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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트라카이는 찬란하게 아름다웠다 5

by 깜쌤 2017. 10. 28.

 

육지쪽에 노란색 파라솔을 펼쳐놓은 집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너머로는 호수를 끼고 낮은 집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수면에는 요트와 보트들이 떠있었다.

 

 

나는 육지로 이어지는 나무 다리를 건너면서 물위 풍경을 살폈다.

 

 

마스트를 하늘로 높이 세운 경쾌한 모습의 요트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육지쪽에서 바라본 트라카이성은 밝은 붉은 색 지붕을 인 동화속의 작은 집들 같았다. 

 

 

성채앞쪽으로는 몸통을 빨간 색으로 칠한 보트가 슬며시 흐르고 있었고 물가에는 돌고래 모습을 한 쌍동이 보트가 가벼운 물결에 살랑이듯이 흔들리고 있었다. 

 

 

 호수와 하늘과 물풀이 어우러져 비경을 만들어냈다.

 

 

아까보았던 노란색 파라솔이 펼쳐져 있던 가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나는 야외 테이블을 점령하고 앉아있는 수많은 백인들을 보고 기가 죽었다. 그들 눈에 우리 동양인들의 몰골이 어떤 식으로 비치는지 나는 대강 짐작한다.

 

 

의기소침해진 나는 그집에 들어가는 포기하고 다른 집을 물색했다.

 

 

호수가에는 작은 음식점들이 그 집 말고도 더 있었다. 

 

 

 나는 다른 집을 골라서 들어갔다. 뭐라도 좀 먹고 가야했기 때문이다.

 

 

야외용 테이블이 놓여져 있는 데크 너머로 과수원이 펼쳐져 있는 집이었다. 

 

 

 트라카이에서는 키비나스를 먹어봐야 한다. 나는 오렌지 주스와 키비나스를 주문했다.

 

 

전통적으로 즐겨먹는다는 검은 빵과 수프도 함께 주문했다.

 

 

나는 모든 것을 잘 먹는 축에 속하므로 먹는데는 조금도 이상이 없다. 기름기가 조금 떠있는 쇠고기 스푸는 그저 그런 요리였다.

 

 

단맛을 제거한 빵은 조금 싱겁고 퍽퍽한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키비나스가 나왔다. 얼핏보면 만두처럼 생겼다. 약 7.5유로짜리 식사다. 이렇게 간단히 먹어도 우리 돈으로 만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오늘날의 흑해 윗부분 크림(=크리미아)반도에 타타르인들이 모여 살았다. 그들은 투르크 계열의 민족으로 달려져 있다.

 

 

리투아니아가 대공국으로 위세를 떨칠 때 대공작들은 자기들을 경호하는 부대원으로 쓰고자 용감함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타타르인들은 리투아니아로 옮겨와서 트라카이 호수가에 모여 살게 했다.

 

 

그들을 카라임족이라고 한다. 키비나스는 그들 카라임족들의 전통요리다. 그러니 요리 속에서 동양적인 느낌이 나는지도 모른다. 저민 고기를 만두피 모습으로 생긴 빵에 넣어서 오븐에 구운 요리가 키비나스다. 

 

 

점심을 먹고 호수가로 나갔더니 우리나라 단체관광객들이 보인다.

 

 

단체여행객들은 트라카이 성을 한바퀴 도는 요트를 탈 모양이었다.

 

 

오랫만에 우리말을 들었더니 반가웠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 관광객들과는 말을 잘 섞지 않는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자기 과시하기를 좋아했다.

 

 

여행기록을 세밀히 남기는 사람도 드물었다. 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며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정말 드물었다. 

 

 

하도 많이 겪어보아서 이제는 그런 사람들을 소 닭 보듯이 한다. 물론 그들도 나를 그렇게 여길 것이다.   

 

 

그들이 떠나고 나자 호숫가는 다시 조용해졌다.

 

 

풍경 속에 가을 기운이 느껴졌다.

 

 

북구의 여름은 짧다.

 

 

여름 서너달은 황금시기다.

 

 

나머지 기간은 음울함의 계절이다.

 

 

그러니 즐길 수 있을때 마음껏 즐겨야한다. 늦가을이면 호수가 얼어붙는다.

 

 

호수만 어는게 아니다. 바다도 언다. 관광객들을 태운 요트가 나란히 달려나갔다.

 

 

하얀 돛이 붉은 성과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나는 호수가로 이어지는 도로를 천천히 걸었다.

 

 

이런 풍경은 자주 만나는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조용한 찻집이 있으면 잠시 쉬고 싶었다.

 

 

조금 더 걸어나갔더니 조정 경기장이 나타났다.

 

 

트라카이성을 둘러싼 이 호수는 리투아니아 수상 스포츠의 중심지 같았다.

 

 

요트와 보트가 많은 이유를 알겠다.

 

 

경기용과 관광용 사이에는 분명 어떤 차이점이 있겠지만 이거야말로 꿩먹고 알먹는 일이다. 

 

 

관광철에는 손님들을 위해 사용하고 비수기에는 스포츠용으로 즐기면 된다.

 

 

호수가를 따라 나있는 도로변에는 나무로 만든 작은 집들이 자주 등장했다. 

 

 

어떤 집들은 제법 크고 세련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집들은 분명 카라임족들의 전통가옥일 것이다.

 

 

마을이 너무 예쁘다.

 

 

지붕 너머로 성채가 보인다.

 

 

나는 찻집이 없는가하고 살폈다.

 

 

담장이 없으니 풍경이 한결 정겹게 느껴진다. 

 

 

 마침내 커피숍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레스토랑같기도 했다. 레스토랑이라면 커피도 함께 팔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