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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2 My Way

나흘간의 천국

by 깜쌤 2017. 6. 12.

 

잘 아는 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짧은 기간이지만 수업을 해달라는 부탁을 해온 것이다.

 

 

영어수업을 해줄 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거절할 수 없는 자리여서 하기로 했다.

 

 

큰 행사를 하나 앞두고 있어서 해야할 일이 많았기에 한주일간만 봐주기로 했다.

 

 

나에게 아이들을 다루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다.

 

 

특히 6학년 다루는 것은 더 쉽다.

 

 

나는 아침마다 자전거를 타고 갔다.

 

 

집에서 출발하면 30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학교니까 그 정도면 그리 멀지도 않았다. 

 

 

여섯학급으로 이루어진 학교여서 그런지 가족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급식실에다가 체육관까지 다 갖춘 학교였다.

 

 

요즘 학교들은 너무 이상적이다.

 

 

특히 시골학교들이 그렇다.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혜택과 지원은 상상 이상이다.

 

 

도시 학교에 목맬 필요가 없다.

 

 

내가 다시 젊어진다면 무조건 도시 근교로 이사를 갈 것이다.

 

 

자녀들도 시골 학교에 보낼 것이다. 교실마다 최신형 전자칠판과 사운드 스피커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자연속에서 꿈을 키운다는 것은 너무나도 멋진 일이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학교는 이제 붕괴되어야 할 것이다. 낡아빠진 기존 시스템을 고수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곧 그런 변화가 닥쳐와야 정상이리라.

 

 

<학교의 붕괴>라는 책이 나오는 이유를 되짚어보아야한다.

 

 

입시위주로 짜여진 현재의 교육은 더 이상 쓸모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역대 최악의 초등교육정책은 김영삼 문민정부와 이명박 정부시절이 아니었을까한다. 

 

 

김영삼대통령의 문민정부는 자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던 열린교육에 관료들이 개입함으로서 완전히 망쳐놓고 말았다. 

 

 

지금도 나는 우리나라 교육을 근원적으로 개혁할 수 있었던 자발적인 멋진 움직임을 단견을 가진 관료들이 망쳐버렸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명박정부때는 지나친 학력중심 정책으로 초등교육현장을 황폐화시켰다. 미래사회를 대비하여 실력을 갖춘 고급인력을 꾸준히 공급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게 지나쳤다는 말이다. 

 

 

전국단위의 학력평가는 시골학교까지 공립학원으로 변화시킨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시 아이들을 대하면서 그간의 감회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는 학교 구석구석을 살폈다. 청보리밭이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주위환경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청보리밭이 사라지는 것은 두고두고 아쉽기만 했다.

 

 

6학년만은 다른 학년보다 더 많이 수업을 했었는데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퇴근하기 전에 아이들이 찾아와서 편지를 내밀었다. 아이들의 그런 순수함 때문에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

 

"고마워! 얘들아. 예쁘게 잘 크기 바래. 알러뷰~~"

 

 

나는 다시 한번 더 교정을 살폈다.

 

 

아이들이 잘 자라서 운동장에 우뚝 버티고 선 거목처럼 사회의 큰나무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그게 5월말, 6월 초에 걸친 주간의 일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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