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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푸쉬킨, 푸슈킨

by 깜쌤 2017. 5. 8.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은 5호선까지 있었다. 우리는 3호선을 타고가려는 것이다. 영어의 대문자 M자의 양끝을 꼬부려놓은 듯한 글자는 틀림없이 지하철을 상징하는 메트로(Metro)의 첫글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세계 대도시 어디에서나 M자는 지하철을 의미한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 같다. 물론 예외도 있긴 있다.

 

 

양쪽 옆은 1호선 열차를 탄다는 말이리라. 3호선을 타기 위해서는 직진하라는 것이겠지.

 

 

터널은 요새나 다름없었다. 정전이 된다면 우리같은 외국인은 지상으로 올라가기가 글러버린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안내표지판을 따라 계속 걸었다.

 

 

모퉁이를 돌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마침내 3호선을 나타내는 상징색인 초록색 라인이 있는곳까지 도착했다.

 

 

플랫폼 중간에 영어 소문자 i 가 보였다. 그런 표시는 유럽에서 인포메이션 센터나 여행자 안내소를 의미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나는 그쪽으로 가보았다.

 

 

지하철 노선도가 붙어있었고 영어철자가 조금 보였다. 그정도만 해도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스크바 지하철 역 이름은 두가지다. 3호선을 탈 경우에는 마야코브스카야이고 1호선을 탈 경우의 이름은 플로쉬차드 보스타니아 비슷하게 발음을 하는 것 같다. 영어로 표기한 것을 적당하게 읽은 것이니까 착오없기 바란다.

 

 

우리는 한 구간만 타면 되었다. 어떤 여행 안내서를 보면 한 구간만 갈 경우 그냥 걸어가는게 편하다라는 식으로 써두기도 했는데 러시아 지하철을 경험해본다는 의미에서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가장 가까운 넵스키 대로의 지하철 3호선 이름은 고스티니 드보르 였다. 거기에서는 2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2호선의 상징색은 파랑이고 이름은 넵스키 프로스펙트다.

 

 

지하철에서 내린 우리는 출구를 찾아나섰다. 낯선 나그네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행동하겠지만 일단 사람들이 많이 움직이는 쪽으로 따라가보면 거의 실수하지 않는다. 

 

 

파란색 안내판이 보였다. 이쪽으로 가면 2호선을 탈 수 있겠다. 

 

 

 천정에 달린 안내판에 영어가 조금 보인다. 이쪽으로 가면 넵스키 대로가 나온단 말이겠지?

 

 

나는 안내판을 봐가며 사람들을 따라갔다. 지하터널 안에는 이쪽 저쪽으로 연결되는 수많은 통로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라인 2라고 했으니 2호선을 의미하겠다.

 

 

표지판은 우리를 다시 아래 층으로 안내한다. 불쑥 수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따라갔더니 위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 있었다.

 

 

마침내 지표로 올라올 수 있었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굉장했다. 전쟁시에는 요새와 피난처로 써도 될 것 같다.

 

 

바깥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위치확인을 해야한다. 스마트폰을 켜보았더니 우리가 있는 곳은 넵스키 대로가 확실했다.

 

 

건물 바깥으로 나가서 방금 우리가 나온 건물을 재확인했다.

 

 

지하철 역이 이렇게나 아름다워도 되는가싶다. 겨울이 혹독하게 추우니 이런 식으로 지하철 역을 운영하는것도 꽤나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맞은편에도 고풍스런 건물들이 줄을 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걸어갈 방향을 찾으면 된다. 오늘 우리가 가진 최대의 관심사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기에 하여튼 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했다.

 

 

그 전에 우리가 찾아가볼 게 있었다. 푸쉬킨 동상이다. 위치로 보아 굳이 시내버스를 탈 일까지는 없을 듯 하다.

 

 

정류장에는 그 흔한 광고지 하나 붙어있지 않았기에 너무 깨끗하고 깔끔했다. 러시아인들은 상당히 준법정신이 투철한 것 같았다.

 

 

걸어가기로 했다.

 

 

여름이라고는 해도 비가 와서 그런지 제법 싸늘하게 느껴졌다.

 

 

 아, 이건 무슨 건물이지?

 

 

우리는 지하로 내려가서 길을 건넜다.

 

 

영어와 러시아어를 비교해가면서 글을 읽어보았다. "넵스키 프로스펙트"! 그렇게 해서 러시아문자를 조금씩 익혀나가는 것이다.

 

 

이제 반대편 도로로 올라온 것이다.

 

 

오스트리아인 모차르트가 왜 러시아에서 수상한 미소를 날리고 있는거지?

 

 

그런데 모차르트가 맞긴 한 걸까? 내가 요즘은 워낙 혼동을 잘 하니까 모차르트가 맞는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비는 조금씩 계속 되었다. 하늘이 너무 시커멓다.

 

 

목표로 찍었던 동상이 나타났다.

 

 

푸슈킨 동상이 틀림없다.

 

 

그는 높은 좌대위에서 나를 맞아주었다.

 

 

"내 평생에 벌써 두번째로 만나는구려. 푸쉬킨 선생!"

그는 내가 건네는 인사를 마다하고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려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도 그의 시선을 무시하고 동상 뒤로 걸어나갔다.

 

 

동상 뒤쪽에는 러시아 박물관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문이 닫혀있었다.

 

 

나는 철문 앞에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푸쉬킨의 뒷모습이 보였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