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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라트비아의 보석 시굴다 2

by 깜쌤 2017. 9. 22.

 

인적이 뜸한 도로 너머로 벽돌집들이 느긋하게 늘어서있었다.

 

 

아침부터 길거리의 모든 풍경들이 조는듯 하다.

 

 

길 건너편 노란색 둥근 건물은 화장실인듯 하고 두채의 건물 사이로 버스들이 보였다.

 

 

이제 바르게 찾은듯 하다. 저 너머가 버스 터미널일 것이다.

 

 

철교가 보인다. 그렇다면 저쪽은 다우가바강일 것이다. 

 

 

이 벽돌 건물들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강변에 줄지어 있는 것으로 보아 창고였을 가능성이 높다.

 

 

건물 모습을 가지고 미루어 짐작해보건데 단연코 사람들이 생활하며 살아갔던 거주시설은 아닐 것이다.

 

 

바닥은 납닥한 돌로 깔았고 거리는 한없이 깨끗했으며 사방천지가 모두 깔끔했다.

 

 

도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내려갔더니 초대형 군용 콘센트같은 건물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제사 건물 주위로 자동차도 조금 보이고 사람들 그림자가 얼씬거리기 시작한다. 

 

 

 파란색으로 칠한 트램이 우리들 앞을 지나갔다.

 

 

그렇다. 거기는 시장이었다. 바로 리가 중앙시장이다. 둥근 지붕을 가진 건물 바깥으로 파라솔을 펼친 난전들이 자리잡았다. 

 

 

안쪽으로 들어가보았더니 수산물 가게부터 눈에 들어왔다. 내부는 엄청 넓었고 사람들은 한가하게 돌아다니며 장을 보고 있었다. 

 

 

파는 사람들이나 사는 사람들이나 모두들 조금은 여유가 있어보인다. 시장이 가지는 특유의 소란스러움이 없었다. 바닥조차 한없이 깨끗했다.

 

 

시장건물 모두를 다 구경할 여유까지는 없었기에 우리는 버스터미널과 연결된 길을 따라 건너편으로 걸어갔다.

 

 

중앙시장과 터미널 공간 사이에는 물길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물길은 리가 시자지내의 올드타운 옆으로 난 운하와 연결되어 있었다.

 

 

시외버스 터미널은 리가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이 이웃해서 있다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다.

 

 

대합실을 찾아가서 시굴다행 버스표를 샀다. 일인당 2.5유로였다. 시굴다까지는 약 52킬로미터의 거리다. 리투아니아의 수도인 빌뉴스로 가는 표를 사기 위해서 물어보았더니 매표소 뒤에 따로 마련된 사무실에서 판다고 했다.

 

 

사무실에 찾아가서 내일 아침 9시 1A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버스표를 미리 구입해두었다. 한사람당 18.7유로였는데 우리 돈으로 환산해보았더니 약 23,700원 정도가 되었다. 비싸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이동할 표를 미리 구입해두었더니 마음이 편해졌다.

 

 

이젠 시굴다로 가는 버스를 타야할 차례다.

 

 

시굴다행 버스가 대기하는 플랫폼을 찾아나섰다. 

 

 

12번 승강대니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라비아 숫자로 표시를 해준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던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동안 아라비아 숫자가 가지는 편리함과 고마움을 잘 모르고 살아온듯 하다. 

 

 

플랫폼 천장에 달린 전광판에서는 연월일까지 표시를 해주고 있었다.

 

 

시굴다로 가는 버스는 10시 20분에 있다는 말이겠지? 12분 뒤에 출발한다니 그동안은 여유가 조금 있다. 나는 주위 풍경을 둘러보기로 했다.

 

 

유럽의 언어는 서로 비슷하기에 영어나 독일어정도만 조금 알면 이해하기가 너무 편하다. 그러나 그런 연관이 안되는 나라가 몇나라 존재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헝가리다. 그렇다면 그들의 언어체계는 인도아리안 종족들이 공통으로 쓰는 말과는 계열자체가 다르다는 말이 된다. 

 

 

쿠스트바스 사락스트스 정도로 읽어야할까? 영어와 연관 지을 수 있는 말은 바스 정도일텐데....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밑을 보면 대강 이해가 된다.

 

 

시굴다행 버스는 8시 15분 부터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괄호속에 있는 숫자들은 1부터 7까지만 있으니 요일을 의미할 것이다. 1이라는 숫자가 일요일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월요일을 의미하는 것인지만 해결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라트비아말과 영어, 그리고 러시아말로 표시되어 있으니 이해하는 것은 너무 쉽다.

