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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닌빈속의 낙원 - 짱안 3

by 깜쌤 2017. 7. 10.

 

나는 선착장을 향해 걸었다.

 

 

작은 체구에 가녀린 어깨를 아줌마 사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린 다시 쪽배에 올랐다. 사방이 꽉 막힌 곳이어서 그런지 후지덥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착장에서 조금씩 멀어진다. 후진하는 셈이다.

 

 

아까 통과해왔던 술 저장 동굴로 다시 들어간다.

 

 

무슨 술일까?

 

 

술을 안마신지가 엄청 오래된 것 같은데 저게 무슨 술일까하고 알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하니 옛날 지녔던 그 버릇은 아직도 완전히 못버린듯 하다. 

 

 

젊었던 날은 술에 절어 있었다. 특히 캠퍼스에 보낸 대학시절이 그랬었다.

 

 

주변 풍경을 보니 아까 왔던 길이 아니다.

 

 

수면위로 살짝 꽃대를 올린 것으로 보아 거의 대부분은 연꽃이 아니라 수련이다. 

 

 

계속 동굴이 이어졌다.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다. 동굴 천장이 높은  것도 있고 낮은 것도 있다.

 

 

동굴에서 나갈 때마다 별세계가 펼쳐졌다.

 

 

두개의 봉우리 사이 낮으막한 부분에 동굴이 숨어있기도 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이나 월맹군이 이런 곳으로 숨어들면 미국군들이 그들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잔잔한 물속엔 온갖 수초들이 엉겨 수중 낙원을 이루고 있었다.

 

 

물길 한쪽엔 수련들이 피었다. 분홍보다 살짝 더 짙은 꽃 색깔이 나그네 마음을 짠하게 만들어주었다.

 

 

앞이 막힌듯 한데 가까이 다가서면 물길이 열리곤 했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저절로 떠올랐다.

 

 

물오리들이 배옆을 미끄러지듯이 나아갔다.

 

 

다시 굴속으로 들어간다.

 

 

벌써 몇개를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좁은 물길 저 앞에 절이 나타났다.

 

 

규모가 제법 크다.

 

 

유투브에 올라온 동영상들을 세밀하게 분석해본 결과 khong temple인 것 같다. phu khong으로 검색하면 세부적인 모습이 나올 것이다.

 

 

멋진 곳에 자리잡은 절이다. 구글 위성 지도로 검색해본 결과 배를 타야만 접근이 가능할 것 같다.

 

 

외부와 연결되는 통로는 구름다리 안에 숨은 동굴이 유일한 것 같았다.

 

 

한쪽에는 제법 너른 공간이 있어서 농사도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중국 무이산 무이구곡 중에서 선장암 바위밑에 자리잡은 찻집이 생각났다. 규모는 여기가 훨씬 작지만 위치상의 분위기는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타고 있는 배는 구름다리 쪽으로 접근했다.

 

 

어떤 이들은 여기에 상륙해서 쉬어가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나는 절 구경보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풍광이 더 보고 싶었다.

 

 

둥근 홍예밑을 지나자 통로로 사용되는 동굴이 이내 앞으로 다가왔다.

 

 

정말이지 기기묘묘한 곳이다.

 

 

머리를 최대한 낮추어서 통과했다.

 

 

동굴 출구 오른쪽에 다시 새로운 절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앞은 새로운 선경이다.

 

 

Bao Hieu라는 이름을 가진 탑이 사찰 안에 존재하는 모양이다. 

 

 

 누가 봐도 절경이었다.

 

 

우리는 여기도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손님을 내려주고 잠시 쉬는 다른 쪽배의 여사공이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이 좋은 곳을 왜 그냥 지나치는가하는 의미가 묻어있는 그런 미소를 지어 보이는듯 하다. 

 

 

하지만 사람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것을 어쩌랴?

 

 

이제 조금 탁 트인 곳으로 나왔다.

 

 

염소 몇마리가 우리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눈치가 빠른 분들은 닌빈에서는 염소고기 맛을 봐야하는구나 하고 감을 잡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렇게 눈치로 때려잡았다.

 

 

염소불고기는 생각보다 맛있다.

 

 

또 다시 동굴이 나타났다. 염소 생각이 싹 사라졌다. 이 동굴을 무사히 빠져나가야 염소 생각이 다시 떠오를 것 같았다. 입구가 유난히 좁아보였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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