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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라트비아의 리가에 도착하다

by 깜쌤 2017. 9. 11.

 

얼마나 잤을까? 여자승무원이 지나가면서 "패스포트 콘트롤"이라고 말하면서 자고있는 사람을 쿡쿡 찌른다. 나도 그 바람에 일어나 앉았다. 한명이 여성 공무원이 천천히 여권을 체크한다. 출국 체크를 하는 동안 또 다른 공무원 한명은 탑승객들의 짐을 검사하기도 했다. 여권의 전자칩이 들어있는 부분을 검사기에 넣으면 어디선가 연락이 온다. 

 

 

그러면 검사기에 전자펜으로 눌러서 무엇인가를 입력한 뒤 스탬프를 찍어주었다. 새벽인데다가 밖은 캄캄하니 약간 위압적인 느낌이 든다. 출국하려는 사람을 붙들어두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런 식으로 검사를 하다보니 자그마치 한시간이나 걸렸다.

 

 

일찍 일어난김에 침대칸을 정리해두었다. 4시 15분에 다시 출발하여 러시아 국경을 넘은 기차는 천천히 달리다가 삼사분 뒤에 다시 섰다. 이번에는 라트비아 입국수속을 밟아야할 것이다.

 

 

라트비아는 유럽연합의 멤버 국가기에 조금은 신속하게 진행되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 네명이 올라와서 한팀이 되어 입국심사를 한다. 그런 면에서는 러시아보다 조금 낫다. 그들은 일행 두명에게는 신속하게 넘어갔는데 나에게는 조금 까다롭게 굴었다. 

 

 

"유럽에는 왜 왔느냐?"

"언제까지 머무를 생각이냐?"

 

스탬프를 찍어주려다가 자꾸만 망설이더니 몇가지를 더 물어보는 것이었다. 은근히 불쾌했다. 유럽연합이 무슨 낙원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들이 내려가자 벌써 5시 30분경이 되어간다.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러나 한시간밖에 눈을 붙일 수 없었다. 

 

 

승무원이 베게보 숫자까지 다 확인한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천천히 잘 개어서 넘겨주었다. 베개와 매트리스를 구별하지 않고 함께 말아서 선반에 올려둔 사람에게는 여자 차장이 재확인하고 베겟닛만 뽑아갔다.

 

 

나는 내가 잤던 1층 공간의 가운데 부분을 접어서 원래의 탁자모양으로 만들어두었다. 그런 뒤 비어있는 칸에 가서 밖을 구경했다. 리가까지는 평지가 계속되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플 것이다. 드넓은 대지를 가진 작은 나라들이 독립해 떨어져 나갔으니 말이다. 떨어져 나간 것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그런 나라들이 모두 유럽연합의 일원이 되어버렸으니 등을 찔린 기분이리라.

 

 

드넓게 펼쳐진 평야지대에서는 지평선을 볼 수 있었다.

 

 

철길 가의 건물들이 햇살을 받고 깨어나기 시작했다.

 

 

러시아보다는 색깔이 밝은듯 하다.

 

 

밀밭에도 윤기가 흐르는듯 하고.......

 

 

분명히 같은 땅인데도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은 러시아라는 나라가 가지는 이미지때문일 것이다.

 

 

글자들이 영어식으로 표기되어 있으니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공포의 시릴 문자에서 드디어 해방된 것이다.

 

 

사실 유럽의 언어라는게 그게 그것 아니던가? 읽을 수만 있으면 의미를 대강 유추해낼 수 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한번씩은 자작나무 숲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온듯 하다.

 

 

하늘로 치솟은 스릴린 양식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저 건물의 위치만 파악해두어도 리가에서 방향찾기가 많이 편해진다. 라트비아, 리가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니 어디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분들을 위해 지도를 올려드린다.  아래 지도를 보자.

 

 

 

위의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확대되어 나타난다. 모바일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발트해를 끼고 있는 작은 세나라 가운데 중간에 있는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에 도착하고있는 중이다. 위에서부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하는 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쉽게 기억하는 방법은 앞머리 글자만 따서 '에라리'하는 식으로 외우는 것이지만 나는 살짝 바꾸어서 "에라이~~"하는 낱말로 외워두었다. 

