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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작은 계림 닌빈 - 항무아 2

by 깜쌤 2017. 6. 28.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듯하다. 사실 그리 높은 봉우리가 아니어서 큰 무리가 가지는 않았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 골짜기 논에는 물이 차있었다. 모습으로 보아서 일부만 습지이고 나머지는 논이다. 

 

 

자세히 바라보면 물길을 따라 배가 흘러감을 알 수 있다. 밑에서 우리를 보면 어떻게 보일까?

 

 

나는 지형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지도상의 위치로 보아 우리의 두번째 행선지인 땀꼭은 여기서 멀지 않을 것이다.

 

 

거기서 배를 타면 이 봉우리 밑을 지나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동굴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유람객이 탄 배 두척이 내려가고 있었다.

 

 

논마다 물이 가득했다. 수확기가 지나고 이제 파종기에 접어든 모양이다.

 

 

탑이 자리잡은 봉우리 너머로는 누가 봐도 거북이라고 생각되는 봉우리가 들판에 박혀있었다. 저 '기어가는 거북이'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부근부터 석회암 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는 숨겨진 비경들의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는 지역의 규모가 중국의 계림지방보다 작을 뿐이지 생김새는 비슷하다는 말이다. 그러니 '리틀 계림'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리라.

 

 

계림은 두번이나 돌아다녀보았기에 닌빈 풍경과 비교가 가능한 것이다. 

 

 

전망대까지 오른 나는 기어이 욕심을 더 내서 산봉우리 위에 꿈틀거리듯 누워있는 용의 몸뚱아리까지 올라가보기로 했다.

 

 

높이 오르면 멀리 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탑이 있는 봉우리가 저 아래에 솟아있었다.

 

 

나는 한참동안이나 이 매혹적인 풍경에 취해 일어날 줄을 몰랐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취할 줄 아는 것은 인간이라면 거의 예외가 없으리라. 

 

 

나는 기어이 용 대가리 바로 밑까지 올라가보았다. 

 

 

워낙 가파른 곳이어서 서있기도 힘들었다.

 

 

안전사고를 당하기 전에 내려가는게 상책이다 싶었다.

 

 

볼만큼 보았으니 내려가야한다.

 

 

날이 개면 좋겠지만 그럴 희망은 전혀 없었다.

 

 

1월인데도 계단길 옆에는 부겐빌리아가 피어있었다.

 

 

계단 난간조차도 용으로 장식했다.

 

 

마침내 바닥까지 내려왔다. 수초 가득한 물 웅덩이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저 양반은 어디엔가 낯이 익었다.

 

 

그렇다. 태공망 여상이다. 우리가 흔히 강태공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

 

 

 중국 위수 강가에 있어야 할 그가 여기까지 원정(?)온 것은 무슨 연유였을까?

 

 

봉우리 밑에 동굴이 숨어있었다. 카르스트 지형에는 동굴이 많은 법이다.

 

 

월남전때 미군의 항공 정찰능력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베트콩이나 월맹군이 이런 곳에 숨어있다가 기습공격을 해대면 미국군 입장에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다.

 

 

이란의 천년고도에 해당하는 이스파한에서 쉬라즈로 가는 길에는 정말 험준한 봉우리들이 가득했다. 내가 본 이 세상 가장 험한 풍경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런 풍경은 아프가니스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제 아무리 정밀한 무기 체계를 갖춘 군대라고 해도 그런 험산준령의 모든 동굴을 다 뒤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러니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던 소련군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미국도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닌빈의 지형도 마찬가지다.

 

 

또 다른 동굴 속에는 물까지 고여 있었다.

 

 

참으로 기묘한 곳이었다.

 

 

동굴을 나온 우리들은 입구를 향해 걸었다.

 

 

결국 커피 한잔조차 마시지 못하고 지나쳐야했다.

 

 

다시 택시를 타고 두번째 행선지인 땀꼭으로 향했다.

 

 

아까 산위에 보았던 거북모양의 봉우리 옆에 있던 또 다른 봉우리가 차창 왼쪽으로 나타났다. 논벌 가운데로 난 길을 달려 제법 큰 마을을 지났다.

 

 

 

위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동 경로를 표시해두었으므로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실제로 나중에 우리는 기어이 자전거를 빌려타고 이 부근을 뒤지게 된다. 

 

 

 땀꼭 유원지에 도착해서 일행 두분은 쪽배를 탔다.

 

 

나는 타지 않았다. 내 나름대로의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

 

 

동행인 두 사람은 쪽배를 타고 내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목적지까지 다녀오는데는 넉넉하게 잡아도 약 두시간 가량은 걸릴 것이다.

 

 

손님을 기다리는 유람선들이 즐비하게 대기하고 있었다. 땀꼭 입장료가 12만동이고 보트를 탈 때는 한척당 15만동을 지불해야한다. 보트를 타는데 한사람당 7만 5천동이 필요하고 또 입장료도 물어야하니 도합 19만 5천동이 된다. 그렇다면 약 1만원으로 뱃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나는 내일 다른 곳에 가서 배를 탈 생각이었다. 다른 곳이 어디냐고? 여행기 속에 답이 곧 등장할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