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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가을 물가를 보며...

by 깜쌤 2017. 12. 2.

 

지나가는 가을을 잠시나마 붙잡아두고 싶어서 교외로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제법 그럴듯한 가격에 나온 시골집을 찾아가서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남천변을 지나갑니다. 가을을 하얗게 물들였던 억새들이 지고나자 은행잎들이 노랗게 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삼릉에서 방향을 틀어 고속도로밑을 지난 뒤 새마을을 지나쳐 망성으로 갔습니다. 찾아간 집은 내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위치와 대지 크기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불러두었던 것입니다. 요즘은 거의 다 그런듯 합니다. 일단 가격을 높게 불러두고 당신이 사고싶으면 사라는 뜻인지 지나친 욕심에서 나온 행위인지는 모르지만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되는 물건은 거의 없었습니다. 

 

 

 젊었던 날, 낚시를 위해 자주 들렀던 저수지가에 서보았습니다.

 

 

낚시대를 잡아보지 않은지가 거의 30여년이나 된듯 합니다. 큰 붕어를 걸었을때의 짜릿한 손맛은 아직도 몸이 기억하고 있지만 이제는 구체적으로 실감이 나지는 않습니다.

 

 

봄비가 와서 호수로 새물이 흘러들어올 때 유입구 부근은 명당으로 변합니다. 붕어가 산란을 시작할땐 겨울을 난 저수지 가장자리의 물풀들이 녀석들의 분별없는 행동때문에 마구 일렁거리기도 했습니다. 낚시로 가득했던 지난 날의 추억을 흩어버리기 위해 나는 제방에서 내려섰습니다.

 

 

경주남산이 환하게 보이는 논길을 천천히 달려나갔습니다. 미각도예 사장님께 전화를 드렸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형산강 둑길로 올라갔습니다. 이젠 강변을 따라 천천히 달려볼 생각입니다.

 

 

이런 둑길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달리 수 있지 싶습니다. 온 사방 지천에 늦가을이 가득했습니다.

 

 

싱그러움은 다 사라지고 시듦과 메마름으로 채워져 가는 계절이지만 나는 벌써 내년 봄의 초록 잔치를 떠올리며 희망을 가져봅니다. 

 

 

경주남산의 능선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옵니다. 포석정에서 정상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외지인들이 잘 모르는 길이지만 한번쯤은 걸어볼만 합니다.

 

 

형산강 제방을 따라 언양에서 연결되는 4차선 도로가 이어져 있습니다. 빠른게 다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빠름의 편리한 점은 인정해야겠지요.

 

 

군데군데 숨어있는 작은 보 때문에 물들이 갇혀있습니다. 덕분에 거울같은 수면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뒤를 돌아보았더니 삼릉숲의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주의 숲이 삼릉의 소나무숲이기도 합니다. 

 

 

선도산 밑 장메마을 뒷산에는 단풍들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상수리나무같은 활엽수들이 많은가봅니다.

 

 

철 이르게 도착한 기러기 종류의 철새들이 물위를 노닐고 있었습니다. 야생조류들이 그냥 여유를 즐길 리가 없습니다. 먹이활동 중이겠지요.

 

 

녀석들 뒤로 작은 물살이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소형 군선들의 행렬같기도 합니다. 녀석들을 바로보고 있자니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생명은 천지처럼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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