 

 

 

시굴다는 리가에서 동북쪽으로 120여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거기에 가보는 것이다. 거긴 도대체 뭐가 있기에 가보고 싶어하는 곳일까? 그게 궁금하긴 나도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그날 우리의 선택은 탁월했다는 것이다.

 

 

버스는 정시에 출발했고 이내 시내를 벗어났다. 숲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한번씩은 정차해서 손님들을 태우기도 했다. 그런데 이 양반은 왜 이리 인상이 험악하지?

 

 

도로 옆으로는 소나무숲과 자작나무 숲이 이어졌다. 소나무들은 하나같이 위로만 쫘악쫘악 치솟아 오르면서 자란다.

 

 

4차선 도로는 너무 시원하게 뚫려있었다. 중앙분리대만해도 제법 넓게 책정되어있었고 차량 통행은 그리 많지 않았다.

 

 

철로 위를 지나갔다. 복선이다. 아마 시굴다로 이어지는 철길이리라.

 

 

한번씩은 가는 길과 오는 길이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는 그런 도로가 나타나기도 했다. 왼쪽 숲 건너편에 리가로 이어지는 도로가 숨어있으리라. 도로와 도로사이에는 숲으로 격리되어서 건너편에서 오는 차들이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이런 낙서가 싫다. 그래피티(graffiti) - 비슷한 발음을 가진 말로 그래비티(혹은 그래버티) gravity는 중력, 인력, 만유인력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음. 우주에서의 재난을 다룬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함 - 도 예술 영역으로 너그러이 이해를 해주는 분도 많은듯하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예술을 빙자한 낙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해진 공간과 정해진 구역에서 하는 행위는 예술로 봐줄 수도 있지만 공공시설물에 아무렇게나 휘갈기는 것은 낙서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한번씩은 자작나무 숲이 나타나기도 했다. 

 

 

 약 225만 명의 인구가 6만5천 제곱킬로미터의 땅에 흩어져 살아가는 나라가 라트비아다.

 

 

그러니 대부분의 국토는 텅 비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로세로 사방 1킬로미터의 땅에 약 35명 정도가 산다는 말이 되니까 말이다. 

 

 

라트비아는 산이 거의 없는 아주 특이한 나라다. 우리 주위에 흔하디 흔한 그런 산이 이나라에는 거의 없다.

 

 

거의가 평지로 이루어진 나라인데 인간이 살지 않는 곳은 대부분이 숲이라고 봐도 거의 틀리지 않는다.

 

 

시굴다로 오는 길목 중간쯤에서 한번 마주치고는 이내 헤어졌던 철길이 다시 나타났다. 돌로 길바닥을 예쁘게 포장한 길을 걸어가는 여성의 발걸음이 한없이 경쾌하다.

 

 

철길가 잔디밭에 자작나무가 한줄로 서서 은빛 이파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평화스럽기 그지없는 장면들이다.

 

 

버스가 철길을 건넜다. 시간상으로 보아 거의 다온듯 하다.

 

 

잘 정돈된 풀밭이 나그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오른편으로 오렌지색 낮은 건물이 등장했다.

 

 

척봐도 기차역이다. 

 

 

버스에서 내린 나는 위치를 확인해두었다. 천천히 달려왔으니 그래도 한시간은 족히 걸렸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은 서로 이웃해있다.

 

 

나는 오렌지색으로 진하게 칠해진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걸어가면서도 눈길을 돌려 사방을 살펴보았다.

 

 

안내판을 찾아내고는 사진을 찍어두었다. 이런 안내판 하나가 가지는 의미는 정말 크다.

 

 

역건물 너머로 기차가 보인다. 시골역이 왜 이리도 깔끔한지 모르겠다. 디자인은 또 어떻고?

 

 

시굴다 기차역은 현대식이었다.

 

 

라트비아를 대표하는 관광지답게 완벽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역앞 광장에는 독특한 모습을 한 시계탑이 서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단정하게 들어앉은 오렌지색 건물!

 

 

색채감과 간결미가 탁월하다.

 

 

기차역 앞은 시계탑을 품은 광장이 앙증맞은 화단에 둘러싸여 있었고 광장 끝에는 예쁜 집들이 줄을 서있다.

 

 

숲속으로 연결된 도로가 동네 옆으로 나있었다.

 

 

기차역 안으로 들어갔더니 외관과는 다르게 연한 연두색 벽으로 색칠되어 있었고 바닥은 칸딘스키의 그림처럼 큼지막한 격자무늬가 수놓아져 있었다. 

 

 

도대체 누구 작품일까? 라트비아의 시골 기차역이 이정도라면 대단한 미적인 감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다.

 

 

 

리가로 이어지는 차편은 제법 많았다. 이 정도 정보수집만 해도 충분하다. 이제는 시굴다 지도를 구해야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