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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올드카를 타보다

by 깜쌤 2017. 4. 6.

 

광장에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나는 가까운 거리에서 자동차를 살펴보고 싶었다.

 

 

퍼레이드에 참가했던 차들도 많았다.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보니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미끈했다.

 

 

엔진같은 내연기관들과 내부 부속품 상태는 어떤지 몰라도 외관은 새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뷰익회사 제품이다. Buick !

 

 

나와 연배가 비슷해보였던 주인은 내가 차 옆에서 얼씬거리자 한번 타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이런 기회를 놓칠 수야 있나? 평생 처음으로 뷰익 운전대에 올라보았다. 동료들도 한번씩 올라타보았다.

 

 

거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낯선 외국인들에게 기꺼이 운전대를 내어준 주인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

 

 

올드카 매니아들에겐 같은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그런지몰라도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앙증맞은 소형차도 몇대 끼어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덩치큰 대형차들이었다.

 

 

'좋았던 시절'에 유행했던 차들이다.

 

 

좋았던 시절이 언제였을까? 미국인들은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반을 좋았던 시절로 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고 한다.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좋았던 시절'로 언제를 꼽게 될까?

 

 

요즘 같으면 이런 차들은 판매될 수나 있을까?

 

 

우리를 태워준 차량의 주인과 친구들은 손을 흔들어주며 광장을 떠나갔다.

 

 

올드카여서 그런지 천천히 여유있게 사라져갔다.

 

 

다른 차들도 한두대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인생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동호인들이 함께 모여 이런 행사를 가지는 것도 인생을 아름답게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리라.

 

 

쓰레기가 발생되지 않는 행사여서 나는 더 의미깊게 바라다보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린 해멘린나에서 대단한 행운을 잡았다.

 

 

올드카 페스티벌에 우연히 끼어들었으니 말이다.

 

 

인생살이에서 반드시 있어야할 자리에 끼어든다는 것은 놀라운 행운이다.

 

 

포레스트 검프!

 

 

비록 영화의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가 바로 그런 놀라운 일을 해냈다.

 

 

그는 역사적인 순간마다 사건의 현장에 반드시 끼어든 행운아였다.

 

 

검프는 지능지수가 75밖에 안되는 저능아였다.

 

 

영화속에서 그는 오직 첫사랑의 여인 제니만을 기다리는 순수한 인간으로 등장했다.

 

 

올드카 매니아들은 혹시 지능높은 검프들이 아닐까?

 

 

자기가 아끼고 사랑하는 차는 제니일지도 모른다.

 

 

여행기를 쓰는 오늘 아침, 나는 서가에서 <집과 작업실>이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구태가 묻어나는 다양한 작업실 사진을 이리저리 살폈었다.

 

 

그런 고풍스런 작업실을 사진으로 보고있다가 이런 글을 쓰고 있으니 우연치고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주차되어 있는 차량들 가운데는 미국산 차들이 많았다.

 

 

클래식카올드카의 개념을 두고 엄밀히 말하자면 서로 다를 수도 있다. 참고로 자동차용어 큰사전에서 말하는 클래식카의 의미를 인용해보자.

 

클래식카

 

고전적인 자동차를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현재를 기준으로 1960년 이전의 차를 말하며 나라마다 시대에 따른 구분을 하고 있다. 미국대통령의 이름을 딴 포드의 고급차 “링컨”은 아메리칸 클래식 차의 대명사로 입지를 다졌다. 에디슨등 유명 인사들이 애용한 링컨타운카(1922년),
링컨제퍼(1930년대), 링컨뉴콘티넨탈(1961년)을 거쳐 2013년 완전히 새로워진 링컨의 중형세단“MKZ”가 출시되었다 이와 같이 향수를 자극하는 “클래식 카”가 속속 귀환하고 있다.

 

[Daum백과] 클래식카 – 자동차용어큰사전, 자동차산업신문사 편집부

 

 

 

올드카라고 말하면 그냥 단순히 오래된 그런 차가 아닐까?

 

 

용어상의 느낌이야 어떻든지간에 올드카가 모두 클래식카가 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싶다. 옛날 음악이 모두 클래식이 될 수는 없는 것처럼 옛날 구식차라고 해서 모두 명차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늘 나는 제법 많은 올드카 중에서 클래식카들을 발견했다.

 

 

어떤 차들은 상태가 험하기도 했지만 굴러다닌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대견하다.

 

 

이런 차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다.

 

 

차량소유자들을 살펴보니 나이든 사람들이 많은듯 했다. 

 

 

 나야 뭐 이런 행사에 우연히 끼어든 단순한 객에 지나지 않으니 뭐라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없지만 어쨌거나간에 귀한 행사를 본 것만은 틀림없다.

 

 

이런 행사를 구경한 것만으로도 오늘 하루의 가치는 충분하다.

 

 

우리는 광장을 가로질러 걸었다.

 

 

언제까지나 광장에서 서성거릴 필요가 없었다.

 

 

중심부 한쪽 광장이 약간 북적거리는 정도였다면 호텔이 있는 거리는 그야말로 한산했다.

 

 

세종대왕 당시의 조선 인구가 약 오백만명 정도였다니 당시의 시골 읍성이라면 이런 분위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클래식카 한대가 우리 옆을 지나갔다. 우아하다.

 

 

잠시 걸었더니 호텔이 눈앞에 나타났다.

 

 

로비에 들어서자 아늑함을 느꼈다.

 

 

씻고나니 비로소 피로가 몰려왔다.

 

 

내일 아침이면 헤맨린나를 떠난다.

 

 

헬싱키로 돌아가서는 하루만 머물고 그 다음날엔 새벽같이 일어나 러시아로 넘어갈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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