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아침, 트럭에 자전거를 실었다. 출발이다. 양동마을 곁을 지났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간다.
신록이 움돋아 온천지가 연두색이다.
오늘의 행선지는 안동이다. 경주에서 안동까지 이런 길을 통해 가면 두시간 조금 더 걸릴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기가 4월말에서 5월초다.
청송 부근은 꽃잔디로 덮여있었다.
안동대학교 맞은편 강변에서 자전거를 내렸다. 오전 10시 15분이었다. 처음 출발한지 2시간 15분만에 안동대학교 건너편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초록색은 트럭을 타고 안동부근까지 올라가는 길을 의미하고 빨간색은 자전거를 타고 안동에서 경주까지 내려오는 길을 의미한다. 이 정도 거리면 충분히 재미있는 라이딩이 될 것 같다.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낙동강 본류로 흘러드는 반변천을 건넜다. 반변천에 건설한 댐이 임하댐이고 낙동강 본류를 막은 것은 안동댐이다. 그러니까 안동시 부근에는 거대한 댐이 두개씩이나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국립 안동대학교앞을 지났다. 이 부근 풍경에 관해서는 다른 글에서 몇번 이야기한 사실이 있으므로 그냥 넘어가로 하자.
내가 안동을 가려는 것은 다른 목적도 하나 있었다. 지난 2월에 아주 가깝게 지내던 형님같은 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이틀전에 들었기에 만사를 팽개치더라도 꼭 다녀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용상을 지나 낙동강 본류에 걸쳐진 다리인 법흥교를 건넜다.
예전에는 사람이나 자동차나 모두 이 다리를 주로 사용했다.
다리 건너편 철길밑에 보이는 건물군이 안동 임청각이다. 임청각 앞으로 중앙선 철길이 지나간다.
안동시청 앞 작은 찻집에서 유족을 만나 위로 드렸다. 고인은 딸 넷을 두고 세상을 하직하셨는데 전화연락을 통해 둘씩이나 나와서 오랫만에 오빠를 만나본다고 난리였다. 점심대접을 하고 와야하는데 오히려 대접을 받았다. 아쉬운 이별을 하고 오후 1시경에 안동시청 앞을 출발했다.
안동교회와 대원사, 목동 성당이 함께 이웃한 동네를 지났다. 정말 재미있는 곳이다.
안동 구시가지를 종단하고나서부터는 강변도로를 따라 조금 달리다가 남쪽으로 줄기차게 달려야 한다.
중앙선을 가로지르는 지하도를 지난 뒤 나는 낙동강변으로 올라섰다.
안동 철교밑을 통과해나갔다.
철길과 도로가 교차하는 벽면에 차전놀이를 묘사한 그림이 보인다.
예전에는 하수구처럼 지저분했던 물길이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다.
나는 안동병원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널 생각이었다.
낙동강변 둔치가 나를 맞아주었다. 예전에는 강변에 달맞이꽃들이 정말 많았었는데.....
낙동강을 건넌 뒤 안동병원 옆을 지나고나서는 대구로 이어지는 5번 국도로 올라갔다.
이제부터 오르막이다. 중앙선 철로 위로 지나가는 지점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뒤를 돌아다보았다.
밑으로는 영천으로 이어지는 중앙선 철로가 지나간다.
5번 국도는 옛길과 새로 확장한 구역이 마주쳤다가는 떨어지고 떨어졌다는 마주치고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갓길로만 조심스레 달렸다.
무릉 기차역이 가까워지는 곳에 남예문이 나를 환송해주었다. 안동에는 방향에 따라 네개의 대문이 나그네를 맞아주고 환송해준다. 안동대학교 부근에는 동인문(東仁門)이, 하회마을로 가는 서쪽 도로에는 서의문(西義門)이, 남쪽에는 남례문(南禮門)이, 그리고 도산서원으로 올라가는 북쪽에는 도신문(陶信門)이 있어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남례문을 지난 뒤 모퉁이를 돌면 곧 이어 남후초등학교가 나타난다.
남후가 있으니 북후도 있어야하고 서후도 있어야한다. 안동에 동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잠시 학교 운동장 입구까지 가보았다. 남후 초등학교를 다녔던 친구도 몇몇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학교를 나온 뒤 나는 화장실에 가기 위해 무릉역으로 잠시 들어갔다.
무릉역도 이제는 여객업무를 중단하고 화물취급만 한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북상하는 열차를 탈 경우 안동 바로 앞 역이 무릉역이었다.
5월 4일 근무를 하셨던 역무원님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처음보는 나그네에게 커피 한잔까지 타주시면서 마음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귀한 환대를 해주셨기 때문이다. 성함을 기억하지 못해서 너무 죄송스럽다.
화장실 사용까지 기꺼이 허락해주셨기에 생리현상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나도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다시 자전거에 오른 나는 무릉교회 부근의 철교를 도로에서 내려다보았다.
저 철교는 나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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