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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모스크바행 고속 열차표를 구하기

by 깜쌤 2017. 5. 4.

 

아치문을 나가면 궁전광장에서 벗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러시아인 특유의 캐릭터가 나타났다. 아! 저 캐릭터가 누구였더라? 왜 이렇게 생각이 안나지?

 

 

조금만 더 걸어나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넵스키 대로다. 호텔로 돌아갈땐 넵스키 대로를 따라 걷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그냥 걸어나가기가 너무 아쉬워 한번 더 뒤돌아보았다.

 

 

아치위에 올라선 말은 보이지 않고 기수만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아치 문을 통해 광장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나가기도 했다.

 

 

궁전광장이 내일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오늘 에르미타쥬 박물관 내부를 못보았으니 내일은 반드시 들어가봐야한다.

 

 

모처럼 영어간판이 하나 나타났다. "알렉스 쇼"란다.

 

 

찰리 채플린과 마를린 먼로가 아니던가?  

 

 

아니? 이 양반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간달프같은데....

 

 

카리비안의 해적도 보인다. 재미있는 곳일지도 모르지만 난 들어가지 않았다. 

 

 

 길거리 공연이 있었다.

 

 

피부가 까무잡잡한 청년이 대단한 춤솜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구경하는 백인 소녀를 불러내어 따라해보도록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 나는 그 부근에서 넵스키 대로로 방향을 틀었어야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착각은 자유였지만 고생은 의무였다.

 

 

덕분에 길을 잃고 말았다.

 

 

한참을 걸었는데 엉뚱하게도 성 이삭성당 건물이 보이는게 아닌가?

 

 

방향감각까지 잃어버리자 심각한 결과가 발생했다.

 

 

강변의 풍경까지 비슷비슷하니 방향 찾기가 엄청 힘들었다. 결국 스마트폰을 켜고 방향검색을 해서 맞는 방향을 찾긴 찾았지만 죽을 고생을 했다.

 

 

제법 많이 걸었다. 피곤에 지친 우리들은 집 부근 편의점에서 라면과 빵을 사서 간단하게 저녁을 때우기로 합의했다.

 

 

우리 방 앞에 뜨거운 물이 나오는 정수기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일기를 쓰고는 정신없이 뻗어버리고 말았다. 

 

 

 2016년 8월 16일 화요일, 날이 밝았다. 밤새도록 비가 왔었나보다. 우리 객실은 공용화장실을 쓰도록 되어있었지만 손님들이 늦게 잠들어서 그런지 천만다행으로 붐비지 않았다. 어쩌면 모두 늦잠을 자는지도 모른다.

 

 

어제 저녁에 사온 닭고기와 감자를 전자레인지로 데워먹었다. 방앞 복도에는 전자레인지도 구비되어 있었다. 아침을 해결했으니 외출해야한다. 

 

 

철제 대문을 통과해서 길거리로 나왔다. 싸구려 삼류호텔이지만 보안은 철저했다. 

 

 

오늘은 모스크바행 고속열차표를 먼저 구해두어야한다. 그런 뒤 '피의 성당'을 보고 에르미타쥬 박물관을 봐야한다. 일정이 제법 바쁘게 생겼다. 우리는 삼거리쪽을 향해 걸었다.

 

 

호텔 부근 삼거리에서 모스크바역쪽으로 방향을 바꿔 걸었다. 부근에 지하철 출구가 보였다. 출구앞은 간이 시장이었다.

 

 

 

지도에서 우리는 제일 아래쪽 초록색 점 부근의 호텔에 머물고 있는데 4번으로 표시해둔 모스크바 역으로 가려는 것이다. 러시아의 대도시에서는 목적지별로 기차역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두자. 모스크바로 가려면 모스크바역을 찾아가야한다. 

 

 

 그렇게 모스크바 역을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내눈에 너무나 낯익은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오는게 아닌가?

 

 

건너편 건물이 심상치 않아보였다. 출입문 부근 작은 간판에 붙어있는 러시아 글자와 인물 모습이 눈에 익었다.

 

 

또스또예쁘스키 아니던가? 부드럽게 영어식으로 발음해보자면 토스토예프스키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렇다. 바로 저 건물이 토스토예프스키 박물관이었다. 현지인 아가씨도 맞다고 해주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토스토예프스키의 소설 무대가 된 작품이 많은 곳이다.

 

1 : 우리가 묵고 있는 싸구려 호텔

2 : 토스토예프스키 박물관

3 : 넵스키 대로

4 : 모스크바 역

 

 

이런? 무엇부터 골라봐야하지? 도대체 이럴 땐 어디부터 들어가야하지? 속으로 별별 생각이 다들었지만 냉철하게 생각해야만 했다. 나는 가던 길을 가기로 했다. 

