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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곡 - 삶이 그런 거지

by 깜쌤 2017. 6. 3.

 

내가 신록이 단풍보다 아름답다고 여기는 이유는 생명의 시작을 알리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이는 마치 소년소녀들의 풋풋함이 노년의 원숙함에 비해서 화려함은 덜해도 생명력은 더 강함과 마찬가지다. 

 

 

동대구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월촌역에서 내렸다.

 

 

친구들과 만나서는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난 뒤엔 월곡 역사박물관을 보기로 했다.

 

 

칼국수집으로 걸었다.

 

 

이팝나무에는 쌀알같은 꽃이 조롱조롱 달렸다.

 

 

하얀꽃을 두고 쌀알갱이부터 떠올린 우리 조상들은 굶주림과 고된 노동에 지친 힘겨운 삶을 살았을 것이다.

 

 

요즘은 어느 도시든 잘 정비된 곳이 많다.

 

 

대구라고 예외일까?

 

 

친구가 자주 다닌다는 카페다.

 

 

건물 디자인이 아주 독특했다.

 

 

자투리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멋진 아이디어를 냈다.

 

 

앞산에 신록이 가득 묻어있었다.

 

 

뻐꾸기까지 울어주면 제격이지만 아직은 철이 이르다.

 

 

4월 27일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보자기만한 땅에 누가 청보리를 심어 가꾸었다.

 

 

한옥 돌담이 나타났다.

 

 

시내에 이런 분위기를 지닌 장소가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 한옥들은 어떤 용도로 쓰는 건물이지?

 

 

서원이나 향교가 아니었다면 어떤 문중의 종가가 아닐까 싶었다.

 

 

이 정도 위치에 이 정도 터를 잡고 살 정도라면 나름대로는 뼈대있는 집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기와를 얹은 담에 박힌 돌 무늬가 아름다웠다.

 

 

양덕문이라.....  덕을 기른다는 뜻이겠지.

 

 

안내판을 보고 나서야 내가 가졌던 궁금증이 풀렸다. 월곡정사였다.

 

 

단양우씨 문중의 재실이었던 것이다.

 

 

부근에 자리잡은 칼국수집은 만원이었다. 국수를 시켜두고 기다리다가 우연히 쳐다본 달력 그림이 눈에 확 들어왔다.

 

 

달력 한장한장마다 아득한 그리움이 담겨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기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이젠 너무 멀리 흘러보낸 아득한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마음이 아련해지면서 조금씩 아파왔다.

 

 

아련함과 그리움이 주제인가보다.

 

 

그동안 힘겹게 살아오면서 내가 간신히 이루어낸 것은 책을 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작은 방을 하나 가진것 뿐이다. 

 

 

하지만 어떠랴? 칼국수라도 먹고 살았으니 잘 살진 못했어도 그런대로 헤쳐나오긴 했다.

 

 

사실 난 좋은 자동차를 타고 으리으리한 집에 살면서 큰소리 탕탕치는 그런 삶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내삶은 소박하고 검박한 편이라고 여긴다.

 

 

다른 이들의 눈을 끌만큼 화려한 삶을 살 일은 조금도 없었다.

 

 

점심을 끝낸 우리는 월곡역사공원을 향해 걸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