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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라트비아의 보석 시굴다 1

by 깜쌤 2017. 9. 21.

 

카페 의자에 걸쳐놓은 보라색 천들은 오늘같은 우중충한 날 카페에 들른 손님들을 위한 무릎 담요일 수도 있겠다.

 

 

지금 내가 바라보고 서 있는 저 교회는 라트비아 사람들이 Rigas Doms라고 부르는 루터교회의 주교좌가 있는 교회다. 흔히들 리가 대성당 혹은 리가 성당이라고 부른다.  

 

 

리가의 랜드마크 격인 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 건물 안에 있는 파이프오르간이 규모면에서 그렇게 유명하다고 소문이 났다는데 안으로 들어가보질 못했다. 내가 바보짓을 한 것이다.

 

 

교회앞은 리가 시내에서 제일 크다고 소문난 광장이 있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건물 앞은 야외카페들이 진치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이 매력적인데다가 아름답기까지 해서 나그네의 얇은 주머니를 유혹한다는게 문제다.

 

 

라트비아 라디오라는 이름을 단 건물이 광장 한쪽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진 속에서 제일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다.

 

 

리가에서 라디오 방송을 처음 시작한 것이 1925년 11월 1일이라니까 그때부터 존재했었던 빌딩인지도 모르겠다.

 

 

리가 라디오 빌딩이 있는 광장 맞은편에 성당이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 광장에 서서 보면 베드로 교회의 첨탑이 보인다. 그러니까 리가의 올드타운은 그리 크지 않다는 말이 되기도 하고 중요한 구경거리들이 주위에 모두 돌아가며 옹기종기 모여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광장 주위로는 모두 일곱개의 도로가 연결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광장 바닥에는 주차공간과 주행공간을 구별하는 고깔들이 깔려있었다.

 

 

교회 건물 옆으로 작은 들꽃이 피어있는 초록 공간이 있어서 눈을 싱그럽게 만들어주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서 파이프 오르간을 구경하지 않은 것은 큰 실수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정보부족이 가져온 비극이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한번씩은 멍청한 짓을 하는 법인데 주로 돈이 부족해서 지나치게 아끼다가 일어난 일이거나 아니면 사전 정보를 가지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다.   

 

 

자전거 거치시설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런 시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자전거를 세워둘 수 있는 디자인이 특색있는 모습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내가 살고있는 도시의 자전거 거치 시설 디자인은 별로다. 그게 내가 경주를 떠나고자 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미적인 감각을 추구하지 않는 도시는 죽은 도시나 마찬가지다.

 

 

라디오 빌딩에 다시 한번 더 눈길을 던져주고 교회 건물 옆으로 이어지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자전거와 사람만이 지나다닐 수 있다는 표시였을까? 도로표지판에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골목을 빠져나가자 '검은머리 전당' 앞의 너른 광장이 나타났다.

 

 

이제 우리들은 올드타운의 몇가지 시설을 빼고는 거의 다 훑은 셈이 되겠다. 왕궁과 국회의사당을 놓친 것이 아까웠다.

 

 

검은머리 전당 앞의 광장에 서면 전쟁박물관과 리가 국립도서관까지 한꺼번에 다 눈에 넣을 수 있다. 

 

 

바로 뒤를 돌아다보니 리가 시청이 우뚝 서있었다. 우리는 시청 앞 현관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잠시 피했다. 빗방울이 다시 슬슬 뿌려대기 시작했다.

 

 

건물 벽면 전체를 활용해서 안내문구를 넣었다.

 

 

무엇에 관한 역사를 써둔 것 같은데.....  읽을 수가 없으니 야속하기만 하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도 내리니 돌아가서 쉬는게 상책이다. 밤새도록 기차 속에서 시달렸으니 알게모르게 피로가 조금 누적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묵고 있는 방은 6층 꼭대기방이다.

 

 

지붕 바로 밑이어서 천장이 경사져 있었지만 그게 더 매력적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빗방울이 제법 굵어졌다. 호텔방으로 일찍 돌아온 것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 되었다. 침대에 누워 쉬기로 했다. 

 

 

  방안 시설은 아주 간결하다. 휜색과 브라운이 주조를 이룬다. 

 

 

ㄱ장로가 혼자 묵고 있는 방을 찾아가보았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였다. 이번 여행에서 ㄱ장로는 음식공급을 주로 맡아 처리했는데 장보기 실력이 워낙 출중해서 덕분에 좋은 음식을 자주 얻어먹을 수 있었다. 

