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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크렘린으로 1

by 깜쌤 2017. 7. 18.

나는 해수 괴물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걸었다. 이럴 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밝아야 조각품들을 이해하기 쉬워질테지만 나자신부터 너무 무식하니 할말이 없다. 

 

 

 남쪽으로는 알렉산드로프 정원이 펼쳐진다.

 

 

물길 가의 풍경은 한없이 여유로웠다.

 

 

혼자 앉든 둘이 앉든간에 모두들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화면을 살피는게 대세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자세를 취하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철저한 구경꾼 신세였다.

 

 

물길가의 건물을 유의해서 보자. 창문에 쓰여진 글씨를 영어로 읽으면 마이(My)가 되겠지만 러시아의 자존심이 걸린 수도 모스크바에서 쓸데없이 그런 식으로 표기할리가 없다.

 

 

그렇다면 다른 모습으로 읽어야하지 않을까? 러시아식으로 하면 무무가 되리라. 무무 레스토랑에서는 먹고 싶은 음식을 식판에 담아 계산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무무라고 쓰여진 식당 앞에는 보통 얼룩무늬 젖소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물길 가 아래층은 무무 식당이었고 위는 햄버거 가게였다.

 

 

크렘린 성은 몇개의 감시탑과 두터운 성벽, 그리고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견고한 요새같다는 인상을 풍긴다.

 

 

푸틴 대통령 집무실도 크렘린 궁 안에 있다고 하니 러시아연방의 핵심지대나 마찬가지다.

 

 

크렘린 궁전 바깥을 감아도는 거대한 정원은 위에서 말한대로 알렉산드로프 정원이다. 크렘린 서쪽벽을 끼고 있는데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들어진 시민공원이라고 한다.

 

 

나는 다시 마네쥐 부근을 살펴보았다.

 

 

한번 그냥 슬쩍 보고 지나치기엔 너무 아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마네쥐 부근에는 분수대가 있고 말 네마리가 도약을 준비하는 자세로 버티고 서있었다.

 

 

분수대물이 마구 솟아올라서 주위를 시원하게 식혀주고 있었다.

 

 

까만 옷을 입고 순찰을 도는 보안요원들은 하나같이 체격들이 건장했다. 마치 북극곰들을 보는듯하다.

 

 

말 한마리 한마리가 러시아인들의 기개를 나타내는듯 하다.

 

 

 굴레와 고삐를 벗은 말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시원하기만 할까?

 

 

나는 다시 크렘린 성으로 눈길을 던졌다.

 

 

수사(수도사) 복을 입은 수사 한분이 십자표식을 들고 대위에 서있었다.

 

 

받침대 위에 우뚝 선 이는 Hermogenes라는 분이다. 1606년부터 러시아와 모스크바의 총 대주교를 맡아 정의로운 삶은 살았던 분으로 알려져 있다. 

 

 

대주교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손에 들고 있지만 러시아 정교회 인물이라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동상 부근에서 뒤를 돌아다보았더니 아까 보았던 네마리의 말이 수국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헤르게네모스 총 대주교는 볼가강 하류에 살고있던 타타르인들을 이슬람에서 동방정교로 개종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쪽 벽면에는 러시아 황제 아니면 폴란드 군대의 협박에 대항하여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듯한 내용의 조각이 들어있었다.

 

 

자기 신념에 충실했던 그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고 러시아인들에게는 순교자로 또 애국자로 영웅으로 남게되었다.

 

 

동상 뒤편에서는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금발의 여자아이가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비둘기떼 사이에는 참새들이 끼어들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하나같이 인형처럼 예쁘고 귀엽다.

 

 

아무리봐도 러시아 소녀들은 하늘에서 갓 내려온 천사들처럼 여겨진다. 노란 옷을 입은 아이는 옷차림과 머리카락 색깔이 기막힐 정도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백인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어찌보면 외모면에서는 복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인종이 열등하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없기 바란다.

 

 

러시아 소녀들의 아름다움은 확실히 빼어난듯 하다.

 

 

나는 정원길을 천천히 걸었다. 알렉산드로프 정원은 이름 그대로 알렉산더 1세가 만들었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보아서는 나폴레옹과의 조국전쟁이 끝난 후 도시를 재정비할 때 만들었다는 말이 된다.  

 

 

오늘의 첫목표는 리가행 기차표를 사는 것이었고 두번째 목표는 크렘린 궁에 들어가보는 것이다. 이제 우리들은 두번째 목표에 도전해야한다.

 

 

성안으로 들어가는 통로 밑으로 난 길을 걸어갔다. 저 앞에 유리로 된 건물이 보일 것이다.

 

 

거기가 크렘린 궁전 입장권 판매소다.

 

 

입장권 판매소 앞쪽으로는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사람들이 저렇게도 많이 몰려있다는 말은 표를 구하는데 엄청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 되겠다.

 

 

사실이 그랬다. 바깥 줄도 길었지만 유리건물 안쪽에는 더 많은 사람들로 혼란스러웠다. 맥이 탁 풀렸다. 우리팀 멤버 세명 가운데 제일 젊은 ㄱ장로가 용기를 내서 표를 사러갔다. 자그마치 한시간 20분이나 벤치에 앉아 기다린 후에야 표를 구해서 돌아오는 ㄱ장로를 볼 수 있었다.

 

 

표를 구했으니 발걸음은 저절로 가벼워진다. 수고해준 ㄱ장로가 너무나 고마웠다. 그러면 이쯤에서 다시 지도를 보기로 하자.

 

 

 

지도 속에 표시한 노란색 큰 점들은 하나같이 명소를 나타낸다. 클릭해서 확대한 상태에서 보면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는 그냥 확대해야 할것이다. 초록색 작은 점은 우리가 이동한 경로를 나타낸다.

 

 

크렘린 궁전으로 들어가는 길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붉은 색 담장처럼 보이는 곳을 따라 나있다. 위 지도에서 파란색 작은 점들을 잘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될 것이다. 

 

 

그냥 표를 보여주고 들어가는 곳이 아니기에 사람들이 가득 밀려있었다. 엑스레이 투시기에 소지품을 넣고 짐검사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보안검사를 마친 후에 들어가야한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고나자 비로소 크렘린 궁전으로 들어가는 통로위로 나설 수 있었다. 통로 끝머리에 보이는 저 탑이 트로이츠카야 망루다.

 

 

탑꼭대기에는 붉은 별이 달려있었다.  러시아 혁명의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일까?

 

 

통로에서 내려다본 매표소 부근의 광경이다. 우리가 입장하는 그 순간에도 긴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트로이츠카야 망루가 현시점에서는 공식적인 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탑 높이가 저래보여도 80미터라고 한다. 천연 보석으로 이루어진 저 별은 1935년경에 만들어져서 세워졌다고 하는데 원래는 쌍두의 독수리가 달려있었다고 전해진다.

 

 

관람객들이 많기도 하다.

 

 

약간 비탈진 통로를 따라 걸었다. 이제 다 왔다.

 

 

아치 모양으로 생긴 통로를 지나  마침내 안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괜히 마음이 들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