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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사형선고 4

by 깜쌤 2017. 11. 6.

제가 그런 신내림이라고 하는 혹독한 경험을 하면서도 점쟁이나 무당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던 이유는 교사 초년병시절에 우연히 본 성경 레위기 속의 한 문장 때문이었습니다. 

 

청바지로 널리 알려진 회사가운데 리바이스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Levi's라고 표기합니다. Levi사람 이름입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구약시대 초기 이스라엘 사회를 구성했던 이루는 열두 지파 가운데 하나의 이름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3,500여년 전의 이스라엘 민족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했던 지도자가 모세였습니다. 영어로는 Moses라고 씁니다. 모세가 바로 레위 지파출신입니다.

 

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빠져나온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 구약성경 앞부분에 나오는 출애굽기(出埃及記)입니다. 출(出)은 나간다, 나온다라는 의미이고 애굽은 이집트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죠. 다른 말로는 Exodu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모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아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이렇게 5권의 성경을 썼습니다. 


 

 

 레위기 속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너희는 신접(神接)한 자와 박수를 믿지 말며 그들을 추종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라." 레위기 19장 31절의 말씀입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말씀도 있었습니다. "음란하듯 신접(神接)한 자와 박수를 추종하는 자에게는 내가 진노하여 그 백성중에서 끊으리니"  

 

박수는 남자무당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제가 성장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는 미신타파를 위해 국가차원에서 엄청 노력하던 시기였기에 박수와 무당에 대한 이미지가 아주 나쁜 시기이기도 했고, 우연히 본 성경속의 한 구절이 마음속에 깊이 와닿아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영적인 더러움에 더 이상 빠져들지 않기를 바랬던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나는 악령(귀신)의 극심한 유혹과 간교한 계획속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때는 그게 악령들의 장난줄인줄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귀신들은 한번 수중에 넣은 인간들은 절대로 놓아주는 법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제가 그들의 농간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올가미는 더 심하게 조여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총각 시절이었으니 이십대 초반이었을 것입니다. 제가 살았던 이웃 동네에 기차 건널목이 있었습니다. 어느해 겨울이라고 기억합니다만 건널목에서 고등어를 가득 실은 자동차가 기차와 충돌하는 바람에 아수라장이 된 사실이 있었습니다. 

 

차를 몰았던 운전기사가 그 자리에서 죽었다는 말도 있었고 크게 다쳤다는 말도 있었습니다만 운전기사가 죽었다는 쪽이 신빙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어를 가득 실은 트럭이 건널목을 통과하는데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서 마침 무서운 속도로 달려내려오던 기차와 충돌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확실한 것은 사방에 흩어진 고등어를 누가 주워와서 지저먹고 끓여먹고 구워먹었다는 사실입니다.  

 

얼마 뒤에 그 부근에서 다시 교통사고가 나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은 그 건널목이 귀신이 붙었다며 두려워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허연 물체가 돌아다닌다는 식의 소문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누가 보았는지 아니면 헛것을 보았는지 진실은 모릅니다. 

 

 

어느날 제가 그 건널목에서 벌어질 교통사고의 현장에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정신적으로 무엇인가 잘못되기 시작할 당시의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그런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반드시 이루어지던 초기의 일이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죠. 

 

어느 겨울날 밤중에 저는 철길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왜 하필 그 시간에 그 장소를 지나가야만 했는지에 관해서는 여기에서 밝힐 수가 없네요. 하여튼 어둠이 진하게 내렸던 겨울밤 저는 건널목을 지나쳐서 걷다가 트럭이 한대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트럭의 전조등 불빛이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트럭은 건널목 위에서 시동이 꺼져버린 것이었습니다. 몇년 전에 있었던 사건의 복사판이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나는 기찻길에 보이는 신호등의 불빛부터 살폈습니다. 파란불이었습니다. 그 말은 앞 역에서 기차가 출발했는데 그 다음역 구내로 진입해도 좋다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기차가 곧 들이닥친다는 말이었기에 철길 위를 마구 뛰었습니다. 침목이 깔린 철길 위를 함부로 달린다는 것은 함정 투성이 길을 아무렇게나 뛰는 것과 같습니다. 나는 몇번이나 넘어져가면서 건널목으로 달려가며 운전기사를 불렀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말자 나는 기사에게 곧 기차가 들이달칠 것이니 차를 빨리 빼라고 고함을 질렀습니다. 

 

운전기사는 당황해서 어떻게 할 바를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빨리 시동을 걸어 차를 빼는 동안 나는 앞쪽으로 다시 달려가서 기관사에게 신호를 보내겠다고 이야기를 해두었습니다. 나는 깜깜한 철길 위를 다시 달렸습니다. 모퉁이를 돌면 직선구간이 나타나므로 모퉁이까지 달려가야만 했습니다. 정신없이 한 백여미터를 쫒아나갔을 때 갑자기 앞이 환해지면서 기차가 무서운 속도로 구빗길을 달려 내려왔습니다. 

 

통근열차였는데 내가 살았던 기차역에 도착하는 시간이 저녁 7시 40분대였을 것이라고 기억합니다. 철길가로 피한 나는 손을 마구 흔들어댔습니다만 기관사가 나를 발견했는지 못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조금후 기차가 내뿜는 요란한 경적소리가 났고 트럭과 기차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가 귓전을 때렸습니다.  

 

그렇게 또 대형사고가 났습니다. 내가 이 장소에서 이러이러한 사고가 날것이라고 미리 예언했더라면 정말 용한 점쟁이로 소문이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불길한 느낌은 한번도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자주하고나자 나는 내 자신에 대해 겁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번 글에서 이야기한대로 학부모가 끔찍한 모습으로 죽음을 당하고 내 자신이 숨을 쉬는것조차 힘들어지는 일이 연속으로 벌어지게되자 나는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육감이 지나치게 발달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종류와는 확실히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다시 1987년 9월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그해 초가을부터 나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내 부근에서 벌어지는 온갖 재앙과 불안감과 내 속에 들어있는 어떤 존재의 농간으로 인해 미쳐가고 있는게 확실했습니다. 숨쉬기조차 곤란해하던 어느날 아침, 그날따라 입안이 너무 거북했습니다. 입안에 뭔가 이상한 것이 가득차있는 것 같았습니다.

 

양치를 하고 난 뒤 입을 벌려 거울을 보았던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입천장에 커다란 혹이 달려있었습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탠다면 입천장에서부터 복주머니처럼 생긴 혹덩어리가 아래로 내려와서 입안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기절할듯이 놀랐습니다. 어찌 이 지경이 되도록 내가 모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기가차서 말이 안나왔습니다. 

 

손으로 만져보니 물컹한 느낌이 났습니다. 이런 엄청난 혹덩어리가 입안에 이만큼 크게 자라도록 어찌 철저하게 모를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을 느꼈습니다. 이제 서른 초반인데 이런 병에 걸려 죽는구나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가 멍청해도 너무 멍청하다는 느낌만 가득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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