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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회심 5

by 깜쌤 2017. 8. 23.

인생길이라고 하는게 참으로 굴곡이 많은 험한 길같습니다. 어떤 길을 택해서 걷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자기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결정할 수도 있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절대자의 권능으로 다른 길을 택해서 걷게 하실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인생길을 자기가 택해서 걷는 것 같습니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절대적인 주권을 가지신 어떤 분이 소명이나 사명을 강제로 떠맡겨주시는 듯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내가 마음대로 살아온 것 같은데 알고보니 어떤 거대한 힘에 떠밀려 살아온 것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날 나는 지난 32년간 살아온 과정을 하나하나 되짚어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어디서부턴가 분명히 잘못된 길을 걸었습니다. 가장 잘못 선택한 것 가운데 하나가 직업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제법 멀리 가버려서 궤도 수정을 하기에는 조금 벅차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결정적인 것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만 그런 이야기까지는 이런 공간에서 밝히기가 조금 곤란합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에도 얼마든지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었습니다만 사람이 어떤 어두운 영적인 존재에 의해 한번 미혹되기 시작하면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경험했습니다. 사람이 미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컴퓨터와 같은 기능을 하는 인간의 두뇌 회로에 이상이 생기게 되면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가 힘들어집니다. 


 

 

 뇌를 심하게 다친다든지 뇌 혈관에 이상이 생긴다든지 함으로서 생기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는 이 세상에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그런데 신체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헛것을 보고 헛소리를 하며 비정상적인 언행을 일삼는다면 우리는 흔히 미쳤다고 말합니다. 미친다는 것! 정말 이상하고도 신비한 일 아닐까요?

 

당시 나는 서서히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는 그 증상이 덜했지만 1983년 8월 3일 이후로부터 나는 극심한 혼란상태에 빠져들고 맙니다. 하여튼 그날 나는 죽음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저는 산골 동네에서 살았습니다. 산골이라고는 해도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던 것은  기차가 지나가는 시골 정거장 부근에 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다 가난에 절어살았던 그때였지만 그래도 잘사는 집은 잘 살았습니다. 잘 살았다는 말은 굶지 않았다는 말도 되고 신기한 신문물들을 조금 향유하고 있었다는 정도였겠지요.

 

제일 잘 사는 집은 동네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집에 제 또래의 남자친구는 없었지만 대신 한살 많은 여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여학생에게는 오빠가 두 사람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중 한분이 정신이상이었습니다. 

 

 

 새벽마다 그 집에서는 비명소리와 함께 엄청난 고함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그 집의 장손으로 정신이 돌아버린 분이 마을을 내려다보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한번씩 안되었다며 혀를 차기도 했었습니다. 그 형은 공부를 참 잘해서 지방의 명문고등학교에 기차통학을 해가며 잘 다녔다고 하는데 어느날 열차가 완전히 서기도 전에 기차에서 뛰어내리다가 뇌를 심하게 다쳤다고 했습니다.

 

확실한 것은 뇌를 다침으로 해서 정상적인 삶을 살지못했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그집에 딱 한번 가본적이 있었습니다. 동네사람들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기에 거의 들어가볼 일이 없었습니다만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우연히 한번 들어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형이 거쳐하는 방은 밖에서 잠겨있었고 창호지가 다 뜯겨져있었습니다. 나는 그날 그집 안방에서 내 평생 처음으로 탁상시계를 보았습니다. 요즘이야 흔해 빠진 것이 시계이지만 그때는 정말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하던 그해, 나는 부모님을 따라 멀리 이사가게 되어 그후 그 형은 한번도 만나보질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는 것도 많고 성격도 좋은 아이인데다가 등하교길이 같았기에 함께 어울려 다닌 적이 많았던 친구였는데,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고향 친구들 말에 의하면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정신상태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더니만 친구도 잘 못 알아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게 똑똑하고 명랑했던 친구가 정신이 이상해져서 결국은 미쳐버렸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만 그게 사실이었습니다. 그 친구는 결국 고등학교도 다 마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중학교 과정까지는 간신히 마쳤습니다만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었고 결국은 일찍 세상을 떠났던 것입니다.

 

또 다른 초등학교 친구도 그와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시골 아이지만 공부를 엄청 잘해서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만 정신이상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그 이후로는 소식이 끊겨버렸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왜 멀쩡한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는 것일까요?

 

 

세월이 흘러 내가 그런 과정을 밟아보았기에 나는 미쳐가는 과정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 더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뇌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정신이 이상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할 수 있겠습니다만 상당 부분은 영적인 것이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고도로 발달한 현대의학이라고 하더라도 쉽게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람이 극도의 충격을 받는다든지 공포에 사로잡혀 정신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처럼 영적으로 악한 존재에 사로잡혀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은 스스로 경험해보지 않으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30년 전의 나는 출구를 모르는 미로에 갇혀있었습니다. 몸이 아프고 정신은 극도로 혼미해져 가는데 탈출구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에선가는 반드시 출구가 존재해야하는데 그런 것이 있는줄조차 모르는 처지에서 사방이 꽉 막힌 곳에 갇힌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여 부도위기에 몰려있거나 파산을 눈앞에 둔 사람들이 그런 기분을 느낄 것입니다.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한계에 봉착해있었습니다. 어디에 숨겨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탈출가능한 출구를 찾아내야 했습니다만 당시에 제가 생각해낸 해결방법은 바로 죽음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죽음 이후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라서 두렵기도 했습니다. 그게 바로 자살을 직접 실행으로 옮겨버린 사람들과 저의 차이점이었던 것이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것 에 대한 진지한 고민말입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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