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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자전거로 안동에서 경주까지 5

by 깜쌤 2017. 5. 17.

 

화본을 지나자 대추를 올려놓은 시내버스정류장을 만났다. 

 

 

팔공산이 멀리 우뚝 솟아오른채 묵묵히 서있었다. 팔공산 너머가 대구다.

 

 

영천까지가 27킬로미터라고 했으니 두시간이 안걸릴 것이다. 하지만 나는 천천히 달리며 사진 찍을 것 다 찍고 쉴것 다 쉬고 가는 '만고강산 유람할제' 스타일이니 두시간은 충분히 걸리리라.

 

 

림역 부근을 지나간다. 우보니 화본이니 봉림이니 하는 그런 지명들은 주로 기차역 이름들인데 현지인들에게는 항상 들을 수 있는 친숙한 지명들이기도 하다. 

 

 

봉림역은 폐역이 되었다. 철길이 도로 옆으로 지나간다.

 

 

나는 방향을 바꾸어 달리기로 했다. 저번에 이 길을 달렸을 때는 사진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방도로를 계속 달렸지만 이번에는 봉림에서부터는 28번 국도로 올라가고 싶었다.

 

 

나는 할머니와 함께 걸어오는 아이들을 기다리다가 이내 달리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곧이어 고개로 오르게 된다.

 

 

봉림과 신녕 사이에는 커다란 고개가 있다. 예전에는 이 고개를 갑티재라고 했다. 한국전쟁시 대표적인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갑티재를 중심으로 아래 위쪽 지방의 기후가 변한다. 

 

 

  이 고개를 넘어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겨울철에 눈구경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고개로 오르는 마지막 부분은 자전거를 끌고 올랐다. 나는 잠시 자전거를 세워두고 다리쪽으로 걸어갔다. 

 

 

다리 밑으로는 갑티재를 넘어가는 시원한 4차선 도로 구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자동차 전용구간이리라.

 

 

나는 예전의 도로를 따라 달리기로 했다. 반가운 것은 여기서부터 신령(녕)까지는 거의 내리막이라는 사실이다.

 

 

고개를 넘어 내려오면 그 다음은 거의 평탄한 내리막이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오른쪽으로 성덕대학이 보인다.

 

 

나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성덕대학교 앞으로 새로운 고속도로가 한창 공사중이었다. 사방은 모두 마늘밭 아니면 양파밭이다.

 

 

새로운 고속도로 밑을 지나 계속 달렸다.

 

 

이윽고 신녕역에 도착했다. 어떤이들은 신령으로 쓰기도 한다. 신녕은 신녕면소재로서 면소재지 치고는 제법 큰 곳이다.

 

 

나는 국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달렸다. 오른쪽으로는 중앙선 철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영천과 하양을 지나 대구쪽으로 이어지는 길 모퉁이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나는 쉼터로 올라갔다. 송화가루가 마루바닥에 묻어있었다. 그렇다. 지금은 소나무 꽃가루가 노랗게 날리는 계절이다.

 

 

주인 잘못 만난 내 자전거가 죽을 고생을 한다. 싸구려 고물 자전거로 이렇게 줄기차게 다니고 있으니 말이다. 가격이 얼마냐고? 16만 5천원 짜리다.

 

 

방금 지나온 신녕역이 보인다.

 

 

쉼터 부근에는 쓰레기가 가득했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마늘쫑을 뽑는 사람들이 논에 가득했다.

 

 

품앗이를 하는건지 행사를 하는 것인지 구별이 안된다.

 

 

화산을 지나서도 줄기차게 달렸다. 이쪽으로는 지형이 평탄하기만 해서 라이딩하기에는 그저그만이다. 새도로와 옛도로와 철교.....  새도로도 이제는 헌도로가 되었다. 4차선으로 된 자동차 전용도로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영천시외버스 터미널 앞을 지났다. 나는 영천역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영천역에 도착했더니 10시 15분이 되었다. 3시간동안 라이딩을 한 셈이다. 경주로 내려가는 기차중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기차가 있는지를 물었더니 지금 시각 부근에는 없단다. 

 

 

 그렇다면 계속 달려야한다.

 

 

사실 그냥 물어본 것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말이다.

 

 

나는 공사중인 건널목을 건너갔다.

 

 

영천에서 경주까지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 구간에는 자동차 전용도로와 옛 국도가 겹치는 부분이 조금 있다.

 

 

그런 곳은 가능하면 전용도로 아래쪽으로 나있는 예전 도로를 이용했다. 위로 올라가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임포부근까지 오면 경주 오봉산이 보인다. 힘이 솟았다.

 

 

북안면소재지가 임포인데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 영천시에 속한다.

 

 

수로에 나무들이 가득했다. 버려진 수로일까?

 

 

이 부근에서는 몇개의 도로들이 겹친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들었지만 라이더들은 예전 길만 따라가면 되므로 길잃을 염려는 없다.

 

 

참 많이 변했다. 예전엔 철길과 도로 하나뿐이었는데....  참, 경부고속도로는 그전부터 있었지.

 

 

북안면 소재지를 그냥 지나치려다가 잠시 쉬기로 했다. 

 

 

 북안면사무소 앞 쉼터에 들러 자전거를 세웠다. 면사무소 안에 들어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난 뒤 그 댓가로 청소를 조금 해주었다. 빈 물통에 물을 채웠다. 직원들이 너무 친절해서 고마울 정도였다.

 

 

전기자동차 충전소 같은데.....

 

 

가까이 가보았더니 정말 그랬다. 면사무소에 전기자동차 충전시설도 있구나 싶었다.

 

 

다음 목적지는 아화다. 아화는 경주시 서면소재지다. 만불사를 지나 계속 달렸다. 

 

 

왼쪽에 보이는 도로가 자동차전용도로다.

 

 

아화를 지나 건천에 도착했더니 12시가 되었다.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을 사먹었다. 

 

 

 이제 경주를 향해 달리면 된다. 모량, 효현을 지나서 무열왕릉앞 벌판을 지났다. 일부러 도로를 따라 달리지 않고 아는 길 - 굳이 밝히자면 농로 - 로 돌아갔다. 경주시가지가 오른쪽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섬기는 교회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을 주문했다. 영천을 출발한지 딱 세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다음번에는 안동과 영주, 봉화, 예천부근을 다녀볼 생각이다. 물론 자전거로.....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