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증인 2

by 깜쌤 2018. 3. 5.


살다가보면 너무 답답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수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럴 땐  어딘가에 대고 호소하고는 싶은데 정의와 법은 너무 멀리 있어서 어찌해야할지 몰라 거의 미칠 지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뿐이던가요? 자기 자신이 하는 모든 일마다 꼬이기만 해서 일이 잘 풀리지 않기도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만 너무 자주 처절하게 실패를 하다보면 나중에는 지치고 맥이 빠져 세상만사가 다 귀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삶의 의욕까지 잃어버릴 때가 있기도 합니다. 


심하면 죽음까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제가 그런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만큼 살고보니 인생의 전반부는 너무 꼬여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는 후회를 자주 합니다. 서른 두살 전까지의 제 인생은 실패투성이었고 엉망진창이어서 내가 빠져버린 깊은 수렁에서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교회다니면 많은 복을 받아 잘먹고 잘 살며 사업까지 형통해지고 불행조차 모두 끝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닙니다. 교회를 다님으로해서 잘 먹고 잘 살게된다는 말은 물질의 복만 추구하는 기복신앙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신앙생활의 목적은 그게 아닙니다.



신앙생활의 핵심은 영혼 구원입니다. 우리가 매주일 교회나 성당에 나가서 예배를 드린다는 말은 이 세상에서 잘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은 뒤에 있을 하나님의 심판에서 벗어나 영혼이 구원받아 영생을 누린다고 하는 그 사실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렇게말하면 당장 시빗거리가 등장합니다. 과학적인 입장에서 접근해보자면 위에서 주장한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려면 먼저 하나님의 존재와 심판, 그리고 영혼의 존재 여부부터 증명해야합니다. 그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인간이 생각하는 신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든 신과 처음부터 절대자로 존재하셨기에 증명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불가능해서 존재유무를 유추해야만 하는 신, 이렇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이 필요로해서 만든 신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어떤 신은 죽기도하고 어떤 신은 한때 인기가 있었다가 사라져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힌두교에도 그런 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존재하셨던 절대자이신 신은 그 존재를 증명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 글에서 신학적인 이론을 전개해나가려는 것이 아닙니다. 신의 존재에 관해서는 평생을 두고 토론을 벌여도 증명해내기 어려운 과제일지도 모릅니다. 영혼의 존재와 구원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별별 체험을 다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과학적으로는 도저히 증명해낼 수 없는 일을 겪어보기도 했고 남이 경험해보기 어려운 숱한 체험을 통해서 절대자가 반드시 계신다고하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확신은 단순한 나의 맹신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수없이 많은 기도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젊었을때부터 기도한 내용들, 긴급한 일이 벌어졌을때 간절히 기도드린 후에 받은 응답들을 다 합치면 적어도 수천가지는 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기록해두지 않은았던 사실을 이제와서 후회하고 있습니다. 


초신자였던 어느날, 그러니까 제가 삼십대중반 어느해에 겪었던 일로 기억합니다. 우리가 쓰는 달력이 존재하듯이 교회 절기를 나타낸 달력도 존재합니다. 흔히들 교회력이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크리스찬들이 지키는 절기 가운데 가장 큰 것 중에 하나가 부활절입니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사흘 뒤에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는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배운 분들이라면 다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의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까를 생각하다가 나도 그 고통에 조금이라도 동참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예수님의 고통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고 싶다는 그런 기도를 드렸던 것인데요, 응답은 즉각적으로 오더군요. 그해 부활절에 저는 엄청 아팠습니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런 고통은 처음으로 맛보았습니다. 너무나 온몸이 아파와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결과가 어찌 되었냐고요? 사지가 모조리 다 비틀리고 내 몸에서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듯한 고통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서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해달라는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 서너시간의 극심한 괴로움이었지만 제가 겪은 고통은 예수님께서 당하신 그 엄청난 고통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그 이후로 나는 그런 어리석은 기도를 다시는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나이가 삼십대 후반과 사십대 초반이 되었을때 저는 제 앞길을 두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만 했습니다. 교직에 몸담은 많은 선생님들처럼 승진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는 나이가 된 것이죠. 동료교사들 가운데는 그런데 일찍 눈을 떠서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획득하는데 혈안에 되어 있었습니다. 퇴근후 어울리는 술자리에서조차 오로지 그런 이야기만 꺼내는 친구들과 동료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나는 조금씩 교직에 환멸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하면 아이들을 좀더 잘 가르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교사의 품격을 유지해나가며 인격을 도야해 나갈 수 있는냐하는 그런 근원적인 문제는 완전히 도외시한채 점수 이야기만 꺼내는 동료나 선후배교사들과는 잘 어울릴 수가 없었습니다.


포항에 근무할 때, 그러니까 삼십대 후반의 나이였을때는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는 자주 교육청에 출장을 나가서 장학사님들의 일을 수도 없이 도와드렸습니다. 제법 실력도 있고 똑똑하다는 소문이 나서 그랬는지는 몰랐지만 이틀에 하루 정도는 교육청에 들어가서 밤늦게까지 그분들의 일을 도와드렸습니다. 어느해 2월 말, 새벽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교사들의 전근과 승진에 관한 인사발표를 몇시간 앞둔 새벽이었는데 인사담당 장학사님으로부터  집으로 전화가 온 것이죠. 이야기의 핵심인즉, 일선 학교에서 교육청에 파견되는 교사 자리가 비었는데 저를 꼭 그자리에 앉히고 싶으니까 허락해 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당시에는상급관청인 교육청에 파견되어 일하는 선생을 두고 새끼장학사라고 불렀는데 교사라면 서로 가고싶어하는 보직이었습니다.



새끼장학사가 되어 교육청에서 일을 하다보면 본인도 장학사로 나가는 길이 쉽게 열리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승진하게 되는 것이므로, 교직사회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거나 백그라운드(흔히 말라는 )가 좋은 교사만이 갈 수있는 자리로 수문이 났기에 인기가 대단해서 서로 가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저는 그 전화를 다 듣고 난 뒤에 잠시 생각을 해보고 다시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담당 장학사님은 최대한 빨리 연락을 해달라며 당부를 하신 뒤에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얼마 후에 가슴이 마구 뜨거워지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전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를 불러주신 깊은 마음은 너무 감사하고 고맙지만 현장에 남아 아이들을 가르치는 길을 걷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분은 한없이 아쉬워하시면서 한두번 더 저를 설득해보시더니 제 결심이 굳은 것을 알고 새끼 장학사로 발령내려던 뜻을 포기하시더군요. 그 후로도 그런 일이 몇번 더 있었습니다만 그럴때마다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는데 응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얘야, 나는 너를 교감이나 교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부른 것이 아니란다. 너는 선생을 하거라."


저는 그런 마음속의 소리를 결코 잊어버릴수가 없었습니다. 승진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었지만 그걸 포기하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하지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좀 더 잘 가르쳐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별별 아이디어가 다 떠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어리

버리


   

 




'사람살이 > 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증) 증인 4  (0) 2018.03.14
(간증) 증인 3  (0) 2018.03.09
(간증) 증인 1  (0) 2018.03.02
(간증) 성화(聖化) 7  (0) 2018.02.26
(간증) 성화(聖化) 6  (0) 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