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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기행 - 안지랑 곱창골목

by 깜쌤 2017. 11. 4.

음식의 양과 질을 두고 이야기할 때 우리나라 안에서는 남도를 이겨낼만한 지방은 거의 없지 싶다. 음식문화의 수준과 풍성함으로 보자면 호남이 영남보다 단연 앞선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주로 시집간 누님이 만들어낸 음식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한번씩 전주에 가서 음식맛을 보면 확실히 남다르다. 요즘 대구에서는 대구 10미()라는 말을 사용하는 모양이다. 무엇인가 싶어 검색을 해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올라왔다.

 

-1味  : 따로국밥
-2味  : 누른국수
-3味  : 동인동찜갈비
-4味  : 뭉티기
-5味  : 납작만두
-6味  : 복어불고기
-7味  : 무침회
-8味  : 논메기매운탕
-9味  : 막창구이
-10味 : 야끼우동

 

따로국밥이 제일 위에 언급된 것을 보면 대강 수긍이 가는 선정결과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 중 몇가지는 조금 낯설기도 하다. 내가 대구 사람도 아니니 선정 결과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도 옳은 모습은 아닌게 확실하다. 따로국밥에 관해서는 아래 글상자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막창구이도 선정되어 있어서 반가웠다. <1박 2일>이라는 주말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종민씨가 맛있게 먹었던 막창구이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안지랑 지하철역에서 내려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곱창골목을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워낙 알려진 거리니 찾는 것은 너무 쉬웠다. 

 

 

대구10미에는 막창구이라고 해두고 막상 글 속에는 곱창골목이라고 했으니 헛갈릴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용어부터 정리해두고 가기로 하자. DAUM에서는 위키백과가 그런데로 유용했는데 요즘은 파이어폭스라는 사이트로 접속을 하도록 만들어둔 모양이다. 네이버자료를 검색했더니 믿을 만한 곳이 있어서 자료를 가지고 와서 보기 좋도록 조금 편집했다. 

 

 

돼지곱창(소창) : 창자 중 가장 얇은 부위로 너무 가늘고 막이 약해 붙어 있는 내장지방을 떼어 내다 보면 훼손되는 경우가 많고 주로 쓰이는 경우는 순대외피로 많이 쓰이며 순대국의 주재료로 사용됩니다. 돼지 한 마리당 1.2 ~ 1.8kg정도 생산되며 식감이 꼬들꼬들하고 돼지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소곱창 : 소의 작은창자(소장)을 말하는 것으로 결체조직 단백질과 소화효소들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이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은 우선 곱창을 찬물에 담가 핏물이나 이물질들을 충분히 제거하고 마늘이나 생강으로 잔냄새를 없애줍니다. 그런 다음 곱창 안에 물을 흘려보내 장내 이물질을 제거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을 제거해 주는데, 곱창의 맛을 좌우하는 , 즉 소화액이 빠져나오지 않게 양쪽 끝을 묶고 두꺼운 지방을 제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소와 돼지 곱창의 차이점 : 소의 곱창은 기름기가 많고 속안에 곱을 그대로 사용해서 요리를 하지만 돼지의 곱창은 창자를 뒤집거나 갈라서 세척 후에 사용되어짐으로 그 맛과 요리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소의 막창과 돼지의 막창은 부위가 다릅니다. 소의 막창은 창자부위가 아닌 소의 네 번째 를 말하며, 돼지의 막창은 돼지의 창자로 항문을 기준으로 안으로 40~50cm정도 되는 부위를 말합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 in  

작성자 : 축산물품질평가원님

 

 

 

막창도 좋고 곱창도 좋지만 우리는 일단 안지랑 곱창골목으로 갔다.

 

 

1979년경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벌써 40여년 세월이 흘렀다는 말이 된다. 유래를 살펴보니 충북식당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거기가 원조라는 말이 된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장황하게 '곱창에는 이러이러한 효능이 있습니다'하고 떠들어대는 것보다 여러분들이 직접 안내문을 읽어보시는게 낫지 싶다. 

 

 

 대각선 모양으로 뻗어있는 골목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내부시설을 해둔 곳이 많았다. 

 

 

안지랑 곱창 골목 축제도 있는 모양이다. 안지랑이라는 말의 유래도 여러가지가 있단다.

 

 

신라말에 왕건이 견훤과 싸우다가 팔공산 전투에서 패배한 뒤 이쪽으로 숨어들었다는데서 안좌령(安座嶺)이라는 말이 생겼고 그게 변화했다는 설이 있는가하면, 대구의 앞동산(?)에 해당하는 앞산 계곡 물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는데서 생긴 말이라고도 한다. 하여튼 왕건과 관련된 설화가 대구 인근에는 제법 전해져온다. 

 

 

골목 길이만 해도 약 500여미터 정도된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만나서 아무곳이나 들어가보기로 했다. 나이가 있으니 아무래도 물 좋은 곳에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눈총을 맞을 것 같았다.

 

 

 결국 우리가 들어간 곳은 충북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아까 본 안내문에는 충북곱창집이 원조라고 했는데 이 골목 어디에도 원조라는 이름을 가진 집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그런대로 신뢰성 있는 사이트를 통해 조사를 해보았더니 충북곱창집을 처음 운영하셨던 김순옥여사는 이제 이 장사에서 손을 떼셨다고 한다. 그 분이 1979년부터 십여년간 이 골목에서 혼자 장사를 해오셨다니 원조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원조논쟁은 벌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어쨌거나말거나 우리는 같은 이름을 가진 가게를 찾아들어갔다.

 

 

사실은 주차장이 넓어서 들어간 것이기도 했다. 

 

 

곱창골목에는 원조논쟁이 없고 호객행위가 없으며 바가지 요금이 없다고 한다. 그건 사실인듯 하다. 어느 음식점을 가봐도 가격은 거의 동일했다. 오른쪽이 막창이고 왼쪽이 곱창인듯 하다.

 

 

이 골목 상인들은 공생의 길을 택한 것이다. 이건 정말 잘한 일이다. 호객행위를 하다가 걸리면 벌금을 제법 세게 물어야한단다. 

 

 

네명이 모였으니 세트 1으로 주문했다. 

 

 

막창과 곱창 두가지를 맛볼 수 있으니 양수겸장(兩手兼將)이다. 

 

 

한달에 한번씩 보는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오랫만이라고 한잔 정도는 하고 싶어졌던 모양이다. 술을 마시는 세명이 소주 한병을 다 못비웠으니....  에구, 아깝다. 나의 술 실력과 경력을 잘 아는 친구들은 나를 앞에 두고 슬슬 약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술 안마신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취할 지경이다.

 

 

두가지를 적당히 구워 청양고추를 양념장에 넣어서 듬뿍 찍어 먹으니 일품이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꼭 이렇게 먹어야한다는 법은 없는듯 하다.

 

 

한사람당 일만원 정도만 쥐면 된장찌개와 함께 공기밥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젊은이들이 말하는 가성비를 따져도 만점수준이다. 

 

 

식사후에는 자리를 옮겨 커피를 한잔 마셔주었다. 마지막 기차를 타고 경주로 향한다. 9월 마지막 주 밤에 있었던 일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