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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내가 만났던 하나님 Confess (간증)

(간증) 회심 3

by 깜쌤 2017. 8. 14.

사람이 죽고나면 모든게 끝이라고 여기는 분들이 정말 많은듯합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그럴 수 있으며 또 그럴듯하다고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영적인 체험을 해보면 함부로 그렇게 말하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게 육감의 세계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인간은 오감(五感)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을 보며 피부로 감촉을 느낍니다. 그 다섯가지가 육체를 가진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감각입니다. 육감(六感)이라고 하면 여섯번째의 감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육체가 느끼는 감각, 혹은 성적인 의미를 가지는 말인 육감(肉感)과는 완전히 다른 말입니다.

 

어떤 안좋은 일이 곧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을 느껴본 사람도 있고 특정한 어떤 장소에 가면 무슨 이상한 느낌을 가진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것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인간은 동물과 달리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기차 바퀴에 붙어있는 브레이크를 본적이 있나요? 과학시간에 마찰에 관해 설명할 때 기차바퀴에 붙은 브레이크를 가지고 예를 드는 경우를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차 바퀴에 붙은 브레이크를 못보신 분들은 부메랑같이 생긴 거대한 쇳덩어리라고 여기면 됩니다. 

 

어느날 나는 철길가에 서서 달리는 기차를 무심하게 보고있었습니다. 그때 내 앞을 지나가는 기차에서 요란 쇳소리가 나더니 브레이크에서 불꽃이 이는 것이었습니다. 기관사가 곡선부분을 달리면서 브레이크를 잡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저 브레이크가 튀어나와서 곧 사람이 죽을거야."

 

나는 불길한 생각에 몸을 떨어야했습니다.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지만 며칠 뒤에 실제로 발생했던 것이죠. 시골에 갔더니 어머니께서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야야(=얘야), 저쪽 어느 동네에서 며칠전에 기차 브레끼(=브레이크)가 터져나와 사람이 맞아 죽은 사건이 있었다더라."

 

제가 동네 이름은 일부러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소름끼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하는 생각이나 느낌이 너무나 정확하게 하나하나씩 맞아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점점 불길한 기운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그런 불행이 처음에는 제가 모르는 이웃들에게 주로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그 범위가 슬슬 좁혀져 오더군요.

 

그런 일들을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밤새도록 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영적인 세계를 믿지 않는 분들에게는 우연의 일치로 해석하거나 육감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만 내 경우에는 절대로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해 전인 1986년 여름의 일입니다. 나는 경주 남산에 너무너무 가고 싶었습니다. 그해 여름 참으로 많이 남산에 올랐습니다. 너무 무리해서 그랬던 것일까요? 9월에 개학을 해서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가족들은 경주에 남겨두고 혼자서 학교 숙직실 옆방에 기거하며 자취생활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바닷가 시골학교였으니 퇴근후면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어느 정도 일이 끝나면 체육활동을 겸해 직원들끼리 운동장에서 족구를 즐기는 날이 많았습니다. 여섯명 정도가 그냥 시합하는 것이 밋밋하니 내기를 자주 했는데 주로 막걸리와 안주내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열심히 운동해서 땀을 흘린 뒤 시원한 막걸리를 들이마시고 안줏거리로 신선한 숭어회를 먹으면 꿀맛이었습니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무릎이 많이 부어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곧 낫겠거니 하고 참았지만 그 다음날엔 점점 더 부어오르더니 나중에는 통증때문에 걸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싶어 조퇴를 하고 경주에 내려와서 정형외과를 찾아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몇번 무릎을 만져보고 나더니 관절염이라고 진단하고는 커다란 주사기를 가지고 무릎에 찔러 넣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누런 물을 50cc나 뽑아냈습니다.

 

" 이젠 계단도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걸으면 안되고 운동은 절대 안됩니다. 산에도 오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정도면 상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조심하셔야합니다."

 

나는 졸지에 장애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병원문을 나서서 활기차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려니 '다른 사람들은 다 멀쩡한데 나는 왜 젊은 나이에 이런 병에 걸려서 걷는것조차 부자연스러운 처지가 되었나'하는 생각에 세상 살맛이 나지 않더군요. 제에게는 매사가 이런 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뭐하나 잘 풀리는 일이 없었습니다. 결혼한지 반년도 안돼서는 폐렴을 앓아 학교를 한달간 쉬기도 했습니다. 멀쩡하게 젊은 사람이 술을 먹고 찬 방에 잔 대가로 걸린 감기가, 순식간에 폐렴으로 진행되었는데 엄청난 고열때문에 난생처음 기절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몸이 아팠던 이야기를 하자면 그것도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하는 일 모두가 다 꼬여버려야하고 걸핏하면 아파야했으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아야했을까요?  혹시 여러분 가운데는 그런분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 특히 아들에게 닥친 불행은 그보다 더했습니다. 아들녀석은 태어나면서부터 온갖 잔병치레를 다했습니다. 특히 목이 너무 가늘어서 저러다가 목이 꺾일까봐 걱정이 태산같았습니다. 걸핏하면 아프고 다치고......  하여튼 불행의 연속이었습니다. 너무나 자주 닥치는 불행 때문에 나중에는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가정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리 제 신앙고백이긴 하지만 가정에 벌어졌던 온갖 사건은 이런 공간에 밝히는게 부끄러울 정도로 일이 꼬여들었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것을 그렇게 망설였던 이유도 그런데 있습니다. 지금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싶어 밝히기 싫어서 숨기고 감추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나는 너무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서른 초반의 나이에 사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죽음을 결심했습니다.

"그래, 이렇게 고통스럽게 살바에야 죽자. 죽으면 해결나리라."

1987년 8월 3일, 나는 죽음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경주 남산 칠불암을 향해 걸었던 것입니다. 칠불암 뒤편 높은 절벽 위에서 몸을 날리면 만사가 다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제 안의 어떤 존재, 마귀는 걸핏하면 나에게 속삭였습니다. 

"너 같은 가치없는 것이 왜 사니? 뒈져버려. 뒈져버려!"

그랬습니다. 죽어버려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아예 뒈져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죽으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너처럼 살 가치조차 없는 인간은 죽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속삭였습니다. 

 

 

중고등학교 학창시절과 대학시절, 그리고 총각시절의 내 모습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인간이 저지르는 어리석음의 극치였습니다. 그 시절 일은 지금도 다시는 돌이켜 보기 싫을 정도로 비참하기만 했습니다. 

 

 

중학교 시절의 내 모습은 이 글상자 속에 들어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시절의 일은 기억하기도 싫습니다. 정말이지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습니다. 고등학교와 대학시절의 어리석었던 내모습은 생각할 때마다 참담함을 느낍니다.

 

 

당시의 내 인생을 단 두글자로 정리한다면 zzoda 였다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쪼다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상남도 지방에서는 멍청이라는 말을 그렇게 쓴다고 합니다. 사전에는 등장하지 않는지도 모르지만 쪼다라고 하면 경상도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알아듣지 싶습니다. 쪼다리와 같은 말입니다.

 

그랬습니다. 나는 너무 어리석은 멍청이였던 것입니다.  지금도 저는 똑똑하지 못한 사람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어리석고 바보같았습니다. 남보다 조금 잘하는게 있다면 책보는 것과 공부하는 것이었지만 그것도 재능을 살리지 못했으니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것 빼면 무엇하나 잘하는 것이 없는 멍청이었기에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죽음에 대한 유혹이 정말 강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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