어둔 배추를 찾으러 나선 길이었습니다.



장모는 눈덮힌 모래밭에서 겨울나기 배추를 묻어둔 장소를 찾고 장모보다 조금 더 젊은 사위는 배추더미를 찾아냈습니다. 



 배추를 지게에 지고 사위와 장모는 마을로 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두사람은 서로 도와가며 저녁을 준비합니다.




가만히 보니 모자지간이라고 해도 믿어지겠습니다.



화면을 보고 있으니 엄마생각이 났습니다.



젊었던 시절의 엄마는 기억속에서도 아스라히 멀어져 가버리고 머리 속에는 늙은 엄마만 남았습니다.



냉이를 캐서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속에 엄마가 오버랩되었습니다. 


 

엄마가 만들어주었던 곤지 짠지가 그립습니다.



엄마는 화면 속의 마을에서 한 이십여리 떨어진 곳에서 칠팔년을 살았습니다.



당연히 나도 엄마와 같이 살았으니 무섬마을이 너무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나도 겨울에는 소나무로 만든 외나무다리를 자주 건너다녔습니다.



그 많았던 모래도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사라져갔습니다.  



동생이 대학입시를 보러 가기 전날 정화수를 장독대 위에 떠놓고 빌던 엄마 모습도 생각납니다.  



어렸던 날, 내가 살았던 마을도 저 산속 어디에 숨어있습니다.



이제는 모두 물속으로 들어가버렸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내 인생에도 이제 해가 기울기 시작합니다.



화면속에 등장했던 사위와 장모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새잎이 돋고 날씨가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무섬마을에 한번 더 가보고 싶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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