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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에르미타쥬 박물관 1

by 깜쌤 2017. 5. 12.

 

러시아어 발음 에르미타쥬를 영어로 옮기면 Hermitage가 된다. Hermitage라면 은둔자의 집, 혹은 쓸쓸한 외딴 집 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나는 한 때 Heritage로 착각하여 이야기하기도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낯이 뜨거울 정도다. heritage는 이제 누구나 다 아는 말이 되었다. '세계문화유산'이라고 말할 때 바로 heritage를 쓴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지어두고나서 '쓸쓸한 외딴 집"이니 '은둔자의 집'이니 한다면 남들이 웃을 일이라고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겠다. 

 

 

계단을 오르니 현대미술 냄새가 물씬나는 작품들이 나를 맞았다.

 

 

어떤 것들은 보석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워낙 아름답고 거대한 공간에다가 작품을 진열해두어서 그런지 하나같이 고귀하게만 보인다. 

 

 

 박물관은 5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소 에르미타쥬, 구 에르미타쥬, 신 에르미타쥬, 에르미타쥬 극장, 겨울 궁전 이렇게 다섯건물이다. 우리가 흔히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만나보는 건물은 겨울궁전 건물이다. 

 

 

 겨울궁전은 1917년의 러시아혁명으로 끝장난 로마노프 황조의 황궁이었다.  

 

 

수집품의 수준이나 숫자는 단연 압도적이다.

 

 

                                                            <말 안장>

 

흔히들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영국 런던의 대영제국 박물관, 프랑스 빠리의 루브르박물관, 그리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쥬 박물관을 손꼽는다. 어떤 이들은 미술관으로 한정지어 말했을때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바티칸에 있는 바티칸 박물관을 넣기도 하니 생각하고 말하는 기준은 다 다른 셈이다.

 

 

                                                       <황금의 도서>

 

3대 박물관이든 5대 박물관이든 간에 다른 두 곳의 전시물은 약탈물과 탈취물이 주종을 이루지만 여긴 그렇지 않다. 거의가 합법적인 수집품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이 카펫은 누가봐도 일본산이다. 

 

 

 작품설명란에는 카펫이라고 했지만 비단에다가 그린 것처럼 보인다.

 

 

도검류에 대해 잘모르는 내가 봐도 이는 일본도임에 틀림없다. 

 

 

워낙 다양한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으므로 찬찬히 보려면 한도 끝도 없다.

 

 

방들조차 워낙 많으니 어디가 어디인지도 잘 구별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이방 저방을 배회하는 수준으로 마구 쏘다니고 말았다.

 

 

러시아 역사에서 여자로서 차르(=러시아 황제) 지위에 오른 걸물이 예카테리나 대제다. 무능한 남편을 몰아내고 차르 자리에 올랐으니 보통이 넘는 당찬 여자였음에 틀림없다.

 

 

루벤스가 그린 그림 <그리스도의 부활>을 복원한 과정을 나타낸 것 같다. 어마어마하게 큰 작품 한점만을 전시해둔 방이 있었는데 사진촬영을 못하게 했다. 아마 그 작품이었으리라. 

 

 

여성 차르 이야기를 계속하기로 하자. 예카테리나 여제는 겨울 궁전(어떤 이들은 겨울궁전에 딸린 별관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을 프랑스어 발음으로 에르미타시라고 즐겨 불렀다는데 거기에서 에르미타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야 어떻든간에 본격적으로 예술적인 감각을 지니고 소장할 작품을 수집한 사람은 예카테리나 여제라고 한다. 

 

 

한사람의 예술사랑이 오늘날의 인류들에게 세계적인 보물을 선사한 셈이 되었다. 

 

 

이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수만 해도 300만점이 넘는다니 입이 딱 벌어진다. 전시된 방 숫자는 일천여개가 넘어선다니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카스파르 데이비드 프리드리히의 작품이다. 일몰을 그린 작품같다.

 

 

잔다르크를 그린 것 같지 않은가? 잔다르크나 이순신 같은 분은 역사속에 불쑥 등장한 신비로운 인물이라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게임 진행자가 게임속에 불쑥 나타나 판세를 정리해버리고 홀연히 사라진다는 그런 견해 말이다.