 

 

 모스크바 기차역에 가서 표를 구해야한다. 그래야 다음에 이동할 수 있다.

 

 

모스크바 기차역 부근으로 트램이 달리고 있었다. 디자인이 제법 구식이었다.

 

 

그런데 또 어떤 트램은 제법 신식이었다. 구식트램과 신식트램이 혼재해있는가보다.

 

 

버스와 승용차와 트램이 얽혀다녔다.

 

 

거의 다 온듯 했다. 서부유럽이나 일본처럼 안전시설을 철저히 해두지 않고 공사를 그냥 진행하는듯 하다. 한눈 팔며 걷다가는 얼굴 부딪히기 딱 맞다.

 

 

기차역 부근에 멋진 건물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색깔이 너무 우중충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맞은 편에 보이는 건물이 모스크바역이다. 넵스키 대로에서 보면 모스크바 역 앞 광장에는 오벨리스크가 하나 서있다. 오벨리스크는 이편에서도 보였다.

 

 

기차표를 사려면 모스크바 역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한다.

 

 

여기가 입구 같다. 계단을 걸어올라 안으로 들어갔다.

 

 

영어가 보이지 않았다. 온통 러시아 글자다. 저걸 영어로 변환해서 읽어야하는데.... 엄두가 나질 않았다.

 

 

상크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간다는 것은 알겠는데......  문제는 매표소 위치다. 매표소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나는 대합실 안을 몇바퀴나 돌았다. 그런데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이번에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제복을 입은 사나이에게도 영어는 안통했고 역무원에게도 영어는 먹통이었다. 난감했다.

 

 

대합실 안의 작은 사무실에 가서 친절해보이는 아가씨에게 물었는데 영어가 조금 통했다. 플랫폼으로 나가서 왼쪽을 보면 2번이 보이는데 거길 가면 된다고 했다. 그대로 따라 했더니 정말 그랬다. 숫자 2번이 보인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했던 모스크바 기차역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건물에 매표소가 있는 것이었다.

 

 

다른 여행자들을 위해 부근 풍경을 사진찍어 두었다. 나는 2번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맙소사! 이번에는 창구가 여러개였는데 번호가 다 달랐다. 그렇다면 어딜 가서 서야하나? 대강 눈치를 보고 32번 창구에 가서 줄을 섰는데 운이 좋았다. 내 앞에 3명이 서 있었는데 내 차례가 되기까지 30분을 기다렸다.

 

 

2번 건물 맞은편이 모스크바 기차역이다.

 

 

돋보기를 낀 할머니가 느릿느릿 일처리를 해주는데 살짝 미칠 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표를 사는데는 개인마다 여권이 필요했다. 할머니가 내어주는 티켓에 서명을 해서 안으로 밀어넣었더니 이번에는 천천히 돈계산을 해준다. 할머니는 몇번이나 계산기를 두드렸다.

 

 

이틀 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열차표를 샀다. 모스크바에는 11시 도착이란다. 표를 구하고나니 벌써 10시가 넘었다.

 

 

뭘 좀 더 먹고 싶어서 역구내의 카페에 갔더니 순서를 한참 기다려야할 것 같았다. 

 

 

결국은 그냥 돌아나왔다.

 

 

러시아는 비능률의 극치를 보여주는듯 하다. 한국인들 같으면 곳곳에서 항의하고 난리가 났을터인데 여긴 그저 조용하기만 했다.

 

 

사람들은 잘 길들여진 존재들 같았다. 그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순종적으로 만들었을까? 어쩌면 이런 시스템에 완전히 체념을 해버렸는지도 모른다.

 

 

매표소를 포함한 역구내를 벗어난 우리는 기차역 앞 광장으로 나갔다. 광장은 자동차들로 인해 극히 혼잡스러웠다.

 

 

빗방울이 간간이 뿌려댔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우리는 다시 역 대합실로 들어갔다.

 

 

자동 판매기에서 표를 샀다. 눈치껏 때려잡으니 되긴 된다. 1인당 35루블이었다. 700원만 있으면 지하철을 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엄청 깊은 곳에 선로가 만들어져 있는가보다.

 

 

이 정도같으면 핵전쟁이 일어나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거의 100미터 이상은 내려온 것 같았다. 우린 3호선을 타기로 했다. 그러니 한정거장만 가면 된다. 자, 이제부터가 큰일이다. 3호선은 어디에 있는거지? 영어표기가 거의 없으니 지하철 타기가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보였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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