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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잔설 2 - 커피의 거리와 첨성대

by 깜쌤 2018. 3. 15.


경주역을 지난 나는 좀 더 내려가보기로 했습니다.  



황오동 고분군 앞에 섰습니다. 예전에는 여기에 쪽샘이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었습니다.



마을을 다 걷어내고 복원작업을 하는 중입니다.



나는 불국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더 내려가보았습니다.



첨성대와 대릉원으로 이어지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 길을 '커피의 거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커피의 거리에서 첨성대를 살펴보았습니다.



반월성은 앞에, 남산은 멀리 비스듬하게 누워있고 벌판 한가운데는 까치집을 머리에 인 노거수 한그루가 허허롭게 서있었습니다.



고분 언저리에 자라는 소나무 두그루가 몇개 안남은 가지를 펼치고 섰습니다.



커피의 거리 한쪽에 가득한 벚나무 가지끝까지 물이 오르고 있습니다.



4월 첫주가 되면 이 부근은 모두 벚꽃 천지가 될 것입니다.



봄이 되면 여기엔 노란 유채꽃이 연초록 이파리와 쌍을 이루어 가득할 것입니다.



커피가게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습니다. 


 

나는 첨성대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어지럽게 마구 찍힌 발자욱 흔적들을 만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최근들어 소나무 가지치기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작년말이었던가요? 술취한 여대생 몇명이 첨성대 위에 기어올라간 일이 있었습니다. 


 

수십년전만 해도 경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첨성대 위에 올라가서 단체사진을 마구 찍기도 했습니다.



첨성대옆 광장엔 사람 그림자조차 얼씬거리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풍경을 혼자 전세내어 즐기는 중입니다.



계림에도 정적만이 감돌았습니다.



선도산과 벽도산에도 눈이 가득 묻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단석산에도 눈이 가득합니다.



보호막으로 여겨지던 담장을 거의 없애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첨성대가 낮은 울타리 안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진을 이겨내고 우뚝 버티고 선 모습이 늠름하게 보입니다. 


 

나는 이런 깨끗함이 좋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만난 관광객들 같습니다. 멋진 경치를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하여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횡재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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