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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7 베트남-월남의 달밤 1(完)

닌빈으로 올라가다

by 깜쌤 2017. 6. 20.

 

지금 우리가 둘러보고 있는 공간은 꿍지엔또 정도에 해당한다.

 

 

혀도 잘 안돌아가는 베트남 발음으로 여기가 어디니 하며 아무리 용을 써봐도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나도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한다.

 

 

사실 나도 보긴 보았지만 이 건물은 무엇이며 저 건물은 무엇이네 해가며 정확하게 구별하여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실력을 지닌 사람도 아니다.

 

 

자롱황제가 왕조를 건설하고 난 뒤 어머니에게 바친 구역에 존재하는 건물들이 꿍지엔또다.

 

 

정명루안에는 황제일가의 사진들이 가득했다.

 

 

황제에게 간택받은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여성들은 하나같이 미모가 뛰어났다.

 

 

내전에 해당되는 구역이어서 그런지 아기자기하고 조화미가 넘쳤다.  

 

 

타일이 깔린 정원에 밑둥치가 엄청 굵은 나무들이 군데군데 박혀있었고......

 

 

푸른빛이 주조를 이루는 도자기분에 담긴 분재들이 볼만했다.

 

 

바닥은 황색이고 담장은 노란 빛이어서 서로 잘 어울렸다. 

 

 

 이런 구역이 남아있다는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돌아나가기로 했다.

 

 

이정도면 제법 많이 본듯하다.

 

 

평지에 건설된 궁궐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밋밋했다.

 

 

그래도 건물들은 화려했다.

 

 

명색이 한나라의 대궐 아니던가?

 

 

조선말기 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하고 나서 나라의 재정이 파탄날 정도였다면 '조선의 국부'는 형편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비슷한 논리로 응우옌 왕조가 평지에 이런 황성을 건립했다면 규모나 호화로움의 정도를 고려했을 때 베트남 재정은 바닥났어야만 했을 것이다.

 

 

정확한 실상은 알길이 없지만 어쩌면 나라가 휘청거릴 정도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프랑스 세력의 침탈로 인해 국민이 받은 고통은 엄청 컸을 테고......

 

 

그래도 황실은 호사스런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동쪽 문을 향해 걸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동북쪽으로 난 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제 저 문을 나서면 황성 바깥으로 나가게 된다. 

 

 

규모도 크고 아름답다.

 

 

벽면 장식이 상당히 호화스러웠다.

 

 

문을 통과해서 바깥으로 나갔다.

 

 

담장바깥으로는 너른 해자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해자 바깥은 공원이었다.

 

 

도로를 건너자 카페가 나타났다. 베트남인들의 카페사랑도 유별난 것 같다.

 

 

해자와 공원을 끼고 나있는 길을 걸었다. 

 

 

 황실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이다.

 

 

담장 안쪽으로는 베트남전에 사용했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소련제 미그기도 전시되어 있었다.

 

 

노획한 무기들도 제법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사실이 그랬다.

 

 

구경을 해가며 걷다보니 정문 부근까지 쉽게 와버렸다.

 

 

황실박물관은 한번쯤 볼만하다길래 큰 기대를 하고 찾아갔지만.....

 

 

가는 날이 바로 그날이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문을 닫는 휴관일!

 

 

황실 물건들은 구경도 못하고 전쟁물자들만 보고 나왔다.

 

 

돌아서야지 별 수 있나?

 

 

시계를 보니 호텔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호텔로 돌아가서 짐을 찾아야한다.

 

 

외곽 해자를 건너 강변으로 나갔다.

 

 

후에에는 중국문화의 영향이 제법 남아있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베트남인들은 한자 대신 알파벳을 쓰고 있으니 기록문화 면에서는 역사의 단절을 맛보고 있는 중일이지도 모른다.

 

 

향강에 걸린 다리를 건넜다.

 

 

호텔에 돌아왔더니 사람들이 들끓었다. 결혼식이 열리는 모양이다.

 

 

배낭을 찾아서 등에 메고 역을 향해 걸었다.

 

 

운하부근 빵집에서 간식거리겸 저녁식사용 빵을 샀다.

 

 

대합실에 들어가서 조금 쉬다가 플랫폼으로 나갔다.

 

 

닌빈행 기차는 5번 플랫폼으로 들어올 모양이었다. 

 

 

5시경에 기차가 들어왔고 우리는 기차에 올라탔다. 낮에 표를 구할 때 침대칸 표가 매진되고 없어서 일반석을 구했었다. 

 

 

오늘은 초코파이 광고가 붙어있는 의자에 앉아서 밤을 새워야한다.

 

 

좌석마다 한장씩 배치되어 있는 담요를 덮고 일기장을 꺼내 기록했다. 그런 뒤 빵가게에서 사온 빵을 먹었다. 1개당 1만하고도 5천동이었으니까 우리돈으로 치자면 750원 정도다.

 

 

바께뜨를 닮은 빵을 반가르고 그 속에 버터를 바르고 소스를 쳐주었다. 배낭에서 겨울 옷을 꺼내 입었다. 추우면 나만 손해다. 아무리 열대지방이라고 해도 여긴 1월이고 닌빈은 더 북쪽이니까.....오후 5시 50분이 되자 밖이 캄캄해졌다. 어둠을 뚫고 기차는 북쪽을 향해 신나게 달려나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