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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8 베트남-월남의 달밤 2(完)

고적도시 호이안 3

by 깜쌤 2018. 2. 21.


2018년 1월 10일 수요일 아침이 밝았다. 어제는 엄청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6시에는 저절로 눈이 떠졌다. 눈 뜰 수 있다는 것도 복이다.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첫순간이기 때문이다.



풀장에 물을 채우는 소리가 상쾌함을 더해주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물에 들어가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1층 리셉션 맞은 편이 식당이다. 뷔페식이니 골라먹으면 된다. 치즈와 딤섬같은 것도 나온다. 그리 훌륭한 식사는 아니지만 3성급 호텔이기에 식사를 제공해주니 편하기 그지 없다. 마무리는 커피 한잔과 과일 한접시로 했다.

 


베트남 사람들의 물질에 대한 집착은 굉장한것 같다. 어느 가게나 집이든 입구 한쪽엔 제단이 차려져 있고 거기에 향을 피워두기도 하고 음식물을 진열해두기도 했다. 



 만사형통함과 복을 비는 관습은 거의 모든 인간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행동이며 꿈일 것이다.



리셉션 카운터에 있던 아가씨가 호텔 밖으로 나가더니 국수를 한그릇 사온다. 



 식당 한켠에 있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나도.....



국수 한그릇 가격이 우리돈으로 5백원이란다. 베트남 물가가 싸긴 싸다. 나중에 들은 이야긴데 베트남 중류층 사람들이 받는 한달 임금이 30만원에서 40만원 사이라고 한다. 



아침을 해결했으니 시내구경을 가기로 했다.



시내구경은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들기 전에 하는게 좋다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었기에 일찍 나가보기로 했던 것이다.



구시가지로 향하는 길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가게에 진열해둔 물건들의 색감이 뛰어나다.



아침 일찍 구시가지로 들어가면 표를 보자는 사람들의 단속에서 피할 수도 있으니 좋다.



구시가지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에서 마주친 가게 마당에는 옛우물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출입구에는 커피포대가 두자루 놓여있었고....



노란색 벽을 지닌 골목으로 자전거 한대가 굴러오고 있었다.



베트남인들도 한때는 한자문화권 속에 살았지만 이제는 로마자를 쓰는 문화권으로 편입되고 말았다. '오복이 임하는 문'이라.....  복이 넝굴째 들어오기를 바라는가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유교문화권에서 노랑색은 예로부터 신성함을 담은 색이었다. 


 

노랑은 황금을 의미하기도 했고 천자의 권력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했다. 중국인들에게 누른색은 신성함을 의미했고 빨강은 복을 의미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건물마다 진한 황색을 칠하기도 했고 거기다가 빨강을 더해 오복을 기원하기도 했다. 


  

노랑과 잘 어울리는 색은 초록이다. 그런 배합은 열대지방을 상징하는 색으로 일반화되어가는듯 하다.



베트남인들에게 로마자는 이제 일상화되어 버렸다. 한자를 버림으로 인한 전통문화와의 단절은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로마자를 받아들일 것 같았으면 이왕지사 한글 자모를 원용했더라면 더 좋았을 터이지만 당시 형편은 그렇지를 못했다.



베트남어 발음을 적은 로마자와 한자, 그리고 영어가 뒤섞인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가 내원교까지 가버렸다.




사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골목에서 내원교까지는 짧은 거리다.




아침에 보는 투본 강물은 검고 탁하다.



그런데 밤이되면 몽환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베트남인들은 돈냄새를 맡을 줄 아는듯 했다.



주어진 자원을 교묘하게 활용할 줄 아는 것도 삶의 지혜다.



여기는 일년전인 2017년 1월에 세밀하게 훑은 지역이어서 크게 흥미를 불러 일으키진 못했다.



그렇지만 우리팀 멤버들 가운데 세분에게는 첫 방문지이니 대강이라도 살펴보긴 해야한다. 



 

예전 영화 포스터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진품일 리는 없으리라.



탁하기 그지없는 강물에서 그물을 걷어내는 사내가 있었다.



나는 골목으로 들어가서 화랑들이 많은 거리로 나아갔다.



