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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크렘린으로 3

by 깜쌤 2017. 7. 24.

 

나는 아르한겔스크 성당 앞에 마련된 간이 좌대에 앉아 사방 풍경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블라고베쉔스키 성당의 나무문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광장 맞은 편엔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출입문과 그 위 공간에 그려진 그림이 멋있다. 사진 오른쪽은 이반 대제 종탑이다.

 

 

하늘이 더 흐려지는듯 했다. 나는 비 피할 장소를 물색해두었다. 

 

 

남들이 그 장소로 미리 들어가기 전에 슬슬 걸음을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한겔스크 성당 옆면으로 돌아서자 멋진 출입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쪽 그림도 너무 멋있다. 성화들이 출입문 부근 벽에 가득했다.

 

 

내가 비를 피할 공간으로 눈도장 찍어둔 곳은 블라고베쉔스키(=성모영보)성당 제일 왼편 공간이다.

 

 

비 피할 장소는 사진 속에도 뚜렷이 나타난다. 계단 위 빈 공간.....  성당 속에 들어가서 내부시설이나 그림을 보며 무엇인가를 느껴야겠다는 생각보다 비할 피할 생각이 앞서는 것을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이다.

 

 

사원광장 위 하늘이 어두컴컴해지기 시작했다.

 

 

비 냄새가 슬금슬금 광장 바닥에 깔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나를 향해 다가왔다.

 

 

이날 안보고 못보았던 성당 내부의 풍경은 그 다음날은 정말 실컷 보게 된다. 마침내 비가 시작됐다.

 

 

아까 눈여겨 보아두었던 공간 속으로 대피하자 이내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스크바강 건너 시내편이 빗속에 녹아드는듯 했다.

 

 

모두들 우산을 꺼내들고 비를 피할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우리팀 멤버들이 피신하고 있는 작은 공간에도 사람들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한 이십여분 정도 비가 내렸던것 같다.

 

 

어느 정도 비가 잦아들자 나는 피신 공간에서 나와 모스크바 강쪽으로 나있는 도로로 내려갔다.

 

 

서쪽방향으로 보고 서 있는 마지막 붉은 담과 망루가 나타났다. 저 망루 부근에는 무기고 및 다이아몬드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방금 우리가 비를 피했던 공간에는 관광객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삼각형 모습으로 이루어진 크렘린 안에는 제법 많은 건물들이 들어차있다.

 

 

그런데도 그게 특별히 좁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니고 휑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아니어서 절묘한 공간미와 구성미를 자랑하고 있는듯 했다.

 

 

나는 크렘린 안 모스크바 강쪽 도로를 따라 망루쪽으로 내려갔다. 살짝 내리막길이다.

 

 

모스크바강 건너편의 풍경이 나무들 사이로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망루 가까이에 있는 건물이 무기고 및 다이아몬드 박물관인데 거길 입장하려면 별도의 티켓이 필요하다.

 

 

바로 저 건물이다. 우린 입장하지 않았다. 내부 사진 촬영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눈으로만 담아두기에는 기억력이 예전처럼 그리 좋지 않기도 했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다시 원래의 사원 광장으로 돌아가다가 질러가기 위해 건물 사이의 마당 안으로 들어섰더니 경비병이 호각을 불어댔다. 여기도 금지구역인가보다.

 

 

우린 다시 광장 옆을 지났다. 깨어진 종이 이 부근 어디엔가 있어야하는데....

 

 

강변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자 비로소 거대한 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멀리 스파스카야 망루가 보인다.

 

 

종은 이반 대제 종탑 한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었다.

 

 

'황제의 대포'와 함께 '황제의 '은 크렘린의 명물이다.

 

 

무게가 약 202 톤이라니 입이 다루어지지 않는다.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의 무게가 약 19톤인 사실을 가지고 짐작해보면 그 크기와 무게가 어는 정도인지 비교해서 짐작할 수 있겠다. 

 

 

 이 종은 아직 미완성된 작품이란다. 1737년 크렘린 대화재 때 경비원인가 누군가가 종에 물을 들이붓는 바람에 균열이 생겼고 결국은 저렇게 동강났다고 전한다.

 

 

종에 남아있는 조각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종을 주조했던 장인은 역사에 자기 이름을 길이 남기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나는 스파스카야 망루쪽으로 조금 걸어나가보기로 했다.

 

 

종 앞으로 나아가자 원로원 건물이 확실하게 잘 보인다.

 

 

스파스카야 망루 오른편 숲 위로 솟아오른 탑은 성 바실리 대성당의 그것이다. 

 

 

망루쪽으로 이어지는 횡단보도를 조금 걷다가 뒤를 돌아다 보았다. 종탑 건물이 꽤나 웅장했다.

 

 

이 단체 여행객들은 망루까지 가볼 모양이다.

 

 

나는 어느 정도 분위기만을 살핀 뒤에 돌아서기로 했다.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걸어가며 오른편의 박석 깔린 광장 너머 풍경을 보기 위해 눈을 돌렸다. 저쪽은 금지구역인가보다.

 

 

우중에도 자기 할 일을 충실하게 다했던 경비원들의 눈빛이 날카로웠다.

 

 

 이제 크렘린은 어느 정도 살핀 것 같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비를 피하고자 종이로 머리를 가리고 있었다.

 

 

크렘린 경내 잔디밭에는 자작나무들이 알맞게 배치되어 있다. 내 눈에는 그게 더 보기좋았다.

 

 

저 광장 한가운데 차를 댈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제법 실력자일 것이다.

 

 

 처음에 우리가 들어왔던 트로이츠카야 망루가 저 앞에 나타났다.

 

 

망루를 향해 걸었다. 비가 아직도 조금씩 뿌리고 있었다.

 

 

크렘린 모든 건물이 비에 젖어있었다. 문득 그렘린(Gremlin)이 생각났다. 크렘린에서 그렘린을 떠 올리다니.....

 

 

Gremlin(그렘린)은 제 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나 폭격기 조종사들이 목격했다는 작은 괴생물체로서 녀석들은 기계나 엔진 혹은 비행기 부품에 장난질을 해대서 비행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는 존재다.

 

 

냉전이 절정을 이루던 시절. 서방에서는 크렘린을 그렘린 같은 괴물들을 보듯이 했다.

 

 

흰색 망루는 아까 처음 들어올 때 보안검색을 했던 곳이다.

 

 

나는 통로에서 크렘린 궁전벽을 다시 한번 더 살펴보았다. 붉은 색 담이 사뭇 위압적이다. 그런데도 아름답다.

 

 

이제 이 문만 나서면 바깥이 된다. 쿠타피아 망루다. 어찌보면 왕관같이 보인다.

 

 

 나는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뒤에 남겨두고 온듯한 그런 아쉬움에 다시 한번 더 뒤를 돌아다보았다.

 

 

보안 검색구역을 통과해서 바깥으로 나갔다. 

 

 

쿠타피아 망루를 벗어나자 크림색으로 단장한 멋진 건물들이 사방에 즐비하게 둘러서서 현실세계로 우리들을 안내해주었다.

 

 

유리로 된 건물이 크렘린 매표소다.

 

 

영어 표기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모스크바 강쪽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바로 이 방향이다. 정원이 제법 긴듯 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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