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4년이 되었습니다. 어젯밤 꿈에 참으로 오랜만에 엄마를 보았습니다. 늙어버린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젊었던 엄마는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게 너무 서러웠습니다. 내가 나이 든 것도 처량한데 엄마까지도 늙은 모습으로 보이니 너무 애 닮고 슬펐습니다.
오늘 아침엔 아내가 배를 딴 생멸치 몇마리와 함께 작은 통에 든 고추장을 꺼내왔습니다. 엄마가 남겨주신 마지막 고추장이라고 하기에 찍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작은 고추장을 이제부터는 정말 아껴 먹어야 합니다. 엄마의 손맛이 배인 소중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나자 손수 만들어주셨던 칼국수도 그립고 등겨장과 안동식혜도 그립습니다. 특히나 등겨장과 매콤한 안동식혜는 이제 먹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아파도 너무 아픕니다. 천만다행으로 아내가 칼국수는 그런대로 잘 만들어주어서 위안이 되지만 등겨장 맛은 영원히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나이에도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너무 그립습니다. 늙은 엄마였지만 다시 한번 더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디 가서 엄마를 만나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글을 쓰다가 참으로 청승맞게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엄마가 보고 싶어 말입니다.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방둑에서 (0) | 2017.11.11 |
---|---|
바가지 말리기 (0) | 2017.11.04 |
그들을 세계환경유산 파괴범으로 지정하고 싶다 (0) | 2016.09.28 |
추억조차도 서글퍼질 때 (0) | 2016.09.10 |
말갛게, 말갛게 사라지다 (0) | 2016.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