 

 

                                   <아메리카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출발>

 

미술 교과서에서는 만나지도 못했던 작품들이 워낙 수두룩했다. 나는 구경하면 할수록 어안이 벙벙해져서 말을 잇지 못했다. 

 

 

 아! 이건 누구의 작품이었더라?

 

 

이 조각품의 모델은 존 F 케네디같다.

 

 

죠셉 스티븐즈의 작품이라는데 <손풍금 연주자의 불행>정도로 번역하면 될까?

 

 

유리창 밖의 날씨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아가씨를 묘사한 작품이다.

 

 

어떤 방에 들어갔더니  초상화들이 가득 모여있었다.

 

 

러시아 황제가 빠리를 방문했을 당시의 공식 환영식을 묘사한 작품같은데..... 작품 규모와 세밀함이 눈길을 끌었다.

 

 

잘은 모르지만 품격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작품은 거의 없는듯 하다. 시골뜨기인 내가 보기에는 모든 것이 경탄의 대상이었다.

 

 

창문밖으로 눈길을 돌렸더니 운하가 보였다. 어디쯤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였다.

 

 

이건 크리스탈 의자가 아닐까?

 

 

                                          <알렉산드르 1세의 초상화>

 

 

역시 알렉산드르 1세의 흉상이다. 어떻게 이렇게 정교하게 조각할 수 있었을까? 초상화와 흉상은 서로 닮았다.

 

 

황실의 여성들이 입었던 옷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별 것을 다 수집해두었다.

 

 

이런 옷들은 황실의 남자들이 입었던 예복이 아니었을까?

 

 

전시공간의 규모도 예사롭지 않았다.

 

 

쌍두의 독수리가 새겨진 흉갑일텐데.....  주인은 누구였을까?

 

 

이 호화로움과 화려함을 어디에다 비교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벽면을 이루는 돌기둥들은 대리석 종류일 것이다. 조각품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에 나는 경탄했다.

 

 

어떻게 돌아다니다가보니 온통 황금빛으로 장식된 방에 들어섰다.

 

 

가구나 집기가 모두 황금색이었다.

 

 

황금색을 고귀하다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바닥과 천장의 세련된 장식, 그리고 대형 벽화들....

 

 

품격이 넘쳐나는 가구들...

 

 

황금색의 집기......

 

 

이 방은 여성들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용맹한 독수리가 껴앉은 황금 시계 ! 소장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사냥에 나선 귀족이 아니라면 당연히 황실 사람들이겠지.

 

 

                                        <처형 직전의 맥시밀리안 멕시코 황제>

 

막시밀리언 1세 멕시코 황제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문 출신이었다. 멕시코에 쳐들어간 프랑스군에 의해 황제로 옹립되었다가 권력의 기반이었던 프랑스군의 철수로 인해 공화파의 혁명군에 의해 체포된 뒤 처형되고 만 비극의 인물이었다. 

 

1869년의 일이었는데 당시 그의 나이 35세였다고 한다. 처형전에도 상당히 의연한 자세를 견지했다고 하는데 그런 그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그림속에 잘 나타나있다.

 

 

창문밖을 보았더니 궁전광장과 전승기념비가 보였다.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많이 줄어들었다.

 

 

                                           <우티카에서의 카토의 죽음>

 

공화정 시절의 로마 역사에서 카토는 두사람이 존재한다. 대 카토와 카토다. 그림의 내용으로 보아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극도로 싫어했던 소 카토의 자살 모습을 묘사한듯 하다.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에 그의 죽음이 상당히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으니 읽어볼 일이다. 현재의 우티카는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에 있다. 

 

 

나는 메인 건물에 해당하는 겨울궁전 속에 전시된 전시물을 보기 위해 나가기로 했다. 화장실이 엄청 깨끗하면서도 고급스러웠다.

 

 

 아까 걸어올라왔던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카페 부근에서 나는 삼성제품을 발견했다. 그런데 화면속의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혹시 겨울궁전 3층에 한국문화재들이 전시될 것이라는 예고가 아닐까?

 

 

 매표소 앞에는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다시 비내리는 궁전광장으로 나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