 

 

마침내 열차는 9시 24분 약속한 시간에 정확하게 리가에 도착했다.

 

 

첫인상? 그저 그렇다. 리가가 열차의 종점이 여기가 아닌듯하다. 타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스런 디자인을 가진 열차를 남겨두고 대합실을 향해 걸었다.

 

 

역 건물은 현대식이다. 느낌이 점차 달라진다. 대합실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사방에 알파벳이 널려있으니 그나마 좀 살것 같다. 배낭을 벗어두고 일행 한분으로 하여금 지키게 했다. 

 

 

대합실 밖으로 나가보았다. 현대식이다. 라트비아는 눈부시게 변하고 있었다.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으로 수도 리가부터 변하고 있는듯 하다.

 

 

스마트폰을 켜서 부근에 있는 호텔을 검색했다. 그렇게 해서 찍은 호텔이 릭스웰 이리나호텔이다. 물론 다른 사람의 여행기에서 한번 읽어본 적이 있는 호텔이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양한 색상을 지닌 트램이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

"와! 멋있다."

 

 

리가역 광장 맞은 편에 맥도널드 가게가 보인다.  

 

 

기차역 광장을 둘러싸고 현대적인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찾았다. 우리가 목표로 삼았던 릭스웰 호텔이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보이는 호텔이 이리나호텔이다.

 

 

호텔 앞에서 본 역광장의 모습이다. 이 정도면 너무 찾기 쉬운 것 아닌가? 물론 우리는 예약하지 않고 무작정 찾아갔다. 이번에는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자.

 

 

 

빨간색 점 : 리가 중앙역

노란색 점 : 리가 올드 타운 - 리가 관광의 핵심이다.

초록색 점 : 릭스웰 이리나 호텔. 그냥 이리나 호텔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싱글 룸 한개와 더블 베드룸 하나를 90유로에 구할 수 있었다. 헬싱키에서는 호스텔 하나에 하루 150유로였으니 라트비아는 일단 핀란드 물가의 60%수준이라는 식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인데 우리가 10시가 안되서 찾아왔으니 문제가 생긴다.

 

 

일단 방값을 치뤄두고 배낭을 맡기고 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기차역으로 다시 돌아갔다. 

 

 

기차역에 남아있던 동료 한사람을 다시 만나서 배낭을 메고 호텔로 찾아갔다.

 

 

오후 2시 이후에 찾아오기로 하고 배낭을 맡겨두고 올드타운을 구경하러 나섰다.

 

 

우리는 하는 일이 너무 잘되는 팀이어서 호텔도 쉽게 구했다. 그것도 기차역 부근에 구했으니 그만큼 편하게 생겼다.

 

 

오늘은 구시가지를 훑을 생각이다.

 

 

기차역이 끝나는 지점 맞은 편에 잘 꾸며진 녹지대가 보였다. 산책로로는 그저그만이겠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적었다. 하기사 나라 전체의 인구가 20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숫자의 사람들이 경상도와 전라도 전역에 흩어져 산다고 생각하면 이나라의 인구밀도가 대강 계산될 것이다.

 

 

알다시피 라트비아의 수도는 리가Riga다. 광고판에는 리가라는 글씨가 재미있게 그려져 있었다.

 

 

커다란 닭 한마리가 풀밭 한가운데 서있었다.

 

 

보통 장닭이라면 프랑스의 상징이라고 알고 있는데 여기서 닭을 만날 줄은 미쳐 상상을 못했다. 정면에서 본 모습이 인상적이다.

 

 

볏이나 깃으로 보아서는 장닭이다. 화려하면서도 아름답다.

 

 

지하도로 내려가보았다.

 

 

지하도를 통해 도로를 건너가면 드디어 올드타운이 나타날 것만 같았다.

 

 

이제 분위기가 슬슬 바뀌기 시작한다. 4,5층 짜리 건물들이 줄을 이었다.

 

 

비슷한 층수의 건물들이 이어진다는 것은 건물의 고도에 제한을 둔다는 말이리라.

 

 

건물들 색깔이 제법 산뜻하다.

 

 

옛건물 사이사이에 현대적인 건물이 끼어들었지만 난하지 않았다. 그것 참.....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