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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빌니우스 올드타운 4

by 깜쌤 2017. 10. 18.

 

우리는 지금 리투아니아를 통치했던 대공작이 살던 궁전 뒤로 우뚝 솟은 봉우리를 향하는 것이다.

 

 

봉우리 위에는 성탑이 우뜍 서있다.

 

 

게디미나스 성탑이다. 게디미나스는 빌니우스로 수도를 옮겼던 리투아니아의 영웅이다. 그는 왕이 아니라 대공작이었다. 그러길래 어떤 이들은 대공(大公)으로 부르기도 한다. 

 

 

성탑 위에는 리투아니아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성탑위로 오르는 길은 두가지다. 하나는 국립박물관 부근에서 리프트를 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대성당 광장에서 걸어올라가는 방법이다.

 

 

우리는 대성당 쪽에서 걸어올라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다.

 

 

봉우리 위에는 성탑 하나만 달랑 남아있는게 아니고 성채도 일부분이나마 남아있다.

 

 

성채로 향하는 길은 돌로 포장되어 있었는데 달팽이 껍질처럼 나선 모양으로 감겨있었다.

 

 

조금만 올라가도 그 높이때문에 빌니우스 시가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붉은 벽돌로 만든 성채가 잘 관리해둔 푸른 잔디밭과 어울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성채로 올라가는 지름길은 돌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우리라고 그냥 지나칠 수가 있나싶어 여자들 뒤를 따라 올라가보았다.

 

 

아래로 보이는 건물들은 리투아니아 국립박물관과 무기고다.

 

 

도시를 감아흐르는 저 물길은 네리스강이다.

 

 

성채 밑 네리스 강변에 자라잡은 하얀색 건물은 예술 디자인 박물관이다. 그 옆 붉은 지붕을 가진 건물은 무기고라고 보면 된다.

 

 

그늘이 내려앉은 돌벽위에 앉은 한쌍의 청춘남녀가 애정을 담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건너편에 짙은 숲이 보였다. 세개의 십자가가 서있는 언덕이다.

 

 

네리스 강너머 신도시 구역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구시가지쪽은 붉은 색 지붕을 가진 집들이 소복하다.

 

 

두사람에게는 지금이 제일 좋은 시절이다.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옆을 지났다. 

 

 

건너편 언덕위에 서있는 세개의 십자가가 이제사 모습을 드러냈다.

 

 

빌니우스 구시가지 바깥은 언덕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사 깨달았다. 

 

 

 도시가 정말 아름답다.

 

 

현대식 건물이 들어찬 구역보다 구시가지가 훨씬 더 아름답다는 사실을 확연하게 깨닫는다.

 

 

빌니우스 시가지는 교회로 덮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하지만 현대식 시가지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꾸준히 성채를 향해 걸어올라오고 있었다.

 

 

도시에 숲이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성채 안 길가에 붙은 네모난 작은 시설이 바로 국립박물관에서 올라오는 리프트 도착점이다.

 

 

아까 이야기를 꺼낸대로 걸어서 올라와도 되고 리프트를 타고 올라와도 된다. 

 

 

마침내 우리들은 성탑을 마주하게 되었다.

 

 

성벽위에 붙어서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즐거움을 어찌 놓칠 수 있으랴?

 

 

이런 멋진 경치를 그냥 버려두고 내려간다는 것은 범죄행위나 마찬가지다.

 

 

유럽에는 삼색기들이 많다.

 

 

깃발 속에는 그들이 추구해왔던 가치가 담겨있다.

 

 

정의, 자유, 박애, 기사도, 평등, 인권, 인간의 존엄성........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인들은 과연 무엇을 추구해왔던가?

 

 

그들은 부귀, 영화, 장수, 출세, 가문의 번성 같은 개인적인 가치를 추구해오지 않았던가?

 

 

그러면서도 세계의 지도국이 되겠다는 생각은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도덕적인 우위라도 점해야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부족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성탑 밑까지 도달했다.

 

 

성탑에 오르면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겠지만 나는 올라가는 것을 포기했다.

 

 

팀멤버 두분은 안으로 들어가고 나는 바깥에 남았다.

 

 

혼자 여행온 한국인 여자분을 만났다.

 

 

그녀는 일주일간의 금쪽같은 휴가를 얻어 발트 삼국 여행을 떠나왔단다. 우리가 25일간의 예정으로 돌아다닌다고 하자 너무 부러워했다. 그럴 수도 있으리라. 오히려 나는 그녀의 젊음이 더 부러워졌다.

 

 

리투아니아 국립박물관이 성벽 밑에 보인다.

 

 

내가 그녀처럼 젊었던 날,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돈도 없었거니와 여권을 만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가 가난했으니 먹고 살기에도 너무 힘들고 바빴다.

 

 

팀멤버들이 성탑 관람을 마치고 나왔기에 내려가기로 했다. 그래도 벌써 오후 7시 반이 넘어간다.

 

 

열기구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열기구가 솟아오르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이 필요한데 아침 저녁이 그래도 나은 모양이다. 

 

 

 그림자가 아까보다 더 길게 눕기 시작했다.

 

 

지는 해는 속도가 빠른 법이다.

 

 

발걸음을 재촉해야만 했다.

 

 

열기구들이 마구 날아오르고 있었다. 많기도 해라.

 

 

성채 안녕!

 

 

밑에 내려와서 입지조건을 생각해보니 성이 자리잡을 만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남은 햇살 조각이 광장 주위에 떨어져 있었다.

 

 

시청광장과 구시청 건물도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었다.

 

 

해가 떨어지자 순식간에 어둠이 밀려왔다. 구시청 부근 골목에서 한식당을 만났다. 반가웠다.

 

 

고급스럽게 꾸며두었다. 종업원은 현지인이었는데 생각보다 음식값이 비쌌다. 우리 음식이 그리워졌지만 먹고싶진 않았다. 

 

 

근처 수퍼에서 장을 보았다.

 

 

호스텔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 빨리해야만 했다.

 

 

해가 지면 방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커피포트를 큰 것으로 구해주었기에 빵과 과일과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저녁을 먹고 일기를 기록했다. 벌써 밤 10시 50분이 되었다. 이젠 잘 시간이다. 길고 긴 하루가 그렇게 후딱 지나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