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를 처음 만난 것이 벌써 10여년 전의 일이 되었다. 6학년 담임을 하며 첫만남을 이룬 뒤 일년 동안 함께 생활했었는데 심성이 그렇게 바를 수가 없었다.
피부가 화사하고 우유빛처럼 하얗기만해서 나는 처음 보았을 땐 백인아이인줄 알았다. 지금은 대학 3학년이니 그 아이라고 불러서는 안되겠다. 여기서는 실명을 밝히지 않을 생각이니 정감있게 그녀라고 부르고 싶다.
그녀의 아버지가 지난 달 15일 스승의 날 선물이라며 꽃을 전해주었다. 알고 보니 그녀가 구해서 맡긴 것이었다. 가슴이 찡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니 아직은 한창 돈을 쓸 나이인데 이런 것까지 챙겨주는가 싶어서 짠한 생각부터 밀려왔다.
그 집 식구들은 하나같이 남다른 마음씨를 지녔다. 아버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종가 며느리 스타일이다. 손대접하기를 좋아하고 성심껏 남 섬기는 모습에서 그런 것이 저절로 우러난다.
대학생이 된 이후 그녀는 지금껏 한번도 전액장학생을 놓쳐본 적이 없다. 그만큼 바이올린 연주에 있어서도 발군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된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비누꽃과 초콜렛과 양말, 거듭거듭 고마워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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