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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작은 계림 닌빈 - 항무아 1

by 깜쌤 2017. 6. 26.

 

호텔부근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없었던 우리는 결국 시외버스터미널 부근 다리에서 택시를 타고 Ngoc Ahn 호텔로 찾아갔다. 여행안내서를 보니 그 호텔이 추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닌빈 시내는 그리 크지 않다. 시가지라고 해서 도로가 널찍하고 깨끗한 그런 곳이 아니다. 먼지가 풀풀 날리기도 하는 골목이 이리저리 연결된 그저 그런 도시였고 그런 도시의 도심 속에 자리잡은 호텔이 응옥안호텔이었다.

 

호텔 매니저와는 영어가 통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친절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전거가 있긴 있지만 오늘같은 날에는 곤란하단다. 자전거에 흙이 묻으면 안되기 때문이란다. 가만히 살펴보니 호텔 로비에 꽤나 깨끗한 자전거나 몇대 보였다. 하지만 어쩌랴? 주인이 안빌려주겠다는데는 방법이 없지 않겠는가?

 

 

 

위 지도를 보자. 우리는 지금 분홍색 점으로 표시된 후에를 떠나 하노이 부근까지 와 있다.  위 지도에서 탄호아로 표시된 곳 부근에 와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닌빈을 살펴본 뒤 하이퐁을 거쳐 하롱까지 갔다가 하롱베이로 갈 생각이다. 다시 아래에 올려둔 지도를 보자.

 

 

 

위 지도를 클릭하면 제법 크게 뜰 것이다. 확대해서 봐야 이해하기가 편하다.

 

1. 짱안 - 닌빈 최고의 풍경일 것이다. 안가면 절대적으로 후회하게 된다.

2. 항무아 - 마찬가지다. 안가보면 후회한다.

3. 땀꼭 - 짱안, 항무아, 땀꼭은 천하절경이다. 가고 안가고는 본인들 마음이겠지만 하여튼 강력추천한다.

4. 닌빈 기차역

 

 

하던 이야기를 계속하자. 자전거를 빌려주지 않는대신 택시를 빌려타고 투어를 하면 어떻겠는가하고 말을 꺼내왔다.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항무아와 땀꼭 투어를 해보시지요. 천하절경입니다. 택시는 제가 교섭해드리겠습니다."

"얼마하면 되겠소?"

"45만동 정도면 가능할 것입니다."

"좋소. 당신이 친절한 사람이니 한번 믿어보겠소이다."

 

그는 전화기를 붙들고 자기가 아는 택시기사들과 교섭을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두 사람이나 거절을 했다. 요금이 헐하든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을 것이다. 그는 정말 미안하다고 몇번이나 사과를 하면서 자기 말에 책임을 지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한사람이 오케이 사인을 보내왔다.

  

 

어쩌면 내가 내 블로그 화면을 보여주며 여행에 관한 글을 쓴다는 사실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가 협조적으로 나왔는지도 모른다. 하여튼 응옥안호텔의 지배인은 믿을 만했고 성실했다. 객실에는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로비와 그 주위는 정말 깨끗했다. 딱 내 스타일이다. 

 

 

4시간 동안 택시를 대절했는데 45만동이었으니 우리돈으로 2만2천5백원 정도다. 한사람당 7,500원 정도니 부담될 일도 없었다. 오히려 우리가 고마워해야할 처지였다. 우리를 태운 택시는 교외로 나가더니 논벌로 이어지는 시골길을 달려 석회암 봉우리밑에 내려주었다. 

 

 

항무아 입장료는 10만동이었다. 5천원이라는 말이다. 석회암 봉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으니 풍경은 대강 짐작이 되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꼭대기에 오른다는 말이겠지?

 

 

닌빈의 별명은 '육지의 할롱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하롱베이라고 발음하지만 현지인들은 '할롱베이'라고 발음하고 있었다. 영어로 표기한 것을 우리말로 읽어도 할롱베이가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롱베이라고 이야기하니 나도 대세에 순응하여 일단은 그렇게 불러줄 생각이다.  

 

 

어떤 사람들은 작은 계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봉우리를 향해 걸어가다보면 멋진 카페가 등장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되어 있었기에 들러서 커피 한잔 마실 여유가 없었다.

 

 

석회암 봉우리 사이로 논이 펼쳐져 있었다.

 

 

슬슬 풍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봉우리 밑은 작은 호수였다.

 

 

누가 봐도 계림 풍경과 흡사하다.

 

 

봉우리 밑 작은 연못에 서유기의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갑자기 웬 서유기?

 

 

혹시 항무아를 개발하는데 중국 자본이 끼어든 것은 아니겠지?

 

 

드디어 봉우리로 오르는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이 끝없이 위로 이어지는 가운데 난간 한쪽은 시멘트로 만든 조잡스런 용몸뚱아리로 되어있었다.

슬며시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상한 기분은 이내 보상받을 수 있었다.

 

 

왜냐고?

 

 

발밑으로 펼쳐지는 경치가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택시를 타고 들어온 논벌로 난 길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미쳐 상상을 못했다.

 

 

계속 계단을 걸어올랐다. 숨이 조금씩 차기 시작했다.

 

 

내가 상상했던 경치를 넘어서기 시작한다.

 

 

그랬다. 상상 이상이었다.

 

 

높이 오르면 오를 수록 더 멋진 경치를 보게 될 것이 확실하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길은 이리저리 봉우리를 휘감아가며 위로 이어져있었다.

 

 

이런 길을 앞만 보고 올라가면 등신짓을 하는 것이다.

 

 

나는 바보가 되고싶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봉우리들이 겹쳐져 나타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탑이 나타났다.

 

 

탑이 있는 봉우리 너머로 다른 골짜기가 숨어있었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

 

 

나는 숨이 차오른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걸었다.

 

 

숨차는게 문제랴?

 

 

멋진 경치가 나를 기다리는데.....  그러다가 나는 마침내 탄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모퉁이를 돌았더니 숨겨진 경치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런 경치가 봉우리 뒤에 숨어있었다는 말이지?

 

 

나는 순간적으로 망연자실해졌다.

 

 

이런 풍경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나 싶었다.

 

 

이 기막힌 풍광을......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