여긴 인도네시아의 발리와 자바 섬의 조그자카르타 같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발리섬 동쪽에 롬복이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있다.



발리와 롬복 섬 사이에는 고속정이 다니는데 그런 스피드 보트들은 롬복섬 서북쪽에 있는 아주 작은 세개의 섬을 목적지로 찍어두고 왕복한다.



예능 천재로 소문난 나영석 피디가 이끌었던 팀이 그 세개의 섬 가운데 하나인 길리 뜨랑왕안에서 윤식당을 개업했었다. 인도네시아인들은 작은 섬을 길리라고 부른다. 태국인들은 꼬(혹은 코)라고 부르고....





보석 길리 4 view 발행 [2]

해변은 산호모래 천지였다. 부서진 산호들도 지천으로 깔렸다. 미남친구는 뽀얀 피부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나는 그저 되는대로 둔다. 그래서 그런

보석 길리 3 view 발행 [10]

하얀모래위에 덩그라니 꽂힌 나무 한그루가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살아가기가 힘들었을까? 바닷가 길 안 쪽으로는 잘 정리된 방갈로가 보였다. 천연잔디

보석 길리 2 view 발행 [8]

점심으로는 나시참푸르와 커피 한잔을 마셨는데 거금 25,000루피아가 나왔다. 섬이니만큼 모든 물가가 다 비싸다. 더구나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던가?

보석 길리 1 view 발행 [8]

하얀모래, 맑은 물, 시원한 바람..... 이런 열대의 섬에서는 숙박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남친구가 전해주는 말에 의하면 배에서 사진을 찍어준 아줌마가

보석같은 섬을 찾아서 2 view 발행 [2]

우리가 목표로 삼은 섬이 보인다. 제일 왼쪽, 가운데가 조금 볼록하게 솟은 섬이 길리 뜨랑왕안이다. 길리는 인도네시아말로 섬이다. 꼬(=코)가 섬을 나타내

보석같은 섬을 찾아서 1 view 발행 [4]

아침이다. 날이 좋았다. 오늘은 섬까지 들어가야한다. 승기기 해변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섬의 산호모래 해수욕장과는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섬을 다녀왔던 이야기를 써두었었다. 클릭하면 당시의 여행기로 넘어갈 것이다.


그 세개의 섬에서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날들이 어제같은데 벌써 제법 시간이 흘렀다.



베트남 중부의 고적도시에서 인도네시아를 떠올리다니.....



코코넛 열매 안에 그린 그림들이 제발 한개 정도는 사가라고 호소하는듯 했다. 나는 이제 기념품을 구입하는 그런 짓은 거의 하지 않는다. 세상만사에 흥미를 잃고 시들해진 것이리라.....



낄끔한 음식점들이 눈에 뜨인다.



이집 반미는 유명한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유명한 가게는 반대편 시가지에 자리잡고 있음을 나는 안다. 반미는 월남스타일의 샌드위치라고 보면 된다.  



이 집 반미를 한번 시식해본다고 마음 먹었으면서도 결국은 성공하지 못했다. 끼니때마다 다른 장소에 있었으니 이 잡과는 인연이 아니었던가보다.  



저번에 왔을때도 나무뿌리 조각품이 눈길을 끌었었다. 동해를 면하고 있는 일본 중서부 지방에 돗토리라는 현이 있다. 돗토리 현의 구라요시(倉吉) 마을에는 '복의 신'이라는 조각품이 유명한 것으로 소문이 나있다.



화재로부터 집을 보호하고 어린 아이들을 마귀로부터 보호해준다는 존재들인데 이런 조각품들과 모습과 느낌이 너무 닮았다. 그 관련성이 궁금하다면 임진왜란을 전후한 시기, 바로 이동네에 일본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했으므로 그 근원을 살펴 연구해봄직한 일이다.



'복의 신'에 관한 이야기는 최근에 구입해서 읽은 책을 보고 알게된 사실이다. 



 

사실 내가 흥미를 많이 느끼는 분야가 바로 이런 학문들이다. 비교인류학이나 문화인류학 같은 학문이 있는 줄을 젊었던 날에 알았더라면 그쪽 분야를 파고 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낭비해버린 내 젊음을 생각해내고는 갑자기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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