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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사형선고 2

by 깜쌤 2017. 11. 2.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으로 가본 시골 교회가 있던 곳>

 

지난 글에서 술 이야기를 잠시 꺼냈습니다만 술마시고 실수한 이야기를 하라면 제법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인생살이에서 절대 자랑이 될 수 없는 일이기에 이제는 부끄러움만을 느낄 뿐입니다. 하여튼 1987년 여름은 공원의 소나무 숲에 가서 하나님께 간절한 호소를 드리는 것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개학을 맞이했습니다. 나는 아내와 자녀들을 남겨두고 근무처로 갔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작은 학교가 근무지였는데 한 학급당 인원이 약 40여명쯤 되었습니다. 한 학년에 한반씩 있었으니까 여섯학급과 유치원으로 이루어진 작은 학교였던 것이죠. 1987년경이 도시화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였다고는 해도 그때까지만해도 시골에 제법 많은 아이들이 남아있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학교경영을 책임지고 계셨던 교장선생님께서 여름방학동안 오래 편찮으셨던가 봅니다. 개학도 했으니 전직원이 시내버스를 타고 인사도 드릴겸 해서 읍내 댁으로 문안을 갔습니다. 문병을 하고 읍내에 나와서는 모두들 헤어졌는데 나는 학교 숙직실로 돌아가야만 했으므로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물속에 잠겨버린 동네>

 

그해 8월 3일에 회심을 한 이야기는 앞에서 길게 늘어놓았습니다만 그렇게 회심과 회개를 하고 돌아서면 만사가 다 쉽게 해결될 줄 알았던 것이 제 불찰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병을 낫게 해주시고 이 무서운 정신적인 고통에서 해방시켜 달라고 틈만 나면 기도하던 시절이었으므로 시내버스 좌석에 앉자말자 마음속으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하나님!'하고 불러놓고 기도를 시작했던 것이 제 습관이었던지라 하나님하고 불러야하는데 그 말이 입에서 나오지를 않고 하나님이라는 글자가 머리 속에서만 뱅글뱅글 맴돌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말이 안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말이 글자가 되어서 머리속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는데 마침내는 불경스런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랍게도 '님'자가 'ㄴ'과 'ㅣ' 와 'ㅁ'으로 분해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자리를 바꾸어서 재결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그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머리 속에서 이루어지는 치열한 투쟁을 누가 이해를 할 수 있겠습니까? 

 

   

                                    <초등학교때 처음 다녀본 시골교회>

 

'님'자는 마침내 내 머리속에서 '놈'이라는 글자로 재배치되고 말더군요. 앞에 '하나'라는 말을 넣어서 읽어보면 이게 얼마나 불경스런 표현이 되는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결국 지고 말았습니다. 영어에 blasphemy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신성모독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바로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고의로 그런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을 뿐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생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만 한번씩 찾아와서 사람의 영혼을 지배하여 간교한 생각이 들도록 하는 악한 존재가 있음을 절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존재는 나를 보고 뭣때문에 사느냐고, 너같은 인간은 필요없으니 자살하라고 꼬이기도 했으며 머리속에 극심한 열등감을 심어주기도 했고 사람을 한없이 어리석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당신이 그렇게 마음대로 생각해놓고 다른 어떤 존재에게 핑계를 대는게 아니냐고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단언컨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경험은 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날 나는 또 다시 깊은 패배감을 맛보아야했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무기력해지고 슬퍼져서 살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어떤 존재에게 내가 다시 굴복해야만 되는가 싶어서 슬퍼지기도 했고 이런 고통에서 어떻게하든지 해방되고 싶지만 내가 너무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럴수록 나는 이런 고통에서 나도 모르게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계속해서 자주 드렸습니다. 몸의 질병도 같이 나을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어느날 잠을 자려다가 우연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 글에서 말하기를 사람에 비해서 살고 있는 집이 너무 크면 사람이 견디지를 못하고 그 기운에 눌린다고 했다는데....."  

 

사진에 보이는 학교에 근무를 하고 있던 시절인데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실은 2층 끝머리에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의 일입니다. 2층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계단 중간쯤에서 누가 내 목을 심하게 조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숨쉬기가 힘들고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그 증상은 쉽게 가라앉거나 사라지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증세가 심해져서 숨쉬기가 점점 힘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참으로 놀랍게도 그날부터 나는 숨쉬기가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가슴은 점점 답답해져오는데 숨은 쉬어지지 않으니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며칠 지나고나서야 나는 드디어 내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깨달아졌습니다. 무엇이든지 생각하는대로 다 이루어지던 시절인지라, 내가 며칠 전에 집이 너무 크면 사람이 그 기운에 눌린다는 생각을 한 사실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만 그때는 언뜻 떠오르는 어떤 생각이 무섭도록 정확하게 현실로 나타나던 시절이었으니 두렵고 무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영적인 존재가 사람을 그렇게 괴롭게하고 힘들게 할 수 있으며 직접 공격(?)까지 할수 있다는 것이 여러분들은 믿어질지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나는 교실로 올라가는 것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개학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또 어떻게 얼마나 시달리지 모른다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살아있다는 것이 힘들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다시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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