 

 

ㄱ장로가 장봐온 음식물들이다. 일인당 3유로 정도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으니 그건 전적으로 ㄱ장로의 공로다. 저녁을 먹었으니 이젠 쉴 차례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비가 많이 오자 경사진 창문 사이로 빗방울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2016년 8월 23일 화요일 아침이 밝았다. 북유럽 여행 16일째다. 그동안 두편의 여행기를 동시에 쓰느라고 이쪽 진도가 많이 늦어버렸다. 이제부터 박차를 가해야겠다. 아침식사를 하러 1층으로 내려갔다. 입구 우측에 레스토랑이 숨어있었다.

 

 

이 정도면 멋진 식사다. 뷔페식으로 되어있으니 양껏 가져와서 먹으면 된다. 속을 든든히 채우고 방으로 올라왔다. 나는 오렌지 주스와 함께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도 같이 마셔주었다.

 

 

이제 호텔을 나설 차례다. 호텔에 숙박할 때 나는 주로 계단을 사용한다. 비상시를 대비한 행동이기도 하지만 신체 운동을 위해서도 그렇게 한다.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환경보호를 위해서다.

 

 

나는 환경주의자다. 가능하면 걸어다고 시내 출입을 할 땐 주로 자전거를 이용해서 돌아다닌다. 그러기에 아직도 차를 구입하지 않고 산다. 장거리를 갈 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된다. 

 

 

그런 습관이 몸에 배여있기에 이런 곳에 와서도 주로 걸어다닌다. 트램이나 시내버스를 사용해도 되지만 가능한 한 걸으려고 노력한다.

 

 

대중교통수단으로는 버스보다 기차를 더 애호하는 편이다. 나는 리가 기차역을 향해 걸었다.

 

 

기차역 광장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전시회를 겸한 공간으로도 활용하는 것을 보고 무릎을 쳤다.

 

 

라트비아는 그런 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었다. 나중에 우리들은 발트해에 면한 세나라를 모두 둘러보게 되지만 가장 많은 발전 가능성을 내포한 나라를 찍으라면 주저없이 라트비아를 꼽아주고 싶다. 

 

 

리가 기차역으로 향한 까닭은 시굴다로 가는 기차표를 구하기 위해서다.

 

 

하늘이 너무나 푸르고 맑았다. 어렸던 시절에 보았던 그런 하늘이다. 벌써 아홉시 십분이 되었다.

 

 

시굴다로 가는 기차는 10시 반에 출발한단다. 그렇다면 약 한시간 이십여분 정도를 기다려야했기에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무원에게 물어본바 리가에서 빌뉴스로 가는 기차는 없다고 들었다. 우리의 다음 행선지 국가는 리투아니아다. 발트 삼국 중에서 제일 밑에 있는 나라로서 폴란드 및 벨라루스(예전의 백러시아, 수도는 민스크)와 국경을 맞댄 나라다. 리투아니아의 수도가 빌뉴스이다.  

 

 

사정이 그러하다면 리투아니아로 가는 버스표를 사두어야한다. 오늘 우리가 행선지로 정해놓은 시굴다로 가기 위해서도 버스를 타는 것이 시간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서자 우리는 기차역을 나와 버스 정류장을 찾아나섰다.

 

 

스마트폰으로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찾아 걸었지만 자꾸만 멀어지는게 아닌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기차역에서 나올때 방향을 잘못 잡았던 모양이다.

 

 

어제 아침 러시아에서 리투아니아로 넘어오는 국제열차에서 본 리가역 부근의 높은 빌딩이 지금 우리들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누가 봐도 이건 스탈린 양식의 건물이다. 그건 맞는 사실이었고 나중에 알고보니 라트비아 과학 아카데미 건물이었다. 버스터미널을 찾아간다는 것이 리가 역에서 방향을 잘못 들어 엉뚱한 장소를 헤매는 모습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념비적인 건물을 구경하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라고 해야겠다. 아래 지도를 보기로 하자.

 

 

 

1번 :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리나 호텔

2번 : 리가 기차역

3번 : 라트비아 과학 아카데미(Latvian Academy of Sciences)

4번 : 재래시장

5번 : 시외버스 터미널

6번 : 리가 올드타운

7번 : 리가 시내 운하

 

컴퓨터 화면으로 이 여행기를 보고 있을 경우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나타날 것이다. 지도를 보면 우리가 어디에서 방황하고 있었는지를 쉽게 구별할 수 있지 싶다.

 

 

틀림없이 이 부근 어딘가에 버스 터미널이 있지 싶은데.....  

 

 

모르면 물어야한다. 그게 최고이자 최상의 한수다.

 

 

 현지인에게 물어 방향을 잡았다.

 

 

알고보니 버스터미널은 바로 부근에 있었는데.....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