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트라카이는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4

by 깜쌤 2017. 10. 26.

 

트라카이성은 호수 한가운데 자리잡았다. 물 속 섬에 성이 있다는 말은 방어에 유리하다는 말이다. 공격자 입장에서는 포위하고는 성안의 식량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만 있으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성의 구조가 꽤나 독특했다. 외성과 내성같은 구조로 된게 아니다, 앞성과 뒷성 정도로 여길 수밖에 없는 묘한 구조다. 왜 한 성벽 안에 성채를 넣어두지 않았을까?

 

 

뒤에 있는 성을 편의상 후성(後城)이라하고 앞에 있는 성채는 전성(前城)이라고 해두자. 전성이  공격당하면 후성에서 지원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성 사이의 거리가 너무 짧다.

 

 

성으로 이어지는 통로는 두겹의 문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수비하는 측에서는 다각도로 계산을 하고 만들었으리라.

 

 

후성은 전성보다 벽이 두텁고 높았다. 돌과 벽돌로 쌓아서 만든듯 한데 투석기의 공격에는 의외로 약할지도 모른다.

 

 

섬 자체의 면적이 작아서 그런지 성채 안은 좁았다. 사방을 벽으로 쌓고 거주공간과 수비공간을 만들고 나니 중간에 자리잡은 마당은 의외로 좁을 수밖에 없다.

 

 

 

성안 벽면에 나무로 통로를 만들어서 오르내릴 수있도록 만들었다.

 

 

나무로 된 통로가 사면으로 돌아가며 연결되어 있었다. 벽이 높아서 그런지 마당에 햇살이 들어오지 않았다.

 

 

벽체 속에 거주공간과 전시실이 있는 모양이다.

 

 

2층에 올라갔다가 컴컴한 내부 구조에 질려서 그냥 돌아나오고 말았다.

 

 

탐구열에 불타는 사람들은 꼭대기층까지 올라가서 살펴본다.

 

 

나는 올라가기를 포기했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올라가보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 꼭대기 층에 올라가서 사방을 살펴보았어야하는데 잠시 귀차니즘에 젖어서 포기해버린 것이 너무 아쉽다.

 

 

다른 사람들의 기록을 살펴보았더니 높이 올라가서 섬 주변 경관을 살펴보는게 그리 아름답다고 그러던데....

 

 

좁은 공간에 질린 나는 돌아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조금씩 숨이 막혀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폐쇄공포증을 느꼈다고 해야하나?  

 

 

이런 공간에 산다는 것은 갇혀 산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싶었다.

 

 

나는 전성으로 빠져나가는 문을 다시 한번 더 살펴두었다.

 

 

성문을 빠져 나와서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내가 거대한 감옥에서 방금 출옥한 것처럼 느껴졌다.

 

 

두개의 성을 잇는 통로에 서자 조금 살만해졌다.

 

 

 붉은 벽돌로 쌓아서 그런지 파란 하늘과 푸른 호수와 너무 잘 어울렸다.

 

 

계단을 통해서 전성 마당으로 내려왔다.

 

 

마당이 너르니까 조금 살것 같았다. 숨을 크게 쉴 수 있었다.

 

 

성 안쪽 구조가 상당히 아기자기하다.

 

 

마당에는 여러 가지 시설물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혹시 공연 공간으로도 사용하는게 아닐까?

 

 

나는 성바깥으로 나갔다.

 

 

이번에는 성벽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정말이지 그림같은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성벽을 따라 한바퀴 거닐고 있었다.

 

 

맑고 고요한 호수위에 작은 보트들이 떠서 흘러가고 있었다.

 

 

하늘엔 흰구름이 동동 떠서 흘러가는데 맞은편 기슭에 하얀 색 건물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우주트라키스 영주 저택이다.

 

 

호수에는 오리들이 떠다닌다.

 

 

물이 맑아도 너무 맑다.

 

 

곳곳에 흩어진 섬들과 호수를 둘러싼 얕은 산들.....

 

 

붉은 성채와....

 

 

부근을 다스렸던 영주의 저택.....

 

 

과연 리투아니아의 자랑이라 할만했다.

 

 

트라카이를 다녀오지 않으면 리투아니아의 핵심을 놓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이제사 조금 이해되기 시작했다.

 

 

거의 한바퀴를 다 돌았다. 섬이 워낙 작으니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군데군데 숨듯이 앉아서 멋진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갈대들이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었다.

 

 

오리들도 보트 흉내를 내는 것일까?

 

 

개를 데리고 산책나온 아가씨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나는 그녀의 옆모습을 슬며시 훔쳐보았다.

 

 

당당하게 다가가서 말을 붙이고 허락을 얻은 뒤 얼굴 모습을 찍어야하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의 옆모습에서 도도함과 고상함이 느껴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확실히 이 나라에는 미녀들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영주의 저택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렇더라도 이젠 놓아두고 돌아나가야한다.

 

 

육지로 이어지는 다리까지 거의 다 왔다.

 

 

나는 다리로 올라갔다.

 

 

호수 건너편에 보이는 마을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