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리가의 올드타운 3

by 깜쌤 2017. 9. 18.

 

올드타운 구경을 위해 나는 호텔에서 Riga Today라는 소책자를 하나 구해왔었다. 물론 영어로 된 작은 책인데 거기에서 권하는 방법대로 건물을 찾아다니는 중이다.

 

 

그런데 이 부근에서부터 헛갈리고 말았다. 건물과 벽 구조로보면 성벽이 틀림없다. 문제는 저 문이 스웨덴문이냐 아니냐하는 것인데.....

 

 

 리가는 평지위에 세워진 도시다. 방어를 위해서는 두터운 성벽으로 둘러싸야한다. 독일상인들이 몰려들어 개척한 도시니만큼 생존을 위해 나름대로 튼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문을 빠져나오자 다른 경치가 펼쳐졌다. 나는 방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커다란 나무 밑에는 야외카페가 자리잡았고 광장처럼 보이는 공터 주위를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8월인데도 나뭇잎들이 돌바닥 위로 떨어져 조금씩 딩굴고 있었다.

 

 

방향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니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와버린듯 하기도 하다. 저 파란 건물은 눈에 익었다.

 

 

이왕 이렇게 되어버렸다면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는게 상수다.

 

 

좋은 경치라도 만나면 행운을 잡은 것이고 못만나면 팔자소관으로 넘기면 된다.

 

 

인상좋은 영감 하나가 창문에서 나를 보며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사진이었다. 

 

 

 카페가 하나같이 예쁘다.

 

 

인력거 비슷하게 생긴 것이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번호판까지 달았다.

 

 

이 거리는 짙은 보라색이다.

 

 

장식품들 하나하나마다 감각이 살아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현지인들인지 관광객들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날씨가 좋으면 거리가 한없이 화사하게 보일것 같다.

 

 

거리를 지나다니는 택시 디자인조차 예사롭지 않았다.

 

 

어느 모퉁이를 돌았더니 거대한 쇼핑몰이 나타났다.

 

 

올라가보기로 했다. 카메라 가게가 있나싶어서 말이다.

 

 

있긴 있었다. 하지만 일행 한분이 구하기를 원하는 물건이 없었다.

 

 

우리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햄버거와 피자를 파는 가게를 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두분은 햄버거를 시키고 나는 마르가리타 피자를 주문했다.

 

 

라트비아 물가가 조금은 싸다길래 은근히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막상 내 앞에 내어져 나온 지름 20센티미터짜리 피자는 너무 작게보였다. 피자 작은 것 한판의 가격이 3유로였다.

 

 

일행 두분에게 은근히 미안해졌다. 맛이라도 보금 보시라고 떼어드렸다.

 

 

어설픈 점심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은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골목을 걷다보니 문신을 해주는 가게도 보인다.

 

 

현대식 건물과 옛 건물이 제법 조화를 이루었다. 쇼핑몰이 구시가지 한가운데 자리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기와집 동네안에 현대식 백화점이 들어앉았는데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디자인 했다면 그것도 감각이며 실력이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그런 라트비아가 아니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라는 이름을 가진 그들 발트 삼국이 러시아로부터 독립한지는 이제 이십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화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어떤 저력이 가득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일이 아니었을까?  

 

 

용감하게 거친 바다로 나가 발트해 연안을 개척했던 중세시대 이래로 전해진 상인정신이었을까? 아니면 길드나 마이스터 같은 제도의 유산때문일까?

 

 

여긴 공연장인가보다.

 

 

재즈공연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길거리에는 숱한 카페들이 자리잡았다.

 

 

찾았다. 마침내 고양이가 올라앉은 건물을 찾아낸 것이다.

 

 

마침내 숙제를 해결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고양이가 올라앉은 건물은 찾았으니 과제 하나를 해치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속이 후련해졌다.  

 

 

 그냥 마구 돌아다니는 것 같은데도 만날 건 다 만나는 셈이고 볼건 다 보는 셈이다.

 

 

그러다가 골목 끝에서 담쟁이로 덮인 붉은 원통 모양의 건물을 만났다. 담쟁이가 건물 한쪽을 거의 다 집어삼킨듯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