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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자전거로 안동에서 경주까지 4

by 깜쌤 2017. 5. 12.

 

나는 조문국 유적지를 고개마루에서 살폈다. 

 

 

 여긴 작약이 만발할 때 와야한다. 그러면 더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

 

 

사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부근 지세도 제법 심상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인근을 흐르는 강의 규모가 조금 작아서 그렇지 부족국가시대 사람들 눈에는 한나라의 도읍지 정도가 될만 했으리라.

 

 

동편으로는 금성산이 버티고 섰다.

 

 

나는 금성면 소재지인 탑리를 지나 쌍계천을 건넜다. 북으로 향하는 기차가 철교위를 달리고 있었다.

 

 

쌍계천이라고 불리는 이 개천은 위천의 한줄기가 되어 흐르다가 나중에 낙동강으로 합류한다.

 

 

영천까지는 48킬로미터라고 했으니 3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나는 무리하게 달리지 않기로 했다.

 

 

고개를 넘어서자 군위군으로 바뀌었다. 안동시, 의성군을 거쳐 군위군으로 넘어온 것이다.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쉬어가기로 했다.

 

 

경주로 내려가는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아련한 추억이 깃든 곳이다.

 

 

기차가 지나가고나자 순간적인 정적이 찾아왔다.

 

 

아우가 일하고 있는 밭으로 찾아갔다.

 

 

오밀조밀하게 여러 채소를 심어둔 밭에 물을 대주고 있었다.

 

 

오늘은 이 부근에서 하루를 머물 생각이다.

 

 

5월 5일 어린이날 아침이다. 나는 다시 출발할 준비를 완료했다. 오늘 낮까지는 경주에 도착해야한다.

 

 

개들이 얼마나 말을 잘 듣는지 모른다.

 

 

줄지어 앉아 자기가 얻어먹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도 아침을 먹었다.

 

 

이젠 출발이다.

 

 

영천까지 세시간, 영천에서 경주까지 3시간이면 될 것이다.

 

 

이 부근에도 유병언 일가의 재산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대규모로 조성된 유리온실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나는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저 멀리 보이는 골짜기를 통과할 것이다.

 

 

28번 국도를 벗어나 교통량이 적은 지방도로로 들어섰다.

 

 

이 부근에 대구공항이 이전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부계는 팔공산 자락 밑이다. 팔공산 밑으로 터널을 뚫으면 대구에서는 순식간에 다달을 수 있는 위치가 공항 이전 당국에게는 최고의 매력으로 다가섰던 모양이다.

 

 

논에 물을 대고 있었다. 왜가리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새 한마리가 논둑에 앉아 트랙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골짜기가 팔공산 밑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골짜기를 가득채운 고요한 평화가 언제쯤 비행기 소음으로 들어찰지는 아무도 모른다. 

 

 

 마늘쫑이 제법 올라왔다.

 

 

나는 이런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저 산너머가 비행장 후보지인 모양이다.

 

 

주민들이 내세운 비행장 이전 반대구호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내가 유년기를 보냈던 곳은 물속에 잠겨들어갔다.

 

 

그리 밝지도 못했던 청소년기를 보냈던 곳은 비행기 소음에 찌들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묵묵히 앞으로만 달려나갔다.

 

 

나는 산성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달려나갈 것이다.

 

 

산성면에는 화본이라는 이름을 가진 예쁜 기차역이 있다.

 

 

 나는 화본역을 그대로 지나친 뒤 화본 교회 부근에 있는 철도관사로 향했다.

 

 

어린 시절 한때를 철도관사에서 살았기에 그 흔적을 좀 더 엿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유년기 시절의 경험은 추억이 되어 평생을 두고 생각나게 만든다.

 

 

교회담장 부근에 붙어서서 철도관사를 사진기에 담는 내모습이 교회사택에 사는 분들에게는 많이 수상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남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겠다 싶어 빨리 돌아서서 나왔다.

 

 

화본교회와 철도관사는 바로 이웃처럼 붙어있었다. 교회사택의 출입문이 슬며시 조심스레 닫히고 있었다.

 

 

나는 다시 도로로 나왔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남행이다.

 

 

아침햇살이 정비소 벽에 가득담겼다. 

 

 

농촌마을마다 잘 갖추어진 마을 휴식공간이 나그네에게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줄 모른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