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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6 북유럽,러시아-자작나무 천국(完

호반에서 3

by 깜쌤 2017. 3. 28.

 

날씨 변화가 극성스러울 정도로 변화무쌍했다.

 

 

배낭여행자들은 우산이나 비옷을 작은 보조배낭에 항상 넣어가지고 다녀야한다. 현지인들이야 내리는 비에 옷을 젖게되더라도 집에 돌아가서는 갈아입을 수도 있고 세탁할 수도 있지만 여행자에게는 그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를 지나치며 신나게 자전거 페달을 밟던 아이가 저만큼 앞에서 꼬꾸라지는게 보였다. 나는 깜짝 놀랐다.

 

 

한창 퍼질러 앉아있던 녀석은 웃으면서 일어나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여기서는 누구든지 헬멧쓰기는 일상화되어 있었다. 

 

 

나는 안전모 안쓰고 다니는게 너무 일상화되어 있어서 어떨땐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이 있다.

 

 

북으로 올라가는 화물열차가 길기도 했다.

 

 

철길가는 주택단지였다.

 

 

호반은 온통 야생화천지였고.....

 

 

운동시설도 갖추어놓았다. 요즘은 우리나라 시골에도 이런 체육시설이 제법 많다.

 

 

이슬비를 맞으면서도 자전거타기를 즐기던 녀석들은 태연했다. 

 

 

이 정도 일은 늘상 존재한다는 그런 자세다.

 

 

학교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원으로 돌아다녀야하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졌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초등학교 다녔던 그 옛날에도 학원이 존재했다. 기억력만 좋으면 공부 잘 한다는 소리를 듣던 시대였기에, 학원은 시험만 잘치면 얼마든지 출세할 수도 있었던 시대의 산물이었다. 

 

 

 이젠 시대가 너무 많이 바뀌었는데도 아직도 그런 시험위주의 주입식 공부를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부모와 교사는 시대에 뒤떨어진 삶을 사는 것이다.

 

 

어리바리하기 그지없는 나도 학교에서 교단을 지키며 평생을 보냈지만 이건 아니다싶은 엉터리 교육정책이 너무도 많았다. 

 

 

 이젠 창의성과 다양성의 시대다. 기억력이 좋으면 공부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학문과 생활에 필요한 정보는 사이버 공간에 차고 넘치지 않는가?

 

 

식견과 견문이 없는 젊은이나 직장인은 반드시 도태될 것이다. 많은 독서를 바탕으로 한 간접경험과 여행을 통한 견문은 인간의 창의성을 넓혀줄 것이며 강력한 경쟁력을 길러주는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러므로 여행은 젊었을때 해야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생때 많이 체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젊은이들에게 배낭여행하기를 권하는 사람이다. 당장 먹고 살 돈도 없는데 여행할 돈이 어디있느냐고 하면 나는 그 답답함에 혀를 내두른다. 1인용 텐트를 가지고 일본까지 배를 타고 가서는 자전거로 큐슈를 한바퀴 돌면 어느 정도의 경비가 들것 같은가? 시도해보시라. 답은 당장에 나온다.   

 

 

경주지역의 어떤 대학교에 특강을 하러 가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배낭여행의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강의를 들은 60여명의 학생 가운데 단 한명만이 해외배낭여행 경험이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나는 거의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 그러면 그들은 대학생활 내내 뭘 하고 살아왔던 것일까? 취업이 어려워서 대학생활 내내 취업을 위한 공부에 매달려야한다는 사실 정도는 나도 알고 있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니까!

 

 

날이 들기 시작했다. 숲속에 붉은 벽돌 건물이 나타났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당시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그림이 벽면에 붙어있었다.

 

 

호수를 터전으로 살아가야했던 옛사람들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통나무집 한칸에 대식구가 힘들게 살아야했으리라. 어쩌면 지붕위의 염소가 제일 좋은 팔자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탄한 숲속으로 이어지는 길은 너무나 한적했다.

 

 

이런 길을 걸으면 저절로 힐링이 될것같다.

 

 

자작나무 두그루가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숲속에는 창고유적도 남아있었다.

 

 

이런 그림들은 예술을 빙자한 낙서가 아닐까?

 

 

물봉선이 가득 핀 길에 작은 다리가 걸려있었다. 

 

 

건너편에 보이는 해멘린나 시가지가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아무리 봐도 멋진 길이다.

 

 

그런데 말이다, 여기에도 싸가지 없는 인간이 사는 모양이다. 

 

 

 이 맥주 깡통은 과연 누가 치워야하는 것일까?

 

 

하얀 줄기를 가진 자작나무가 끝없이 이어지는 길이다.

 

 

그 길 끝머리에 낯익은 풍경이 나타났다.

 

 

어제 본 풍경이다.

 

 

그렇다면 기차역이 바로 이 부근에 있다는 말이된다.

 

 

그랬다. 해멘린나 기차역 맞은편 호수가였던 것이다.

 

 

길 끝머리에 기차역이 숨어있었다.

 

 

어제 우리는 이 길을 걸었었다.

 

 

나는 기차역 풍경을 다시 한번 더 담고 싶어서 기차역 부근으로 가보았다.

 

 

나는 대중교통 애호가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차를 사랑한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걸어나오고 있었다.

 

 

이렇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나는 정말 사랑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는 것 첫번째가 한국의 대중교통 시설이 너무나 훌륭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갖추어 두고서도 자가용 사용을 고집한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

 

 

2016년 작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팝 아티스트 딜런의 흉내를 내어보자.

 

"도대체 얼마나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셔야 승용차 사용을 자제할 것인가? 아마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리라."

 

 

우리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파란 하늘을 다시 찾을 수 있는 그날은 언제 올 수 있을까? 바람만이 그 대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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